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 흑색종(피부암)을 수술로 제거한 사람의 개인 맞춤형 mRNA 백신이 3상 임상시험에서 암 재발 위험을 낮춘 것으로 이번 주 개발사(모더나와 머크)가 발표했다. 이 백신은 코로나19 백신에 쓰인 것과 같은 mRNA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후기 임상시험에서 성공을 거둔 최초의 mRNA 기반 암 치료제이다.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의 mRNA 과학자 세스 치덤 박사는 이번 결과가 개인 맞춤형 mRNA 암 백신이 데이터를 공개한 것으로는 "최초의 진짜 대규모 임상시험"이라고 평가했다. 런던 세인트바르톨로뮤 병원의 종양내과 전문의 마르코 게를링거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개인 맞춤형 암 백신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원리 증명’을 제공한다"며, "다양한 암 종류에 맞게 설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백신은 어떻게 작동하나
'인티스메란'이라 불리는 이 백신은 암 발생을 막는 것이 아니라, 암의 재발을 막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연구에는 수술로 완전히 제거한 진행성 흑색종 환자 약 1,10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백신과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암 치료 약)을 병용 투여받거나, 펨브롤리주맙만 단독으로 투여받았다. 개발사인 머크와 모더나는 지난 수요일, 병용 치료를 받은 사람들이 펨브롤리주맙만 투여받은 사람들보다 재발 없이 더 오래 생존했다고 발표했다.
인티스메란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환자 종양의 시료를 채취해 유전자 서열을 분석하여 암세포에서 발생한 돌연변이를 찾아낸다. 이 돌연변이로 인해 암세포는 '신생항원'이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을 발현하는데, 이는 세포 표면의 '깃발'처럼 작용해 면역계가 공격할 목표가 된다. 각 개인의 암 신생항원에 맞춰 mRNA 백신이 만들어지며, 주사를 맞으면 몸이 이 신생항원을 스스로 만들어내도록 지시해 면역계가 위협을 인식하도록 준비시킨다. 호주 넷랜즈 할리우드 사립병원의 종양내과 전문의 아드난 카타크 박사는 "이전에는 한 개인 환자의 면역계를 자신의 종양에 맞서도록 훈련시킨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맞춤형 암 치료는 대개 흑색종의 약 절반에서 나타나는 BRAF 돌연변이처럼 환자 암의 특정 이상을 찾아내 그에 맞는 약을 매칭하는 방식이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참가자 각각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약이 만들어졌다는 점이 다르다. 이번 시험 결과가 재발 위험을 낮췄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카타크는 이 치료가 실제로 생존 기간을 늘려주는지 확인하려면 참가자들을 여러 해 동안 추적 관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은 과제
치덤은 백신의 '개인 맞춤형' 특성이야말로 널리 사용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한다. 환자의 암 시료를 채취한 뒤 백신 하나를 만드는 데 몇 달이 걸릴 수 있는데, 진행성 암 환자 중 일부는 그만큼 오래 생존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카타크에 따르면 모더나는 AI 도구를 활용해 어떤 신생항원이 강한 면역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가장 높은지 찾아낸 뒤, 실험적으로 이를 추린 제한된 신생항원 세트만 개인별 백신 설계에 포함시킨다.
요약
○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mRNA 기술을 쓰되, 모두에게 같은 백신이 아니라 '환자 한 사람의 암에만 맞춰 완전히 새로 만드는 백신'.
○ 개인 맞춤형 백신 제작에 몇 달이 걸리는 점, 그리고 실제로 생존 기간까지 늘려주는지는 앞으로 수년간 추적 관찰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남은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