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의자에 앉아 있으면서 지금 여러분들이 불전에 꽃공양을 올리는 동안 자꾸 사마디(삼매)에 들려고 합니다. 웨삭을 맞이해서 여러분들의 부처님께 공경하는 모습을 보니 제 마음이 고양되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울러 이 법석 주변의 모든 대상들이 다 禪定의 요소인 듯 싶습니다.
오늘과 같은 고귀한 마음을 지니고 각자 일상으로 복귀해서 적용하고 활용한다면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여법하리라 믿겠습니다. 늘 웨삭 부처님을 생각하고 떠올릴 것 같으면 날마다 힘 있고 좋은 날이요, 부처님 오신 날이 되지 않을까 여겨집니다.
여기 식순에 새겨져 있듯이 붓다의 날 게송 중 특히 일곱 번 째와 여덟 번 째 대목이 더욱 눈에 가까이 다가섭니다.
⑦ 그러므로 이곳 (마하보디선원)에 불상(불탑)을 조성하여 모신 것은 그 존귀하신 분, 부처님을 기억하는 것으로 인해 생로병사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는 길과 마음의 평안을 성취하기 위함입니다.
⑧ 이제 저희들은 부처님께서 태어나시고, 깨달으시고, 열반에 드신 4월 보름에 이곳 (마하보디선원)에 함께 모여 부처님을 회상합니다.
수행을 해서 마음을 닦아내고 견해가 바르게 세워지면 우리들이 두려워 하는 생노병사를 자연의 이치로 바꿔볼 수 있다는 겁니다.
본래 그게 자연적인 성품인바, 무명(Moha/어둠)에 가려져 생노병사라고 딱지(라벨)를 붙여놓고 두려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법계로는 생노병사가 아닙니다. 없습니다.
방금 말한 것처럼 자연적인 이치, 성품이 본성입니다. 깨끗하고 청정하고 맑고 투명한 순수함의 법성이 사실(진리)입니다.
앞에서 아기 부처님 관욕할 때 ‘천상천하유아독존’이 바로 그와 같은 法性이자 佛性입니다. 사띠와 지혜로서 닦아내고 계발된 心/見淸淨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어느 날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비통해 합니다. 머리카락은 희어졌고, 눈가의 주름과 푸석거리는 얼굴, 검무스레한 피부.. 젊은 시절 童顔(동안)은 온데간데 없고, 웬 낯선 노인네가 나타나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순간, 놀라면서 두렵습니다. 그러나 그게 놀라거나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겁니다.
그저 배워야 할 대상이요, 단지 알아야 할 대상이다라는 가르침이 바로 ⑧번 부처님께서 태어나시고, 깨달으시고, 열반에 드신 도리입니다.
즉 다 같이 붓다 탄생, 보리(bodhi), 성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이치가 다 동시적입니다. 그날이 곧 웨삭, 붓다의 날입니다.
생노병사의 두려움에서 벗어나 피안처에 머물 수 있다는 불방일의 정진과 아울러 그 도리(이치), 깨달음을 알게 하기 위해서 손가락 하나를 하늘 높이 치켜 세우고 천상천하유아독존이라 하셨을 겁니다.
깨달음의 완성체를 의미하는 거겠죠.
우리들이 생활하면서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기억할 것 같으면, 즉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 그저 배워야 할 대상이요, 알아야 할 대상이다라는 가르침을 새기고 팔정도를 실천한다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곳, 중도에 머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유롭고 평온한 마음을 늘 유지하면서도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사두사두사두~
_(2023년 6월 3일 붓다의 날_웨삭데이 법문을 녹취하다/사사나 스님)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