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고비사막을 다녀온 후 공허함에 철인3종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에 철인클럽에 가입했지만 수영에 대한 자신이 없어 클럽 분들은 철인대회(올림픽, 하프, 킹코스)를 분주히 준비하고 훈련하고 있을 때 난 수영 실력을 키우기 위해 새벽 수영장을 다녔다.
클럽 가입이 일 년 되어갈 즈음 6월말에 여주 올림픽에서 첫 오픈 수영을 탈 없이 잘 완주하고 나니 철인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던 차에 클럽게시판을 통해 구례킹코스대회를 접하게 되었다. 참가여부를 몇 일 고민하다가 결정하고는 바로 당일 참가비까지 입금을 완료했다. 일단 지르고 나니 마음이 편안했고 하지만 하프도 없이 첫 대회를 무리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있었지만 남은기간 준비하면 된다는 생각에 내스스로에게 위안을 주었다.
철인3종은 3가지 종목을 훈련해야하니 시간이 많이 들기도 하지만, 3가지 종목을 같이 훈련하다 보니 서로 운동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가령 런하고 나서 수영을 한다든지, 자전거를 타고 런을 한다든지 서로 운동을 하면서 뭉친 근육을 풀 수가 있어 좋은 것 같다. 난 구례대회를 위해서 아래와 같이 준비를 했다.
○ 수영은 주로 새벽시간을 이용하고 주말을 이용해서 장거리 연습함
- 7/28 (2.1km 00:50), 8/4 (2.5km 01:10), 8/11 (2.75km 01:15), 8/18 (3.8km 01:33), 9/14 (2.0km 측정 못함), 9/21 (2.0km 측정
못함)
○ 자전거는 주로 주말을 이용해서 장거리 연습함
- 7/27 (100km), 8/10 (100km), 8/17 (140km), 9/8 (150km _ 혼자 라이딩), 9/15 (90km _ 강화라이딩), 9/22 (90km _ 문산
먹방 라이딩)
- 클럽대회가 모두 끝나니 자전거 타는 것이 문제라서 내년에는 클럽대회에 참석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듬
○ 마라톤은 평일은 퇴근 후 헬스장을 이용하고 주말은 호수공원에서 연습함.
9월 28일 토요일 아침에 일산에서 구례는 고속도로를 여러 번 갈아타면서 4시간을 이동해서야 도착했다. 점심시간에 도착해서 스마트폰으로 구례맛집을 검색해서 28가지 반찬이 나오는 산채정식으로 식사하고는 화엄사를 둘러보다가 대웅전안의 부처님 얼굴을 마주친 순간 불교를 믿는 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게 ‘내일 안전하게 경기를 해달라고 빌었다’ 완주에 대한 나의 마음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회에 참가하는 어느 분은 대웅전 바로 밑에서 완주기원을 위해 돈을 내고 기와장에 글까지 쓰고 계신분도 있었다.)
대회 등록 및 검차를 위해 송원리조트에 2시 도착해서 등록하고 자전거 검차를 받고나니 다른 참가자분들이 속속 도착했다. 일부 참가자는 내일 사이클 코스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자전거를 타보기도 하고 저수지에 가서 수영을 하기도 했다. 난 검차 후 내일 수영할 저수지로 이동하는데 주최 측에서 정확한 위치안내가 없어 찾아가는데 헤매다가 지나가는 택시운전수의 도움을 받아 겨우 찾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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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 등록배번 102 스티커를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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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전 자전거 검차하는 모습
기상청 일기예보가 토요일부터 비가 내려 일요일까지 온다고 한다. 하지만 요즈음 일기예보가 세 번에 한번은 틀린다고 하는데 이번에 틀리기를 기원했는데, 저수지에 도착하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난 자전거를 거치하고 공기압을 주입하고는 수영을 시작하는 곳으로 가서 수온만 확인하고는 다시 송원리조트로 이동하여 대회브리핑을 듣기 위해 자리를 잡았다. 장소는 너무 협소하여 의자에 앉지 못하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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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식선배님과 대회 브리핑장에서 함께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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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회전 자전거 거치한 사진
[브리핑요약]
리조트와 운동장에서 셔틀버스 3회(5:00, 5:30, 6:00) 운행하며, 저수지 집결은 6:30임
○ 수 영 → 7:00 시작, 9:20 컷오프
○ 사이클 → 90km 13:30 컷오프, 180km 17:30 컷오프
A지점, B지점, C지점을 4Lab이며, C지점 스페셜푸드 및 전복죽 제공함.
