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7-11일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모임 소속 목회자 5명(박충수 우예현 이대수 이진형 정상시)과 오카다 다카시 선생과 함께 큐슈평화기행을 100년평화네트워크와 여행자조합 차원에서 준비해 다녀왔다. 간략히 소개드린다.
7일
안개로 출발이 지연되어 오후 5시를 조금 지나 기타큐슈 공항에 도착해 기다리던 오카다 다카시 선생을 만나 예약해둔 7인승 렌트카를 타고 고쿠라교회로 향했다. 6시 조금 지나 도착하니 지난 12월 초 막걸리여행 때 만났던 이누까이 목사님을 비롯해 여러 분이 와 계셨다. 서남한국기독교회관 1층 전시실에서 인사하고 전직 역사교사였던 가와모토 목사님의 천황제에 관한 비판적 시각에서의 강의를 들었다. 아주 신선했다. 7시부터 식당에서 맥주 한잔을 곁들인 식사와 교류회 시간을 가졌다. 각자 소개와 활동 그리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9시 반경 마치고 2층 숙소에 자리를 잡고 주문홍목사님과 좀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8일
아침 8시를 조금 넘어 주목사님의 안내로 와카마츠 하마노마치교회(다나카 사토시 목사)를 방문했다. 2층 건물에 잘 정돈된 교회를 돌아보고 소개도 들었다. 이어서 오다야마 공원묘지를 방문해 해방후 귀국길의 조선인 조난자 묘지를 참배했다. 가와모토목사께서 관련 설명을 해 주셨다. 그리고 모지쿠에 있는 고쿠라교회의 납골당인 영생원을 방문했다. 좌측에는 조선인 희생자 유골을 오른쪽에는 고쿠라교회 관련자 유골이 봉안되어 있었다. 최창화 목사, 그리고 카나다 선교사등에 관해 좀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주목사님과 헤어져 야하타 제철소(청일전쟁 보상금으로 받은 당시일본 정부 예산 4배의 금액으로 건설)사적광장을 방문한 후 옆에 있는 큐슈자연사역사박물관을 방문했다. 마침 마야문명전을 특별전시하고 있었고 생명의 기원에서부터 큐슈지역의 오랜역사를 살펴볼 기회였다. 출발이 늦어 유후인에는 오후 4시를 넘기고서 도착했다. 자위대 연습장에서 오키나와 미군들이 원정 사격연습을 하는데 주민들이 컨테이너 박스에서 감시를 하고 있었다. 하루 170여발을 발사했다고 한다. 연습장은 11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한국전쟁 직후에 여기서 한국군이 참전한 가운데 군사훈련이 있었다고 한다. 휴일이었지만 슬로우푸드 유기농 식당에서 저녁을 겸한 교류시간을 가졌다. 류지 우라타씨 가족을 중심으로 이런 저런 교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류지씨의 근처 숙소에 짐을 풀고 야간 노천온천욕(손님이 적어 여탕에서!)을 하는 즐거운 시간도 가졌다.
9일
아침에 유후인역을 비롯해 긴린코 호수를 돌아보고 야메시로 향했다. 11시경 야메시 후시노지소(면사무소 정도)에서 공무원의 설명을 듣고 히로시마 원폭 불이 타고 있는 평화의 탑 광장을 돌아보고 작은 호숫가 캠핑타운 그리고 차문화관에서 점심식사후 별문화관(천문대)를 잠시 들렀다가 구마모토로 향했다. 오후 3시 구마니치 신문사에서 기다리던 주영덕 다나카 선생을 만나 신문박물관을 둘러 보았다. 19세기 말 조선을 침략하는 과정에서 명성황후(민비) 시해사건의 38명 중 21명이 구마모토 출신이고 외무성 자금지원으로 친일 한성신문을 만들어 첩보와 공작거점으로 활용했었다고 한다. 잠시 후 구마모토 성을 돌아보고 호텔에 짐을 풀고서 교류장소인 구마모토현민교류센터를 방문했다. 지난 역사연수때 방문했던 미야가목사를 비롯해 여목사님과 두번째 만나는 토야마 지수이스님 그리고 히로시마 타나시대표(구마모토 출판문화회관)는 올해 강제병합100년을 맞아 구마모토근대사연구회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발간한 近代熊本 -한국병합100년.대역사건 100년 특집호를 소개 해 주었다. 여러분과 인사하고 대화시간을 가진 후 근처 이자카야에서 본격적인 교류시간을 가졌다. 늦게 신명직교수가 합류해 호텔까지 가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10일
아침 식사 후 나가사키로 향해 11시 반 데지마항에 도착하니 최장섭옹과 다카자네 대표 일행이 반겨준다. 홍등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작은 페리를 타고 군함도를 방문했다. 지난 6월에는 안개로 볼 수조차 없었는데 상륙해보니 짧은 관광코스로 준비해 둔 길을 따라 설명을 들었다. 다시 배를 타고 데지마항에 도착해 숙소인 가톨릭센터에 짐을 풀고 근처 무라카미 성당을 방문했다. 원폭투하 당시 5백미터 거리여서 종루가 부서져 버렸고 성당 재건 후 요한바오로2세 방문을 기념하는 흉상도 세워져 있었다. 오후 6시부터 강당에서 증언집회가 진행되었다. 일본의 주최 단체인 '군함도 강제연행한국인피해자조사회'의 시바타 사무국장의 사회로 다카자네 야스노리 대표의 인사말 그리고 인사를 겸한 이대수위원장의 발표에 이어 최장섭옹은 2시간에 걸쳐 증언을 했다. 최장섭옹은 역사의 진실을 숨기면 않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사람들의 관심이 많았고 언론의 취재도 이어졌다. 도쿄에서 온 르포작가 室田元美(무라타 모도미)씨가인사를 했다. 그녀는 이런 역사적 진실을 담는 책을 출간해 왔다고 한다. 8시 반을 넘기고서 근처 식당에서 간단한 식사 후 숙소로 돌아와 밀린 이야기를 더 할 수 있었다.
11일
아침 6시 최장섭옹과 함께 기무라선생의 승용차로 작은 어촌마을에 도착해 작은 배로 군함도를 향했다. 비허용 지역의 특별한 목적을 인정한 시청 직원의 동행 하에 군함도에 상륙했다. 황폐화된 콘크리트 건물을 지나 숙소동 까지 방문하면서 당시의 상활을 이해할 수 있었다. 1시간 반 정도 돌아 본 후 다시 배를 타고 돌아와 군함도 자료관으로 향했다. 작년 6월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잘 단장되었는데 큐슈 야마구치현 유네스코 근대산업유산 등재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1층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방문 후 소감 등을 이야기 하면서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가 역사왜곡이라는 우려를 밝혔다. 11시반 아쉬운 작별을 하고서 기타큐슈 공항으로 향했다. 3시간을 달려 공항에 도착해 렌트카를 반납하고 오카다 선생과 작별한 후 비행기에 올랐다. 공항에서 만난 김영순대표와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록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면서 공감대와 공동대응을 위한 연대활동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개로 연착되어 오후 7시 인천공항에 도착해 우동 한그릇씩을 먹고 귀가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