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향기 그윽한 작은 연주회
최 화 웅
부활 성야의 긴 부활 찬송, Exsultet의 감흥이 채 가시지 않은 4월 두 번째 주말인 4월 9일. 천주교 부산교구 주교좌 남천성당 교우들로 구성된 여성중창단 <첼리나>의 창단 연주회가 열렸다. 창단 4년 만의 일이다. 물 맑은 광안리 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KSH아트홀의 50평 남짓한 공간에 단원 12명과 지휘자, 반주자, 그리고 게스트 남성 보칼리스트 3명과 바이올리니스트가 출연하는 콘서트에 청중 50여 명이 객석을 메웠다.
‘하늘의 여왕인 성모님’이라는 뜻의 성모마리아 애칭인 첼리나(Celina) 여성중창단은 소프라노 6명, 메조소프라노와 앨토 각각 3명에 명소프라노 김지영 마리아 자매가 지휘하고 최보빈 벨벳뚜아 자매가 피아노반주를 맡아 선곡한 첫 곡은 18세기 영국의 가톨릭작곡가 Samuel Webbe의 'Ave Verum(아베 베룸, 성체 안에 계신 예수)와 미국 작곡가 Mary Lynn Lightfoot의 ‘Dona nobis pacem(도나 노비스 파쳄, 우리에게 평화를 주소서), 그리고 영국 작곡가 William Boyce의 'Alleluia round(연속 알렐루야)등 세 곡의 성가곡을 조심스럽게 노래했다. 사순 시기에 금지했던 ’알렐루야‘와 ’대영광송‘을 다시 노래하는 때에 ’연속 알렐루야‘가 부활의 감사와 기쁨에 충만했다.
첼리나 여성중창단이 노래한 첫 곡 'Ave Verum(아베 베룸, 성체 안에 계신 예수)‘의 라틴어 가사의 내용은 “동정 마리아에게서 진정한 성체로 나심을 경배하나이다. 모진 수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심은 인류를 위한 것. 뚫린 가슴에서 물과 피를 흘리셨네. 우리가 죽을 때에 그 수난을 기억하게 하소서.”라는 내용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 뵙는 우리 모두에게 파스카 시기의 은총을 맛보며 우리 모두에게 부활의 기쁨을 노래했다.
성음악으로 첫 무대를 연 첼리나 여성중창단의 두 번째 무대에서는 부활 제2주일 주말의 대자연을 찬미하듯 멘델스죤의 ‘오! 종달새’는 종달새와 함께 우리를 저 높은 하늘로 날아오르게 해 “하늘의 영광, 땅 위의 기쁨”을 노래하게 했다. 이어지는 허밍은 우리에게 상상의 나래를 펴게 했다. 김순애의 ‘4월의 노래’와 황덕식의 ‘애모’, 그리고 김연준 시 이현철 작곡의 ‘청산에 살리라’가 차례로 봄기운 넘치는 들녘으로 안내하며 종달이가 지저귀는 전원으로 안내했다. 한편 우리를 목련꽃 화사한 뜨락으로 이끌었다. 학창시절에 배운 ‘4월의 노래’는 젊은 베르테르의 연정이 가슴에 새삼 일었다.
이어 게스트로 출연한 최웅진 미카엘과 오이섭 안드레아, 차순명 야고보의 우렁찬 남성 중창으로 ‘그대 떠난 빈들에 서서’와 ‘’그대 눈 속의 바다‘, 그리고 토스터의 ’Preghiera(기도)와 ‘그리운 금강산’을 열창한데 이어 마지막 무대에 오른 첼리나 여성중창단이 객석의 청중들과 함께 흥겨운 분위기로 ‘더 좋은 내일을 꿈꾸며’와 ‘훨훨 날리라’, ‘베사메 무쵸’를 차례로 노래하며 자연스럽게 앵콜을 유도했다.
창밖의 물 맑은 봄바다를 배경으로 등단한 첼리나 여성중창단가 칠레가요제에서 입상한 정훈희의 ‘무인도’를 노래하자 청중들이 목소리를 보태어 창단 콘서트의 하모니가 앙상브를 이루었다. 연주회를 끝낸 뒤 모든 청중들과 함께 오붓한 저녁 자리가 마련되어 부활하신 예수님을 함께 모실 수 있었다. 2016년의 찬란한 신록은 하늘을 향한 더 높은 희망으로 푸르렀다. 오, 라일락 향기 바람에 날리는 아름다운 4월이여. 알렐루야!
4월의 노래
박 목 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이 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이 어린 무지개 계절아
첫댓글 너무도 행복한 시간이셨겠어요. 글을 읽는 순간 저도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가슴 뛰고 행복감에
젖습니다. 고맙습니다~~~^^*
남천성당 여성 중창단이 창단 연주회를 열었네요. 축하드려요!!
모든 아름다움을 한 곳에 모아놓은 뜻깊은 시간이었겠어요.^^*
가끔 올려주시는 글에서 부산이 예술의 도시임을 느낄수 있어요.
우리 성당에서는 성주간 전 주간에 이태리 제대에 그려진 숨겨진 이야기들을
얘기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막간을 이용해 이태리에서 수업하고 온 중견
소프라노가 등장해 구노의 '구노의 아베마리아'를 불렀는데, 너무 감동이었어요.
그리움님의 글을 읽으며 문득 부산에 둥지를 틀걸 그랬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제가 또다시 이사를 간다면 부산으로 가겠습니다.^^
글을 읽으며 저도 그 자리에 함께 한 듯 가슴이 벅차 오르네요.
부활의 기쁨과 봄의 환희를 노래에 실은 무대... 나눠 주심에 감사합니다. ^^*
국장님 오랫만입니다. 봄 음악회 정말 아름다운 시간이었겠습니다. 부활의 기쁨이 국장님과 가정에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