○ 마라톤 → 섬진강 자전거길 3Lab과 시내 3Lab이었으나 시내 교통통제가 어려워, 섬진강 자전거길 4Lab으로 변경
되었으며, B지점에서 스페셜푸드 및 전복죽 제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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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 후 잠자리 들기 전에 물품백을 마지막으로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까해서 나름대로 아래표와 같이 정리해서인지 짐을 신속하게 정리하고는 잠을 편히 들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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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30분 기상해서 창문을 열어보니 비오는 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안전하게 완주를 목표” 라고 생각했다. 아침식사로 미리 준비해온 누룽지로 대신하고는 경기복을 챙겨 입고 숙소를 빠져나와 어둠이 깔린 6시 되기 전에 저수지에 도착해서 마지막으로 자전거 상태를 점검하고는 슈트를 갈아 입었는데 긴장이 되었는지 화장실을 두 번이나 다녀왔다.
7시 10분전에 난 저수지에서 10m정도 수영을 하면서 수온과 몸 상태를 체크했다. 느낌이 좋고 그 좋은 느낌으로 체조 후 7시15분경에 출발했다. 금일 코스 3.8km로 구만재저수지를 삼각형으로 시계 방향으로 두 바퀴 돌아야한다.
출발시 앞에서 수영을 하다가는 몸싸움이 있을 것 같아 늦게 출발했지만, 초반에는 주위의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나아갔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지나가자 편안히 호흡만을 생각하며 내 속도를 찾았다. 가끔씩 수영을 하다보면 부표보다 멀리 떨어지면서 수영하고 있다. 그래서 팔을 10번정도 젖고는 반드시 앞을 확인해야한다. 두 바퀴를 돌아서 가는데 갑자기 다리가 갑자기 땡기는 신호가 온다. ‘앗 큰일이다’라는 생각에 가볍게 발을 차면서 다리를 풀었더니 다리가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이것을 두 번 반복하고는 수면 밖으로 나올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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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전 성식선배님과 함께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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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영 출발하는 모습
300m정도 달려 바꿈터에서 슈트를 벗고 사이클 준비를 마친 후 도로로 나갔다. 비는 그쳤지만 도로는 젖어 있어 커브길에서는 완전히 속도를 줄여가면서 작은 기어를 이용해서 페달링을 하면서 초반에 자전거를 탔다.
얼마가지 않아서 펑크 나서 수리하는 두 선수를 뒤로하면서 시내를 빠져나와 섬진강 건너편 코스로 이동하자 A지점이 눈에 들어온다. A지점의 자봉들이 물, 콜라라고 외친다. 난 그곳을 그냥 지나자 바로 언덕을 지나 여러 마을을 통과하자 선수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한다. 길가에는 마을주민들이 힘내라고 응원도 보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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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를 출발을 위해 끌고 나가는 모습
노면은 미끄럽고 해서 음료를 마시는 지점에서는 정지해서 마시고 유바는 거의 잡지 않고 안전하게 탔다. 금일 자전거 코스는 저수지에서 A, B, C지점을 4회전 후 운동장으로 골인하는 180km다. 1회전은 40km정도되는 거리가 된다. 1회전하자 갑자기 빗줄기가 굵어지자 더 이상 선글라스를 쓰고 라이딩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난 선글라스를 벗고 눈에 아무것도 착용하지 않고 끝까지 라이딩을 했다. 자전거 코스 고저는 급격한 언덕 보다는 완만한 긴 언덕으로 아래 사진과 같이 회전마다 중간 B지점(빨간색 원안의 4개 꼭지점이 B지점임)에 도달하기까지 긴 언덕 오르막, B지점을 통과하자 마자 긴 내리막 언덕에서는 조금은 충전할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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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라이딩을 하면서 스페셜푸드 제공지점을 잘못 숙지하는 큰 실수를 했다. 2회전 완료시 12시가 넘어가고 라이딩은 100km정도 했을 때 배는 고프고 발목이 뻐근해서 조금 쉬면서 스페셜푸드를 먹으려고 생각하고는 A지점에 힘겹게 도착해서는 “스페셜푸드를 달라고 요청하니 여기가 아니고 C지점이란다.” 앗~~ 난 어쩔 수 없이 음료만을 마시고 다시 출발해서 B지점을 거쳐 C지점에 도착해서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전복죽이 없어 내가 준비한 스페셜푸드인 죽을 먹고는 힘을 내어 마지막 회전을 마치고 시내를 통과하기 전부터 페달링을 하면서 운동장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거치하였다.
