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식 이별
이별이 나쁜것만은 아니다
김미숙의 가정음악 아침을 여는 시를 들으며
또 하루를 시작한다.
20년 시간의 흔적
해지고 너덜너덜해진 곳에 테잎으로 감싸고 붙인 상처 자국들에도 상자는 건실하다. '시집올때 가져온 양단 몇마름, 꽃신한켤레, 옷장속 깊이깊이 모셔놓고서 만져보고펼쳐보고 둘러만보고, 늙어지면 두고갈거 생각못하고 ᆢ ' 정태춘박은옥의 노래가 떠오른다. 남편이 좋아하는 곡이다. 한복을 좋아하고 손바느질로 한복을 지었던 시어머니. 예전에는 이 노래를 들으면 고운 옷감을 볼때마다 감탄하며 손으로 쓸어내리며 방긋방긋 웃음짓던 시어머니를 생각했었는데. 나도 그렇게 늙어가는건가. 한복 상자안에 고이 모셔져 있는 한복을 내려다본다. 하나하나 꺼내어 펼쳐보고, 만져보고, 둘러보고, 다시 고이 접어 개어놓고 하얀 속치마를 입어보고 ᆢ
20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두 아이를 낳고 기르고 가슴팍이 커진건지 속치마 단추는 여며지지않는구나.
1999. 11. 28.
정용석&이금실 결혼
남편과 아내, 부부가 되다
2001. 3. 3
첫째딸 바다를 품에 안다
2004. 12. 21.
바다 동생 하늘을 만나다
2020. 3. 3
스무살 바다의 독립선언. 집을 나서 세상밖으로
열일곱 하늘 꿈찾기. 꿈을 향해 날개짓
2020. 5. 7.
정용석&이금실 이혼
바다하늘 엄마아빠 부모동반자로 새로운 출발
이별이 나쁜것만은 아니다.
이제 내님은 남편이 아닌 내편으로
둘이서 아내ㆍ남편으로가 아니라
동등한 부모 동반자로 나란히 걸어간다.
그래, 이별은 또 다른 새로운 만남으로 나아가는 길.
이별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2020년 5월
이별의 봄.
과거를 내려다본다.
과거를 보낸다.
뜨거운 안녕 !!!
첫댓글 가슴이 시리고 아려오네요...
정말 가슴절절한 시절이 묻은 곱디고운 한복입니다 ...
담담하게 과거를 풀어놓으시고 새로운 출발을 선언하시는 푸른섬 너무 멋져요~ 응원합니다!!!!
"두 아이를 낳고 기르고 가슴팍이 커진 건지..."
하늘과 바다를 품에 안은 여인의 아름답고도 강한 가슴팍....
이 여인과 뜨겁게 포옹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