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달이 한꺼풀 버겨진 알몸을 내밀때
나는 콩크리트 벽 끈질긴 외로움을 갈라
먹으며 줄기찬 가로등의 불빛에 무색해했다.
멀리 동구밖까지 옷고름을 손에 쥐며
떠나는 그 이의 뒷머리를 슬프게 했던 그날.
노오란 저고리 부챗살처럼 뻗쳐 햇살에 눈 부셨던 그날.
은행나무는 아직도 그때를 기억 한다.
허공을 떠돌던 지친 달을 품고 신음하는 나
는 바스락 바스락 서둘러 네 허물을 벗어 던
졌었다.
금방 돌아서는 모습에
그 속에 추억을 새기지 말아야 했거늘
지금 후회의 발걸음만 더디게 걷고 있다.
시로 신음 하리라
목구먼 알알이 맺힌 영혼을
아프고 고통스러운 손의 미학으로
거친 숨결의 도공이 되리라.
...제1회 영랑탄생 100주년 영랑백일장 입선작
고등부 차상 작품
카페 게시글
♠문학▷─ 탐진강 둔치에서
....시를 쓰는 은행나무....(02년 강진고2학년, 이 슬)
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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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9.26 10:09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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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입상을 하게되면 고뇌는 시작됩니다 열심히 하세요 강진에서 영랑같은 서정시인이 다시 나와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