운동장에서 마라톤 준비를 하면서 옷이 마르지 않고 어두워지는 시간까지 런을 해야하는 관계로 고민을 하다가 바람막이 입고 런을 하기로 했다. 둑을 지나 다리를 건너 섬진강 자전거길에서 4회전 하는 42km코스로 A, B지점으로 나누어져 있고 B지점이 주체측이 전복죽과 스페셜푸드를 제공한다. 난 사이클의 실수를 다시 하지 않기 위해 A지점에 도착하자 자봉들에게 스페셜푸드를 제공하는 위치를 다시 확인을 했다.
주최 측에서 당일 브리핑에서도 아무런 언급 없다가 A지점 런 자봉들이 4Lab에서 3Lab으로 갑자기 변경되었다고 구두로 전달한다. “당황스럽다~~” 그럼 코스 길이가 길어졌는지 왜 그런지에 대해 이야기가 없다. 참가자끼리 뛰면서 자전거길이 너무 어두워서 위험하니 줄었다고 우리끼리 정리를 한다. 그런데 참가자 중에서 외국인도 있는데 이것을 구두로 하면 어떻게 하는건지 이번 대회 진행을 보면 너무나 무성의하다라는 생각만 든다.
런 초반에는 근전환이 안되고 처음 출전하는데 일반 마라톤처럼 달리다가 막판에 퍼질 것 같은 두려움에 난 초반부터 울트라 하는 속도로 천천히 달렸다. 그리고 한두 번 걷다 보면 계속해서 걸을 것 같아서 난 음료를 제공하는 구간동안은 무조건 뛰자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근전환이 안되어 조금씩 뒤는 것조차 힘에 겨웠지만 근전환이 되면서 조금씩 런에 적응이 되어 갔다.
1회전을 마치고 전복죽을 먹고, 2회전에서는 스페셜푸드로 준비한 복숭아슬라이스를 먹고는 마지막 남은 3회전에 임했다. 3회전이 시작되자 어둠이 깔리고 자전거길에는 가로등이 없고 뛰는 참가선수들과 자봉들의 후레쉬 불빛만이 보인다. 사이사이 어두워진 곳에는 많은 반딧불이 움직인다. “얼마 만에 보는 반딧불인가?” 가슴이 뭉클해졌다. 30년 만에 보는 반딧불의 응원을 받으면서 런을 하고 있으려니 막판 힘으로 운동장까지 어려움 없이 런을 했다.
라이트 아래 골인지점인 운동장에 들어서자 스피커를 통해 ‘일산철인클럽의 조성린 철인 들어오고 있습니다.’ 흘러나온다. 난 두 손을 들고 골인하자 한복을 입은 자봉이 나와서 목에 완주메달을 걸어준다. 오늘 경기시간은 13시간14분 동안으로 나와의 싸움이 끝이 난것이다. 시작전에는 비가 와서 자전거 탈 때 미끄러움을 걱정을 했지만 비가 오지 안했어도 또 다른 걱정이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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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인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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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주메달
이렇게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은 철인클럽의 좋은 선배님과 동료들이 있었기에 이 자리가 있었다고 봅니다. 항상 처음, 첫 느낌이 중요하듯이 구례대회의 킹코스 첫 느낌을 깊이 간직하고 오랫동안 즐기며 건강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첫댓글 고생했네!!
각고의 준비로 완주한걸 축하해
다음에는 공식대회에 함께가서 좋은 추억도 남기고
서로를 격려하며 즐겁게 대회를 치루길.....화이팅
감사합니다 선배님!
