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여행객이 늘어나고 농어촌 지역의 이색 맛집과 카페를 찾는 여행문화가 확산되면서 제주 관광객의 씀씀이 지도도 바뀌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국내 한 신용카드사와 협업해 2018년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의 카드소비액(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제주시 도심에서 전체 카드 매출의 50.5%(1조240억원), 서귀포시 도심에서 20.5%(1580억원)가 사용됐다고 1일 밝혔다. 이어 서귀포시 동부 8.8%(1790억원), 제주시 서부 7.8%(1580억원), 제주시 동부 7.3%(1480억원), 서귀포시 서부 5.1%(1020억원) 순으로 카드가 쓰여졌다.
2012년과 비교하면 제주시 도심에서의 카드소비액은 6.3% 줄어든 반면 농촌지역인 제주시 동부는 2.8%, 제주시 서부는 2.7%, 서귀포시 서부도 1.8% 상승했다. 실제 카드 소비액이 500억원을 이상을 기록한 지역도 2012년 5개 읍면동에서 2018년 13개 읍면동으로 커졌다. 이 중에는 성산과 조천, 애월, 표선, 안덕, 한립, 구좌 등 농어촌 지역이 대거 포함됐다.
관광객의 발길이 공항, 호텔, 상가가 밀집한 제주시 도심에서 농어촌 지역으로 확산된 것이다. 이는 개별여행객 증가와 여행문화의 변화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에는 도심에서 먹고 자고, 전통적인 관광지를 찾는 형태였다. 반면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대중매체로 이름을 알린 이색 카페와 맛집, 숙소를 시간과 품을 들여서라도 찾아다니는 여행문화가 확산되는 추세다.
카드소비가 늘어난 제주시 서부는 ‘이효리 효과’를 톡톡히 본 지역이다. 방송에 노출된 한담해안도로, 오름 등은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 관광명소가 됐다. 제주시 동부는 20~30대 관광객의 필수코스가 된 월정리 카페촌이 자리했다. 2010년부터 급증한 이주민의 역할도 컸다. 이주민 중 상당수가 농어촌에 정착해 폐가 또는 오래된 주택, 전통주택을 이색 카페, 음식점, 게스트하우스로 개조하면서 그간 알려지지 않은 시골로 관광객을 이끌었다. 조천읍 와흘마을을 예로 들면 관광객이 전혀 없는 전형적인 제주의 시골마을이었으나 최근 2~3년 사이 이주민이 카페와 폐가를 개조한 게스트하우스 등을 문 열면서 관광객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제주 관광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공항과 호텔이 있는 연동, 용담2동, 중문관광단지가 있는 색달동과 같은 전통적인 관광중심지뿐만 아니라 도 전역으로 관광객의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며 “내국인 위주의 식도락 여행과 농어촌내 창업 증가 등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관광산업의 낙수효과가 농어촌으로 확대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