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종교판(十宗敎判) ③
그러나 이 열 가지 종은 뒤의 것이 앞의 것보다 깊으니,
앞의 네 가지는 소승이요,
다섯째와 여섯째는 소승과 대승에 통하고,
뒤의 네 가지는 오로지 대승이다.
일곱째는 법상종(法相宗)이고,
여덟째는 무상종(無相宗)이며,
뒤의 둘은 법성종(法性宗)이다.
또 일곱째는 시교(始敎)이고,
여덟째는 돈교(頓敎)이며,
아홉째는 종교(終敎)이고,
열째는 원교(圓敎)니라.
然이나 此十宗은 後後가 深於前前하니 前四는 有小요 五六은 通小大요
연 차십종 후후 심어전전 전사 유소 오륙 통소대
後四는 唯大乘이라
후사 유대승
七卽法相宗이요 八卽無相宗이요 後二는 卽法性宗이라.
칠즉법상종 팔즉무상종 후이 즉법성종
又七卽始敎요 八卽頓敎요 九卽終敎요 十卽圓敎니라.
우칠즉시교 팔즉돈교 구즉종교 십즉원교
앞에서 설명한 열 가지의 각각은 대승과 소승의 어디에 해당하며,
또 여러 대승종 가운데 어디에 속하는가를 구별한 것입니다.
참고적으로 말하면 현수스님이 일체교를 총판(總判)할 때에는
소승교ㆍ대승시교ㆍ돈교ㆍ종교ㆍ원교의 오교(五敎)로서 교판했는데,
현수스님의 오교 교판은 바로 여기에서 말하는 십종을 내용으로 한 것입니다.
또 일곱째는 또한 이제를 갖춘 종이라 이름하니,
말하자면 승의(勝義)가 진실하기 때문에 무(無)가 아니요,
세속의 인과를 잃어버리지 않기 때문에 유(有)이다.
又第七은 亦名二諦俱有宗이니 謂勝義眞實故로 不無요 世俗因果不失故로 是有라.
우제칠 역명이제구유종 위승의진실고 불무 세속인과불실고 시유
일곱째의 법상종은 세속제(世俗諦)와 승의제(勝義諦)를 다 갖추고 있어
이제구유종(二諦俱有宗)이라고도 합니다.
또 법상종은 진속(眞俗) 이제에서 법상(法相)을 많이 강조하므로 상종(相宗)이라고도 합니다.
여덟째는 또한 이제가 쌍으로 끊어진 종이라 이름하니, 말하자면 승의는 모습을
여의기 때문에 유(有)가 아니요, 세속은 연기에 의해 생하여 환(幻)과 같기 때문에
무(無)이다.
第八은 亦名二諦雙絶宗이니 謂勝義離相故로 非有요 世俗緣生如幻故로 是無라.
제팔 역명이제쌍절종 위승의이상고 비유 세속연생여환고 시무
앞의 법상종에서 진제(眞諦)는 진실해서 없지 않은 것이고,
속제(俗諦)는 인과가 그대로 있기 때문에 있다고 하여 진속 이제가 다 있다고 했으나,
여기에서는 그 반대로 승의제인 진제는 모든 상을 여의었기 때문에 있는 것이 아니고,
세속제는 연기에 의하여 생기는데 환(幻)과 같기 때문에 없다고 하여
이제가 다 떨어져 진공절상(眞空絶相)으로서 법상종과 반대의 입장에 놓여 있습니다.
아홉째는 이제가 장애가 없는 종이니, 유마경과 법화경 등과 같다.
九는 二諦無碍宗이니 如維摩法華等이라.
구 이제무애종 여유마법화등
법상종(法相宗)이든지 무상종(無相宗)이든지 결국 이들의 주장은 편견에 불과하다는 말입니다.
이제의 무애는, 유상(有相)과 무상(無相)이 서로 무애하여
유즉시무(有卽是無)요,
무즉시유(無卽是有)로 유마경과 법화경에서 주장하는 종지와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열 번째인 원교의 화엄종은, 위의 화엄경소(華嚴經疏)에서 더 이상 따로 설명하지 않았으나,
'법상종이나 무상종, 이제무애종 등 여러 대승종의 최후에 성립된 것이므로 가장 수승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제의 무애 등을 바탕으로 하였으므로
유(有)나 무(無) 등 어느 한 면에 편중되지 않은 중도적인 종이라는 것은 확실히 드러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