교인들과 상담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목사님, 내 성질은 왜 이 모양이지요? 잘못을 알면서도 도무지 고칠 수가 없습니다. 결심은 잘 하지만 작심 3일일 때가 많습니다. 어쩌면 좋습니까?”라는 말이다. 여러분 중에도 그런 분들이 많을 것이다. 언제도 말씀드린 대로 타고난 성질은 못 고친다. 그러나 성질을 잘 통제함으로 좋은 인격을 만들 수는 있는 것이다.
성질(性質)이란 선천적으로 타고 태어나는 것이고 성격(性格)이란 후천적 깨달음에 의하여 이뤄진 것으로 인격이라고도 말한다. 그러므로 우선적으로 자기의 타고난 성질 즉 기질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있다. 자기를 알고 적을 알면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인생사에 우선적으로 할 일은 자신을 아는 것이다.
탐 라헤이 목사님은 ‘성령과 기질’이라는 책을 통해서 인간은 크게 네 가지 기질로 나눈다고 했다. (1)다혈질 (2)답즙질 (3)우울질 (4)점액질이다. 가정이나 교회, 직장에서도 서로 간의 기질을 아는 것이 인간관계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앞으로 사 주간에 걸쳐서 이 네 가지 기질을 강의할 예정인데 자기와 남편, 아내나 자녀들, 우리 교우들이 어떤 기질을 타고난 것인가를 배워서 좋은 인간관계들을 이루시기를 바란다.
오늘은 첫 번째로 다혈질의 특징과 장단점을 배우고자 한다. 성경에 나오는 대표적인 다혈질의 사람은 베드로이다. 다혈질의 혈액형은 B형에 가깝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알 것은 수많은 인간을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는 것은 비합리적인 일이다. B형의 피를 가진 사람들이 똑같지 않은 이유는 어느 사람은 100% B형이지만, 어느 분은 60% B형과 30% O형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다혈질도 그 %수, 그 강도에 따라 성질이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아래 설명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들으시기 바란다. 다혈질은 외향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이다. 그리고 '일 중심의 리더십'보다는 '관계 중심의 리더십'을 선호한다. 제가 다혈질을 잘 아는 것은 집사람과 아들 김용민 피디가 다혈질이기 때문이다.
1. 다혈질의 장점
항상 생기가 돌고 '분위기를 즐겁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교회 모임이나 동창회 때 다혈질의 친구가 있으면 그 한 사람 때문에 모두가 즐겁게 된다. 다혈질은 '솔직'하고 '진솔'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로 표정을 못 숨긴다. 그래서 명절 때 화투를 치면 돈을 다 잃는다. 얼굴에 무슨 패를 가지고 있는지 다 나타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다혈질은 천부적으로 '말을 잘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다혈질에게 나타나는 직업으로는 '배우' '연예인' '교사' 혹은 ‘보험설계사’ 등이 있다. 말로 먹고 사는 직업에 뛰어나다. 또 다혈질은 무대체질이기 때문에 대중 앞에 나서서 말하고 연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러한 무대체질로 인해 '옷에 대한 관심'이 참 많다. 옷을 즐겨 사 입는다. 그래서 기분 나빠도 옷을 사 입고 기분 좋아도 옷을 사 입는다.
남들보다 튀는 옷을 좋아한다. 분홍색이나 빨강색 혹은 파란색과 같은 원색이나 화려한 색깔을 좋아한다. 밝은 성격 때문이다. 옷을 가장 튀게 입기 때문에 다혈질을 금방 알 수 있다. 다혈질의 열정은 누구도 감히 따라갈 수 없는 열정을 나타내고 있지만 조금 아쉬운 점은 지속적인 열정이 아니라 순간적인 열정에 머무르는 점이다. 그러므로 어떤 일을 할 때 그 순간에 그 일을 해치우지 않으면 성사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열정은 높이 사 줄만한 것이다.
2. 다혈질의 단점
이 사람은 '비실재적'이다. 미래에 대한 꿈을 많이 꾸지만 대책을 세우는 것은 별로 없다. 별 잡으러 간다고 뛰어다니고 오르지 못할 나무만 쳐다보기 일 수이다. 돈키호테처럼 엉뚱한 짓을 많이 하는 유형이다. 어찌 보면 뜬 구름을 잡는 것 같지만 사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일이 벌어지고 성사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용민 피디가 ‘국민TV’를 설립한다고 할 때에 은근히 염려했으나 결국 대사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감탄을 했다.
다혈질은 꼼꼼하지 못하고 치밀하지 못한 것이 큰 결함이다. 그래서 늘 물건을 어디에 놔두었는지를 몰라서 그것을 찾으러 온 방구석을 다 뒤지는 스타일이다. 다혈질은 화를 잘 낸다. 이 사람은 화도 잘 내지만 화를 다 내고 난 다음에 꼭 이런 소리를 한다. '나는 뒤끝이 없어.' 결과적으로 이러한 성격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쉽게 상처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다혈질은 외향적이고 뜨거운 감성이 발달한 반면 상대적으로 의지가 약하고 끝을 못 맺는 나약한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다혈질은 무대체질이고 대중을 상대로 일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인기'를 의식하는 경향이 있다. 또 다혈질은 인기를 추구하는 성향 때문에 다른 기질에 비해서 '질투심'이 가장 많다. 자기가 중심이 돼야 신나서 일한다.
영적인 의미로 보면 다혈질은 똑같은 일에 대해서 여러 번 후회하고 고백하는 버릇이 있다고 보겠다. 다혈질처럼 육욕의 유혹을 많이 받는 사람도 없다. 그는 정서적으로 매우 감수성이 예민하기 때문에 다른 타입의 사람보다 쉽게 유혹을 받는다. 그리고 의지가 약하기 때문에 이 유혹에 더 많은 생각을 쏟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성령께 간구해야 할 것은 "절제"와 "자제력"이다.
그러나 낙심할 필요가 없다. 베드로를 보라. 얼마나 약점이 많은 사람인가? 무슨 일이든지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다가 망신도 많이 당한 사람이 베드로이다. 예수님이 갈릴리 호수에서 그물을 던지라 할 때, 풍랑 위로 오시는 주님을 보고 선뜻 행동한 사람도 베드로요,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주님이 ‘내가 누구냐?’고 물으실 때, 변화산에 갔을 때 제일 먼저 의견을 낸 사람도 베드로이다.
예수님이 체포되는 순간에 칼을 들고 먼저 막아선 사람도, 다른 제자들은 다 도망쳤을지라도 가야바 법정까지 주님을 따라간 사람이 베드로였다. 그처럼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다 보니 많은 실수도 저지른 사람이 베드로였다. 그러나 약점 투성이인 베드로가 성령 충만할 때에 어떠했는가? 행2장에 보면 저가 설교할 때에 듣는 사람들이 가슴을 치면서 ‘우리가 어찌할꼬?’라고 회개했고 그 날 세례를 받은 사람만 삼천 명이 되었던 것이다.
그처럼 열심 못지 않게 약점이 많은 베드로일지라도 성령충만 받을 때에 예수님의 수제자가 되고 초대교회의 가장 큰 지도자가 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 자리에 자기 성질로 인해 늘 좌절감을 느끼는 분이 있다면 주님께 “내 모습 이대로 주님께 드리오니 성령으로 강하게 역사하사 주의 도구가 되게 하옵소서.”라고 간구하시면 하나님이 그가 가진 기질과 달란트를 잘 활용하셔서 귀한 제자로 만들어 주실 줄 믿으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