이번 겨울에 잔차훈련을 많이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강화도 100k 라이딩 막판에 추돌사고로
걱정했는데 축하한다 완주턱 막걸리는
먹을께
낙차후 잔차타는 것과 빗길에 미끄럼에 잔차타는것이 제일 걱정했는데...
클럽분들의 응원에 힘입어 무사이 완주했습니다.
막걸리...좋치요^^
사막 마라톤에 이어서 철인까지.. 다음 도전이 기대되네요.킹코스 완주 완전 부럽다~~ 수고하셨습니다.
현성씨 고마워요^^
내년엔 같이 하시죠...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기록으로 무사히 완주하니 기분좋게 후기를 읽어보는 편안한 주말이다! 우야든둥 수고했고 맛있는것 계속 먹어주기를 알것제? 힘! 고비 & 구례 사나이!
너무 잘먹고 너무 잘쉬면서 회복에 힘쓰고 있답니다...담주에 뵈요^^
우와 멋지십니다.날씨도 안 좋은데...
난이도 올해 신청한대회 준비 잘하고 내년이 많이 기다려지네...
울트라맨이라걱정은안했지만 비가와서 좀걱정을했는데 후기를보니 생생하네 진심으로 축하해^^
ㅎㅎ...저도 비가오는것에 많이 걱정하며 대회에 임했죠 그것을 극복하고 완주하고 나니 좋네요...
형님 요즈음 필받으셨나봐요 운동 열심히하시는걸 보니...중마에서 뵈요^^
확실히 능력자네..축하해..
감사해요^^
형님도 잔차 업그레이드 하셔서 내년엔 대회 함께 해요...
이~~~~만큼 축하하구요,너무 부럽네요^^
열심히 훈련해서 내년엔 저도 꼭 철인이!!!
원철씨는 엔진이 좋아서 내년에 충분히 할수 있어...평소에 수영 연습 잘하고...^^
오.. 성인형님!! 역시 사막빠워는 어디안가는군요 ㅋㅋ 하프도 없이 풀코스를 무사히 완주하셨네요 고생하셨습니다 ^^!!!!
휴가는 잘 다녀오구?
대회가 담주네...올림픽이니까 즐기면서 잘해서 순위안에 들고와라...퐛이팅팅!!!
성인씨 철인등극 축하합니다 궂은날씨에도 불구하고 호기록 완주 다시한번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선배님^^
클럽분들과 같이 훈련하다 보니 완주까지 할수 있게 된거죠...ㅎㅎ
비가와서 고생이 많았겠네요. 역시, 좋은기록으로 무사완주 자봉의 도움도 없이 철인등극을 축하드립니다. 빠른회복 바랍니다.
성식선배라도 없었으면 넘 외로울뻔했죠 내년 클럽대회로 나가야겠어요...ㅎ
축하합니다. 이제 철인으로서
그추억 길이길이 간직하고 건강한삶을 누리길 바랍니다
오래간만에 느끼는 감정...첫대회라서 그 감동이 컸을거예요
앞으로 쭉~~해야죠^^
대단하세요 철인이라는 용어 진짜 힘든거에요~~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그대는 진정한 철인입니다!
태연아 내년에 꼭해라 운동 포기하지 말구^^
성인씨 철인등극 축하해 항상 훈련 참가할때 웃으며 긍정적인
마인드 좋와
선배님 실력으로 충분히 완주할수 있는데...내년엔 꼭 같이하시죠^^
아마도 비가 와서 조심하며 대회에 임한것이 도움이 되었을것 같기도하네요.
멘토 역활 제대로 못해서 미안한 마음입니다.
담에 함께 경기나갈 때 잘 챙겨줄께요.
혼자서 꿋꿋이 잘해냈어요, 철인 등극 축하합니다!!^^
2주전 강화라이딩에서 낙차해서 갈까말까 고민하다가 앞뒤휠 다갈고 앞으로 조심히 타라것으로 알고 대회에 임했죠...오히려 낙차가 약이 되었을지도 몰라요...^^
대회전날 이른 시간에 잊지 않으시고 메토님의 따스한 격려 메세지는 나에게 힘이 되었어요 감사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