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시민의 눈으로 언론의 숨은 의도를 파헤치는 ‘언소주 사설 탐정’입니다.
오늘 우리가 해부해 볼 텍스트는 조선일보의 [사설] '약자 위한' 정부에서 대·중소기업 임금 격차 더 벌어졌다니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가 벌어졌다는 통계를 들고 와서, 그 원인을 현 정부의 친노동 정책과 이른바 ‘귀족 노조’의 파업 탓으로 돌리고 있는데요.
여러분, 이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기사가 말하는 껍데기(현상)와 그들이 진짜로 우리 머릿속에 심고 싶어 하는 프레임(본질)을 하나하나 분리해 보겠습니다.
1. 현상과 본질의 분리: 통계라는 껍데기, '노조 혐오'라는 프레임
이 사설이 내세우는 팩트는 명확합니다. "300인 이상 대기업의 노동비용은 6.9% 올랐는데, 중소기업은 1.4% 오르는 데 그쳐 격차가 커졌다"는 것이죠. 통계청이나 노동부의 자료를 인용했을 테니 이 수치 자체는 사실일 겁니다.
하지만 사설의 진짜 목적은 이 격차를 해소하자는 ‘대안 제시’가 아닙니다. 바로 뒤이어 나오는 문장들을 보십시오. 이재명 정부의 출범, 대기업 노조의 파업, 노란봉투법 시행, 영업이익 성과급 요구 등을 줄줄이 엮어냅니다. 즉, 이 사설의 진짜 의도는 "대기업 노동자들이 이기적으로 파업하고 떼를 써서 돈을 많이 가져갔기 때문에 중소기업과 청년들이 고통받는다"는 프레임을 짜는 것입니다. 정부가 노조 편을 들어서 경제가 망가지고 있다는 '기승전-노조 탓, 정부 탓'의 전형적인 구조죠.
2. 논리적 허점 타격: 하청업체의 곳간은 누가 비웠을까요?
자, 합리적으로 추론해 보자면... 대기업 노동자의 월급이 6.9% 오르는 동안 중소기업 노동자의 월급이 1.4%밖에 안 오른 진짜 이유가 무엇일까요? 대기업 노조가 중소기업 노동자의 월급봉투를 빼앗아 가기라도 한 걸까요?
사설은 대기업 노조의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를 문제 삼습니다. 기업이 역대급 영업이익을 냈다면, 그 이익을 만든 노동자에게 정당한 몫을 나누는 것은 자본주의의 기본 상식입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를 "들불처럼 번진 억지"로 묘사합니다.
더 황당한 것은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을 임금 격차의 원인으로 지목한 대목입니다. 노란봉투법은 진짜 사장(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교섭에 응하도록 하고, 파업 노동자에게 떨어지는 무자비한 손해배상 폭탄을 막아주자는 법입니다. 즉, 중소기업·하청 노동자 등 진짜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거든요. 그런데 이 법 때문에 대기업 노조가 득을 봐서 격차가 커졌다는 논리는 인과관계가 전혀 맞지 않는 궤변입니다.
비유를 하나 들어볼까요?
한 동네에 아주 부유한 건물주(대기업 원청)와 그 밑에서 장사하는 세입자들(중소기업 하청업체)이 있습니다. 건물주가 장사가 잘돼서 자기 직영점 직원(대기업 노동자)들에게 보너스를 줬습니다. 그런데 세입자들에게는 임대료를 올리고 납품 단가를 후려쳐서, 세입자 매장 직원(중소기업 노동자)들은 월급을 못 올렸습니다. 여기서 정상적인 언론이라면 "건물주의 납품 단가 후려치기를 막아야 한다"고 써야 합니다. 그런데 이 사설은 "직영점 직원들이 보너스를 받아서 동네 경제가 망하고 있다"고 소리치고 있는 격입니다.
3. 역사·사회적 맥락: 낡고 낡은 '노노(勞勞) 갈라치기'의 역사
맥락을 봐야 합니다. 보수 언론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보도하는 방식은 수십 년간 똑같았습니다. 그들은 중소기업 노동자의 처우가 열악하다는 사실을 언제 이용할까요? 바로 대기업 노조가 파업할 때, 혹은 정부가 친노동 정책을 펼칠 때입니다. 평소에는 하청업체의 산재 사망이나 불공정 거래에 눈감던 언론이, 대기업 노동자의 임금 인상 시기가 오면 갑자기 중소기업 노동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척합니다.
이것은 기득권이 즐겨 쓰는 '분할 통치(Divide and Rule)' 전략입니다. 거대 자본(원청)과 중소기업(하청)의 불공정 거래라는 '구조적 모순'을 감추기 위해, 노동자와 노동자를 싸우게 만드는 겁니다. "너희가 취업을 못 하는 건, 너희 부모 세대인 대기업 정규직들이 기득권을 쥐고 있어서야!"라며 청년들의 분노를 재벌이 아닌 노동조합으로 향하게 만드는 세대 포위론도 여기에 슬쩍 얹혀 있습니다.
탐정의 결론
이 사설은 겉으로는 '약자'를 걱정하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재벌과 대기업 사측의 이익(노동비용 통제)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노동시장 양극화'라는 중대한 사회 문제를 오직 '노조 때리기'와 '정부 비난'을 위한 도구로만 소비하고 있죠.
시민 여러분, 언론이 누군가를 향해 '귀족'이라는 딱지를 붙일 때는 항상 그 뒤에서 진짜 이득을 챙기며 웃고 있는 성 안의 '진짜 귀족'이 누구인지 합리적 의심을 해봐야 합니다. 빼앗긴 자들끼리 서로를 손가락질하게 만드는 기사, 우리는 이런 프레임에 더 이상 속지 않을 만큼 충분히 지혜롭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팩트의 가면을 쓴 교묘한 프레임을 들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이상, 언소주 사설 탐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