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滅死奉公
滅私奉公
어떤 것이 멸사봉공인가?
2017. 4. 6.
광주 5.18 국립묘지에 방문하여 방문록에 위 두 개의 사자성어를 쓴 H 정치가가 있었다.
새로운 사자성어이다.
수행원이 지적했기에 나중에 그는 두 번째처럼 고쳐 썼다고 한다.
첫번째의 滅死奉公은 나로서는 해석이 불가능하다.
그냥 쉬운 우리말로 글 썼더라면 이렇게 괴상한 문구, 새로운 사자성어는 없었을 게다.
한문 많이 아는 사람이기에 이렇게 엉뚱한 한자성어로 만들어 내는 것일까?
멸사봉공를 각각 다른 한자로 써서, 다른 뜻을 지닌 사자성어 몇 개쯤을 새로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내가 한자옥편을 곁에 두고 조어하면, 아마도 300개도 더 만들어 낼 것 같다.
그럴 듯하게...
2.
일전, 나는 식물이름을 몇 개나 알고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적어보았다.
얼추 480개를 넘었다.
시골 텃밭에서 식물을 들여다본다면 더 많은 이름을 적을 수 있다.
촌늙은이인 내가 아는 식물 이름, 500개를 불러주는 대로 곧바로 한자로 적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얼마나 빠르게, 정확하게 적어낼까?
이번에는 반대로, 지금껏 한자로 쓴 식물 이름을 다른 사람이 한글로 재번역하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아마도 이런 실험에 응하지도 않을 것이며, 또 응한다고 해도 순 엉터리 한자로 쓸 게다.
재번역은 불가능할 것이고...
이번에는, 우리나라 초등학교 2~3년 학생에게 우리말로 들려주면 어린 학생이라도 너끈히 우리글로 거의 정확하게 적을 게다.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눠서 실험하고 싶다.
단언하건대 우리나라 초등학교 학생이 쉽게 이길 게다.
우리말, 입말로 글 쓸 수 있기에. 소리가 나는 대로, 그대로 쓸 수 있기에.
나는 식물의 줄기를 넝쿨과 덩쿨로 부른다.
줄기, 넝쿨, 덩쿨을 한자로 쓰면 어떻게 쓸까?
시골 말인 껍질, 껍대기, 꺼럭을 한자로 어떻게 쓸까?
벌 종류인 말벌, 왕탱이, 땡벌, 꿀벌, 뒤웅벌, 나나니, 옵바시 등을 한자로 적으면 어떤 글자일까?
그냥 빙그레 웃자.
30년 넘게 공문서 읽은 내가 한문을 모르면 얼마쯤 모를까?
나이 많은 시골 노인네가 거의 다 사라진 지금이다.
이들이 쓴 말을 수집 못한 게 정말로 아쉽다.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생활언어도 아쉽다.
아직도 띄어쓰기, 맞춤법이 어색하고. 서툴고, 틀리는 나.
나는 우리말을 우리글로 쓰고 싶다.
이렇게 잡글 쓰면서...
2017. 7. 4.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