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조나라는 죽어가는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도움을 갈구했고, 조나라가 무너지면 다음은 자신들 차례가 될 것이 뻔했기에
연(燕),
제(齊), 그리고 초나라 등 모든 나라에서 지원군을 보내기 시작했다.
특히 핵심은 초나라였다. 이때 초회왕은 장한의 지릴듯한 기세에 수도를 우이(盱胎)에서 팽성으로 옮겼고, 새로 부대를 조직해서 지원군을 보내려고 하였는데, 이때 일전에 송의와 대화를 나눴던 고릉군이 부대의 지휘관으로 송의를 추천하였다.
"송의가 얼마 전에 무신군의 군사는 필시 진군과의 싸움에서 패할 것이라고 예언한 적이 있었습니다. 과연 며칠 후에 초군은 진군과의 싸움에서 패하고 무신군은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군사들이 싸워보기도 전에 그 패전을 미리 예언한 송의야말로 가히 군사의 일을 알고 있다 하겠습니다."
이에 초회왕은 송의를 상장군으로 삼고, 항우는 차장(次將)으로 임명한 후에
범증(范增)을 말장(末將)으로 삼아 지원군을 조나라로 보냈다.
그보다 앞서, 초회왕은 먼저 관중(關中)에 입성하는 사람이 그 곳의 왕이 될 것이다. 라고 엄포를 내려놓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다른 장수들은 관중으로 향하는건 꺼려하고 있었는데, 항우만은 항량이 살해된 일에 격분하여 서쪽으로 향하기를 원하고 있었다. 서쪽으로 향하고 싶었던 항우가 조나라로 향한 것은 항우를 꺼려한 여러 늙은 장수들 때문이었다. 초회왕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항우는 심심하면 사람을 죽이니, 이 경우에는 유방을 보내 적당히 다독이는 편이 낫다. 면서 유방을 추천했던것. 그때문에 서쪽으로 향하는것은 항우가 아닌 유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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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과 항우의 진격로 |
경자관군(卿子冠軍)이라고 불린 송의와 항우의 부대는 이렇게 해서 서쪽이 아닌 북쪽으로 행군을 하기로 되었는데……그런데 송의는 안양(安陽)에서
46일 동안 머문채 진군을 하려고 하질 않았다. 답답해진 항우는 직접 송의에게 따져 물었다.
"진이 조를 포위하여 급한데, 마땅히 빨리 군사를 이끌어 황하를 건너야 하고, 우리 초가 그 외곽을 치고 조는 안에서 호응하면 진군을 깨트리는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송의는 항우의 의견을 무시했다.
이 말은 한 후 송의는 군중에 명령을 내렸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용맹하기가 호랑이 같은 자는 참(斬)할 것이다.
- 삐뚤어지기가 양 같은 자는 참 할 것이다.
- 욕심 많기가 이리 같아서, 강하여 부릴 수 없는 자는 참 할 것이다.
이 명령의 대상이
누구인지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항우로서는 열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송의는 한술 더 떠 싸우러 나와서는 아들인
송양(宋襄)을 제나라의 재상이 되게 하는데 힘을 쓰고, 아들을 배웅 한답시고 술을 마시면서 신나게 연회를 하며 놀았다. 당시는 이미 11월 즈음이라 날씨가 추웠는데, 마침
비까지 내려 병사들은 굶주림과 추위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지켜보던 항우는 병사들을 선동했다.
"모든 힘을 다해 진군을 협격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한 곳에 머물고 앞으로 나아가지 않아 그 기회를 놓치고, 이제는 세상에 기근이 들어 백성들은 굶주리고 사졸들은 콩잎을 먹으며 연명하고 있을 정도로 군중에는 군량미마저 동이 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식은 호화로운 연회를 열어 음주가무를 즐기고 있으면서 군사들을 이끌고 하수(河水)를 건너 조 땅의 식량을 먹이고 조군(趙軍)과 함께 힘을 합해 진군을 공격하지도 않으면서 입으로만 ‘그들의 피로함을 엿보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무릇 강한 진나라가 새로 건국한 조나라를 공격한다면 아마도 그 세가 아마도 조나라를 압도할 것이다."
"조나라는 결코 강한 진나라의 상대가 될 수 없음에도 어찌 그들의 피로하기를 기다린다는 말인가? 얼마 전에 우리의 군사들이 진군에 의해 패함으로써 좌불안석이 된 왕은 경내의 모든 군사들을 내어 장군에게 내어주어 나라의 존망은 이 한 번의 출격에 달려 있음에도, 오늘까지 사졸들을 돌보지 않고 그 사사로움만 구하고 있으니 송의라는 자는 사직을 지킬 수 있는 신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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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나라 부대와 진나라 부대의 진격 루트 |
그렇게 분위기를 만든 항우는 적당한 타이밍을 봐서 어느날 새벽에 송의의 막사를 기습, 그 자리에서
목을 베어리고, 장수들에게 "송의 이 놈이 모반질을 해서 전하가 죽이라고 명령하셨음." 이라고 군령을 위조했다. 다른 장수들이라고 그 내막을 모를 리는 없겠지만, 항우의
포스 너무 엄청나서 모두 항우를 떠받들었다. 그렇게 임시로 상장군이 된 항우는 송의의 아들을 추격하여 죽이고,
환초(桓楚)를 시켜 초나라에 보고를 하게 하였다. 초회왕은 항우를 상장군으로 임명했다.
그 당시 항우의 위세는 가히 초나라를 뒤흔들었다. 항우는 지체하지 않고 북상, 조나라 구원전에 참여하였다.
첫댓글 9번이겨도..한번지면 ㅠㅠ
안타깝
그야말로 강병과 강병의 대결이 뭔지 보여주는 전투, 양군다 물러섬이 없는 상황에서 사생결단을 낸 전투라 제후군들이 기세에 눌려서 구경만 했다는 말이 빈말이 아닌듯 합니다.
재밋게 읽었습니다
항우의 포스.... ㄷㄷㄷㄷ
아무리 날고 기는 사람이 있어도 운이 따르는 사람은 이기지 못한다. 유방은 개인적 능력 못지 않게 운이 따랐다는 느낌입니다. 하긴 모든 창업자들이 마찬가지겠지만요. 재밌게 잘 봤습니다.
항우. 실제로 한번 보고 싶네요. 실제로 보면 눈도 못 마주칠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