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원 9/1
천당과 지옥에 대하여~
긴장이 사라지면 열정도 식는다. 누구나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아침에 일어날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고 출근할 필요도 없고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영국의 유명한 수필가 찰스 램도 그랬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회사에 다니면서 틈틈이 글을 썼습니다.
낮에는 직장에서 일해야 했기에 마음껏 책을 읽거나 글을 쓸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늘 정년퇴직을 기다렸습니다. ‘퇴직만 하면 하루 종일 책을 읽고 마음껏 글을 써야지.’ 마침내 기다리던 정년퇴직 날이 찾아왔습니다.
평소 그의 마음을 잘 알고 있던 한 여직원이 축하하며 말했습니다. “이제 밤에만 쓰시던 글을 낮에도 쓰실 수 있으니 작품이 더욱 빛나겠군요.”
찰스 램은 활짝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햇빛을 보고 쓰는 글이니 별빛 아래에서만 쓰던 글보다 더 빛나겠지요.”
그는 세상을 다 얻은 듯 기뻤습니다. 이제 출근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시간은 온전히 자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그토록 원했던 자유를 얻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글은 생각만큼 써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생활은 느슨해지고 마음은 허전해졌습니다.
3년쯤 지난 뒤 그는 자신에게 퇴직을 축하해 주었던 여직원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 편지에는 뒤늦게 깨달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바빠서 글 쓸 시간이 없다는 사람은 시간이 많아져도 글을 쓰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소. 좋은 생각도 오히려 바쁜 가운데 떠오른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소.”
참 묘한 일입니다.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못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막상 시간이 많아지면 ‘조금 있다가 하지’ 하며 미룹니다.
배우는 것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그렇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런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한 사람이 죽은 뒤 아주 화려한 궁전에 도착했습니다. 먹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있었고 푹신한 침대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든 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생각했습니다. ‘여기가 천당이구나.’
처음에는 정말 행복했습니다. 먹고 자고 자고 나면 또 먹었습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고 몇 달이 흐르자 견딜 수 없을 만큼 따분해졌습니다.
결국 궁전 주인에게 부탁했습니다. “뭐라도 좋으니 할 일을 좀 주시오.”
“이곳에는 당신이 할 일이 없소.” 시간이 더 흐르자 그는 참다못해 소리쳤습니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지옥으로 보내주시오!”
그러자 궁전 주인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여기가 천당인 줄 알았소? 여기가 바로 지옥이오.” 참 재미있으면서도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사람에게는 쉬는 시간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평생 쉬기만 하는 것이 행복은 아닙니다. 해야 할 일이 있어 조금 바쁘고 이루고 싶은 것이 있어 조금 긴장되는 삶이 오히려 우리를 살아 있게 합니다.긴장 속에 열정이 있고 그 열정 끝에 삶의 결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