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나 미국의 성공회(Episcopal Church) 에서는 성직자가 되는 길이 멀고도 험난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우선, 미국 성공회에서 사제가 되기 위해선 2년 정도 성공회 교회를 출석하면서 교인이 되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교우들과 해당 성직자로부터 성직자가 될 사람이라는 인식이 얻어야 한다.
이후 성직 지원자는 성소과정(Discernment Process)을 거친다. 성소과정은 성공회 성직자의 추천이 있어야 하며, 지원자와 친분이 깊은 교우를 선발해 몇달에 걸쳐 인터뷰와 프리젠테이션, 평가를 거치게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탈락하고, 합격한 이들은 메디컬과 정신과 검사를 받는다.
이때 제출한 서류와 에세이에 대한 평가와 함께, 몇가지 수업을 받은 후 컨퍼런스를 통해 집중 인터뷰를 받는다. 이후 컨퍼런스의 결과를 주교가 확인, 지원자들에게 합격여부를 통보한다. 이때부터 지원자들은 교구의 관리를 받으며, 철저한 신원조회를 거친다.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다. 이제부터 신학교를 진학해 부제와 사제로 서품 받을 때까지 여러가지의 평가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신학교에 입학하면 3년간 목회학 석사 (M.div) 과정을 공부하게 되고, 많은 경우 2년을 마치고 사제고시를 통과하면 부제서품을 받게 되고, 졸업하면서 사제품을 받게 된다. 성공회 사제서품 과정이 있는 신학교는 11개 정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공회의 성직은 ‘부제, 사제, 주교’ 이렇게 3 성직이 있으며, 성공회 교인은 사제품을 받기 까지 빠르면 4-5년 정도, 타교단 출신이라면, 7년 정도 소요된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실제로 사제서품을 받기까지 케이스마다 매우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성제임스 성공회 교회의 김요한 신부는 “성공회에서 사제 서품을 받는 과정은 돌아보기도 싫을 정도이다”라며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사제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오늘날 개신교 교단 중 가장 목회자 문제가 적은 교단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전했다.
개신교 교단의 하나인 성공회의 목회자 안수과정이 모든 개신교단의 대안이나 롤모델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조악한 목사안수 사례에 비추어볼 때 과정과 구조에 대한 반성과 생각해봐야 할 요소가 있음은 분명하다.
1주기를 맞은 세월호 사건이 한국역사의 구조적 문제의 결집체라면 목사안수문제는 개신교의 구조적 모순의 총합체라해도 무방하다. 한인교회에서는 장로 선거에 떨어지면 홧김에 신학교 가서 목사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목사 안수과정이 희화화되어 있다. 불법신학교, 편법 목사안수 등이 근절되지 않고 오늘날처럼 무분별하게 목회자가 양성된다면 개신교의 구조적 해결책은 요원하다 하겠다.
양재영 기자 / <뉴스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