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도의 투명하고 명징한 마음같이
어떤 것도 나를 파괴하거나 방해하지 못하며
나를 잡을 수도 놓을 수도 없네.
유성처럼 반짝이며
미라는 기적을 행하였나니
믿음이 없는 모든 이들 개종시키고자 함이네.
일체의 불신과 그릇된 관념이
소멸하였음을 확신했기에
더 이상 기적을 행하지 않으리.
그러자 어떤 승려가 물었다.
"참으로 놀랍습니다! 하지만 왜 더 이상 기적을 행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십
니까?"
"기적은 이러한 세 가지 경우일 때만 행해야 하오."
미라래빠는 노래로 응답하였다.
믿음이 없는자 믿게 하기 위해
명상 체험을 심화시키기 위해
세 가지 성취를 증험하기 위해
기적과 신통력을 행하여야 하네.
평소에 들어내지 말아야 하니
마르빠 스승께서 다짐하신 일이네.
어떤 승려가 이렇게 말하였다.
"이런 현현 공(顯現空)의 지견을 가진 분이라면 쉽고 즐겁게 불교의 심오
한 교의를 공부할 수 있겠습니다."
미라래빠가 답하였다.
"가르침을 배울 때 나는 결코 머리를 높이 들지 않았소. 어쩌면 나도 많이
배웠을지도 모르나 지금은 모두 잊어버렸소. 지금 생각해보니 잊어버린 것
이 내게는 참으로 잘된 일이오! 자, 그럼 노래를 들어 보시오!"
평등성을 깨달은 사람에게는
친척의 망각이 찾아오네.
그리하여 욕망과 집착을 잊어버리니
그에게 아주 걸맞는 일이네.
관념을 초월한 지혜를 깨달은 사람에게는
'이것, 저것'의 망각이 찾아오네.
그리하여 일체의 고통과 기쁨을 돌아보지 않으니
그에게 아주 걸맞는 일이네.
삼신(三身)의 자성(自性)을 깨달은 사람에게는
'생기행의 신불(神佛)'의 망각이 찾아오네.
그리하여 일체의 관념적인 교의에 개의치 않나니
그에게 아주 걸맞는 일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