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호 소설은 신문에 연재된 '강안 남자'의 여러 편중 하나이다.
이번에는 조철봉이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원(?)으로 남북통일의 주역이 되는 과정이다.
처음 남북협상단 일원으로 참석했다가 비례 대표 꼴찌로서 국회의원 중에 가장 말석인 조철봉이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불려가서 성상납을 받고 국군포로와 납북자들을 남쪽으로 데리고 오는 역할을 맡으면서 일약 유명인이 된다.
1권 말미에
조철봉은 삼성 박준수 의원에게 신당 창당에 의견을 제시 하였는데 이 내용 도청한 북한 양성택 통전부장이 베트남으로 찾아와 조철봉에게 적극 협조 할 테니 친북 정당을 만들어 달라고 부추기고 우리나라 국정원 역시 신당창당을 하여 북한을 통일 회담으로 끌어 드리자고 제안하는 것으로 끝난다.
이원호 소설을 읽는 동안의 섹스 장면을 표현하는 서술이 거의 천재적이다.
새출발
남북통일을 반대하는 한민족이 있겠는가? 방법이 문제일 뿐이다. 같은 말, 같은 조상을 가진 배달민족, 단군의 자손이 남북으로 나뉜 지어언 60여년, 부모형제가 갈라져 소식도 듣지 못한 채 대부분 늙어 죽었다. 분단은 비극이다. 옛적, 신라, 고구려, 백제로 3국이 6백여 년간 갈라져 살던 적이 있었다. 그러다 신라로 통일이 된 후부터 대륙 쪽 국경만 변경되었을 뿐으로 한반도는 지금까지 나누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조철봉의 사고는 단순하다.
아마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민과 비슷한 통일관일 것이다. 통일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내가 낸 세금에서 얼마쯤 떼어 남북통일을 위한 각종 자금으로 쓰는 건 이해하겠다. 그리고 그건 정치권이나 시민단체가 하는 일이니까 알 수도 없고 알아도 머리만 아프다. 그런데 자꾸 분위기를 바꾸려고 하지 말라.
왜 남북한 축구 경기를, 그것도 한국에서 축구경기를 하는데 태극기를 흔들지 못하게 하느냐? 그 꼭 개뼈다귀같이 생긴 한반도기를 흔들어야만 하느냐? 남북한이 올림픽에 같이 입장하는 모습을 연출한다고 한국 선수단 5백 명을 북한의 1백 명에게 맞춰 각각 1백 명씩으로 제한했다. 그 바람에 한국의 선수 4백 명이 그 영광스러운 입장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아마 북한은 선수단의 주방 보조까지 다 입장식에 나갔을 것이고 한국 선수단은 정에 선수까지 뺐을 것이다.
정상적으로 공평하게, 국력에 맞춰 남북한 협상을 하라는 것이다. 도대체 한국이 북한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이렇게 당하고만 있는가? 그것이 조철봉에게는 의문이었고 가끔 화가 나기도 했다. 그런데 막상 북한 당국자, 이른바 실세들을 만난 후에 조철봉의 의식이 조금 변했다. 약간 눈을 감아주는 현상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