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소개
추억의 영화
대야망(The Blue Max, 1966)
어릴 때 외국영화를 많이 보면서 서서히 영화에 대한 수준을 높여 나갔지만 한 번씩은 내가 어린 나이임에도 “참 멋진 영화다!” 라는 느낌이 드는 영화들이 있었다. <대야망>(The Blue Max)도 그런 영화중의 하나였다. 특히 군인 복장을 한 남주 죠지 페파드의 매력에 푹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이 있었다. 당시에 봤던 영화들인 <도브룩전선>, <서부개척사> 등에서도 죠지 페파드가 나왔기에 더욱 친숙한 배우였다. 특히 감독은 당시 헐리우드에서 가장 핫한 감독이었던 죤 길러민이다. 그 시절 헐리우드의 대작영화들은 거의 다 이 죤 길러민에게 맡기는 분위기일 만큼 인기 감독이었다. 시대마다 그런 인기감독들이 있다. 세실 B 데밀, 하워드 혹스, 죤 길러민, 스티븐 스필버그, 제임스 카메론, 피터 잭슨, 리들리 스코트 등이 그런 감독들인 것으로 안다.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까지 당시 영국 캠브릿지대 출신이었던 죤 길러민은 미국으로 건너가서 대작영화들을 주도하다 시피 했는데 <타워링>, 제시카 랭의 <킹콩>, <나일 살인사건>, <대야망>, <레마겐의 철교>, <엘 콘도> 등을 만든 당시 최고 인기 감독이었다. 그리고 조연으로는 제임스 메이슨, 007 본드걸 출신의 우슈라 안드레스, 제레미 켐프 등 제법 비중 있는 배우들이 나온다.
보통 전쟁영화라면 거의가 2차대전이 배경이지만 이 영화는 1차대전이 배경이다. 1차대전 배경의 영화로는 스탠리 큐브릭의 <영광의 길>, 루이스 마일스톤의 레마르크 원작 <서부전선 이상없다> 정도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데 이 <대야망>은 흥행에도 성공하고 재미도 제법이지만 그리 널리 알려지진 않았는데 그 이유는 나도 모른다. 그리고 <아라비아의 로렌스>도 1차대전이 배경이지만 본격적인 전투영화는 아니다.
1차대전 당시 독일 군인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훈장이 블루맥스 훈장인데 그 훈장을 쫓는 독일군 전투기 조종사의 얘기를 그린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슈타첼(죠지 페파드)은 이 블루맥스 훈장을 쫓는 비뚤어진 욕망으로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다는 스토리를 잘 풀어낸 작품이다. 영화의 제목 자체가 <The Blue Max>인데 이 훈장은 1차 세계대전 시 독일에서 적기 20대 이상을 격추시킨 전투 조종사에게 주는 일종의 최고 무공훈장으로 이 훈장은 18세기 프로이센의 프리드리히 2세가 만들었다는데 영화의 주인공 슈타첼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 훈장을 받으려고 기를 쓴다. 그에게 이 훈장은 일종의 신분상승의 표시와 수단이었는데 주인공은 서민 출신이라 자신이 출세하기 위해 선택한 길이라고 생각된다. 슈타첼 옆에는 이미 블루맥스 훈장을 받은 명조종사 빌리(제레미 켐프)가 있는데 슈타첼은 그 빌리를 앞지르기 위하여 빌리와 자존심으로 게임 비행을 벌이고 그 게임 비행으로 빌리가 사고로 죽자 빌리가 격추한 적기를 자신이 격추한 것으로 거짓신고까지 하여 클루거만 장군(제임스 메이슨)의 신임을 얻어 내지만 슈타첼은 자신의 비열한 행위에 대해서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자기 목적만 집요하게 추구하는 도덕적으로 무감각한 인물이기도 하다.
