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조선족 동포 한혜숙씨
늦은 출산에 신부전증 겹쳐 눈물만…
조선족 동포 한혜숙(가명·45)씨는 요즘 중국에 계신 어머니가 그립기만 합니다.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여 중국을 떠나온 지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노산(老産)이었지만 2007년에는 소중한 아들도 얻었습니다.
이전에 사업을 하다 실패한 한씨의 남편은 부채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되었습니다. 특별한 기술도 없어 대리운전, 건설현장 일용직 등으로 겨우 생계를 유지했습니다. 경기불황으로 남편이 일을 하지 못할 때는 한씨가 식당일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나갔습니다.
남편 사업 실패 신불자 신세
병원비 걱정에 투석도 못해
그런데 2007년 초 아이를 출산한 뒤부터 한씨의 몸이 이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손발이 붓기 시작했고, 어떤 날은 발이 너무 부어 한 발짝 걷는 것도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갓 태어난 아이의 분유 먹일 돈도 부족했던 한씨는 병원에 가볼 엄두조차 낼 수 없었습니다. 남편 또한 적지 않은 나이에 아이를 낳아 그렇다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손발이 붓고 숨이 가빠 산꼭대기에 있는 집에서 나오기조차 힘든 상황이었지만 조금만 지나면 나아지겠지 싶어 견뎠습니다.
그러다 한씨는 식당에서 일을 하다 결국 쓰러져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습니다. 병원비가 없어 진료를 받을 수 없다고 말을 했지만 의사선생님은 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 신부전증이 의심된다며 몇 가지 검사를 권유했습니다.
검사 결과 신부전증 판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의료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비용이 있어 병원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남편은 세 살배기 아들과 아내를 돌보느라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씨는 병원비가 걱정이 되어 투석을 받을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몸이 아픈 것은 견딜 수 있지만 힘들어하는 가족들을 보면 요즘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이런 한씨를 남편은 오히려 먼 이국땅까지 데리고 와 호강시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위로해줍니다. 한씨는 이제 무엇으로 돈을 벌어 생활비며, 병원비를 충당할 것인지 그저 막막할 따름입니다.
커가는 아이에게 과일이라도 사 먹이고 싶지만 그럴 돈조차도 없습니다. 하지만 치료를 포기할 순 없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병을 이겨내 좋은 아내,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것만이 한씨의 소망입니다.
△유은영·부산 연제구 연산3동주민센터 사회복지사 051-665-4907.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사랑의 열매 051-441-9423-4.
△지난 23일자 김수호씨 이야기 50명의 후원자 286만1천630원.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 9시15분에 방송됩니다.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 5월 9일자 노부부 이야기
노부부의 사연이 소개된 뒤 모두 204만5천원의 성금이 모였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전달된 성금으로 날씨가 더 더워지기 전에 집수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은 성금은 두었다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병원 치료에 사용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노부부에게 한 가지 더 기쁜 일이 생겼습니다. 정부에서 한시적으로 실시하는 한시생계비 지원 사업을 신청, 다음 달부터 6개월간 월 19만원의 생계비를 보조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남은 올 한 해는 그나마 생활비와 병원비 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얼굴은 모르지만 어르신들의 사연을 보고 도와주신 많은 분들이 있어 노부부는 올 여름 뱀과 비바람으로부터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됐다며 연신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