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명사산(鳴沙山)과 월아천(月芽泉)
새벽 5시, 명사산 일출을 보기 위해 눈곱만 떼고 바로 출발했다. 바람이 불면 아름다운 음악소리를 낸다는 명사산(鳴沙山), 그리고 그 아래 거센 사막의 모래바람에도 굳건히 천년을 견디어 온 작은 눈썹 모양의 오아시스가 월아천(月芽泉)이다.
어스름한 새벽, 명사산 밑에 다다르니 50여 마리나 되는 낙타들이 관광객을 기다리며 줄지어 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낙타에 올라 10여 분 모래 언덕을 오르는데 절렁거리는 방울 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줄지어 낙타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바라보니 마치 천 년 전 실크로드의 대상(隊商)들이 새벽길 떠나는 모습이 연상되며 마치 꿈속을 더듬는 기분이 든다.
명사산(鳴砂山) 일출 / 능선 위 해맞이 / 양관 봉수대(烽燧臺)
모래언덕 밑에서 낙타를 내려 가파른 20여 m의 모래 언덕을 기어 올라가는데 좁은 나무사다리를 만들어 뉘어 놓아 밟으며 올라가야 하는데 너무 경사가 심해서 다리가 후들거린다.
좁은 모래산 꼭대기 능선을 따라 웅기중기 사람들이 모여앉아 일출을 기다리는 모습이 재미있다.
사방을 둘러보면 온통 끝없이 이어진 모래사막의 구불구불한 능선들이 한없이 이어져 있는데 반대쪽 하늘에는 희미한 빛의 달이 떠 있고.... 이곳은 고비사막의 끄트머리라고 한다.
희뿌연 새벽 구름 사이로 떠오르는 사막의 일출을 넋을 잃고 바라보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대는데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내려올 때는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데 대나무로 썰매 밑을 대었고 가파른데도 잘 내려가지 않아 두 손으로 노를 젓듯이 열심히 허위적거려도 잘 움직이지 않는다. 명사산을 오를 때에는 신발에 모래가 들어가지 않게 붉은 덧신을 신겨준다. 다시 낙타에 올라 월아천(月芽泉)으로 향하였다.
명사산(鳴砂山)•월아천(月芽泉)•월천각(月泉閣) / 월아천 표지석(標識石)
마치 초승달 모양의 작은 호수가 눈에 들어오고, 그 옆 푸른 나무들에 둘러싸인 언덕 위에 우뚝 솟은 월천각(月泉閣)...
사진으로 수없이 보아오던 장면이다.
주위로는 높은 모래 산이 빙 둘러서 있다. 거센 모래바람에 묻기지 않고 천년을 견디어 왔다니 믿기지 않는 미스터리의 오아시스이다. 시간에 쫓겨 달음박질하여 월천각으로 달려가 난간에 잠시 앉아 월아천을 굽어보노라니 잔잔한 감회에 사슴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