영화 <대야망>의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전투기들이 벌이는 공중전과 전투 장면들이다. 1차대전이 배경이라 전투기는 적기를 향해 기관총을 발사하는 식으로 전투를 하는데 촬영이 아주 실감이 나고 비행편대의 비행 등은 찬란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특히 영화의 백미는 슈타첼과 빌리의 게임 비행인데 두 전투기가 교대로 교각 사이를 통과할 때 긴박감이 넘쳐난다. 그렇다고 공중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육지에서의 참호전 등을 포함한 지상전도 큰 스케일로 전개시키는데 나중에는 공중전과 지상전을 모두 같이 보여주는 스펙타클을 자랑한다. 실제로 당시 있었던 비행기들을 그대로 제작해 사용했고 스턴트 조종사들이 나와 연출한 공중전 장면은 단연 이 영화의 자랑거리이다. 당시의 아날로그 방식으로 촬영을 전개한 셈치고는 상당한 장면들이라고 아니할 수가 없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평범한 집안 출신이었던 슈타첼은 보병으로 입대했다가 공군의 조종사 부족으로 단기훈련으로 비행사로 소위 임관하나 당시는 조종사 대부분이 귀족이나 명망 있는 집안의 자제들이라야 자격이 있었으니 주인공은 그런 금수저들과는 묘한 대결관계로 갈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슈타첼은 격추한 적군 비행사들의 장례식을 비웃고 지상전 참호속에서는 시체들이 널부러져 있다며 귀족출신 비행사들 하이데만, 빌리 등과 논쟁을 벌이면서 대결구도를 만드는데 그는 결국 적기 20대를 격추한 조종사에게 주어지는 블루맥스 훈장을 받아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려는 강한 집념에 병적으로 집착하게 된다. 그러면서 금기시된 유부녀와의 러브스토리를 벌이는데 그녀는 크루거만 장군의 바람기 있는 아내 우슐라 안드레스이다. 결국 이들의 사랑은 야망의 청년 슈타첼을 몰락과 죽음으로 끌고 간다.
우리가 영화사에서 죠지 페파드 하면 먼저 떠올리는 작품이 오드리 헵번의 유명한 낭만파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다. 그 영화를 발판으로 대작 옴니버스 서부극 <서부개척사>에서 중요한 배역을 맡았고 또 <위대한 욕망>으로 스타가 되었지만 당시에 경쟁자 스타들은 너무 많았다. 스티브 맥퀸이 <네바다 스미스>로, 제임스 코번이 <전격 후린트 고고작전>, 챨스 브론슨이 <방문객> 등으로 치고 올라오면서 그는 한때 TV 안방극장으로 밀리기까지 했지만 다시 이 <대야망>에서 자신에게 꼭 맞는 캐릭터인 냉혹하고 철저한 모습의 독일군 비행조종사로 멋진 연기를 해내 다시 재기한다. 그는 영화에서 블루맥스 훈장에 대한 집착 끝에 동료들까지 해하며 끝내 훈장을 받지만 자신이 이룬 업적을 고수하기 위해 연인이었던 백작부인이 스위스로 도망가자는 제안도 거절하고 스스로 파멸의 길로 들어선다는 인상적이고 강렬한 연기를 보여주며 다시 인기를 회복한다. 이 영화에 명배우 제임스 메이슨도 나오는데 상당한 호연이다. 야망에 찬 젊은 장교를 교묘하게 조종하며 이용하고 결국 파멸에 빠트리는 연기를 중후하게 해 낸다. 그는 젊은 장교이자 자기 아내와 관계를 맺는 불륜남인 슈타첼의 非行을 처리하기 위해 신종 비행기 시험조종으로 유도해 사고로 스스로 죽게 만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자 그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슈타첼과 바람을 핀 아내에게 점심 먹으러 가자며 태연하게 말하는 장면의 연기에서는 독일귀족들의 거만함과 위선을 잘 보여주는 대목으로 압권이다.
전투기들이 공중전을 벌이는 영화들은 더러 봤지만 이처럼 흥미롭고 실감나게 표현한 영화는 드물다. 지금 생각해 봐도 <대야망>의 군복 입은 죠지 페파드는 너무나 멋이 있다.-펌글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