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카타콤, 무덤교회가 가능했던 이유
인류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인간이 진리와 신앙의 가치관으로 한 개인이나 몇 사람이 철저하게 살 수는 있을지 몰라도 수백, 수만, 수십만의 사람들이 그렇게 살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렇게 진리와 사랑에 사로잡혀 그렇게 산 사람들이 있다. 지상의 삶을 포기하고 지하로 숨어들어서 자신들의 진리를 고수하며 산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기들 끼리 모여서 자기들만의 유토피아를 세우지 않았다. 그들은 티베르강이나 시장, 빈민가를 돌면서 버려진 아기들, 노인들, 전염병 환자들을 거두어 보살폈다. 그리고 버려진 시체를 모아서 매장하였으며 남녀노소, 빈부귀천, 나라와 민족을 넘어서는 건강한 평등, 평화,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었다.
지상의 사람들이 제국의 중심지에서 피비린내나 나는 권력다툼을 할 때, 영토와 세력의 확장을 위해 전쟁을 벌일 때, 부귀영화를 누리며 노예들을 학살하고 사고 팔 때, 여성과 어린아이들을 물건으로 취급하며 버리며 인권을 유린할 때, 대형경기장에 모여서 살인게임을 즐기며 환호할 때, 대형목욕탕에서 환락을 즐기며 빈민들을 수탈할 때 카타콤의 성도들은 생명을 걸고 주님의 사랑을 땅에서 살아냈다. 생명을 바치며 진리를 따라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마제국은 황제를 신으로 숭배하였기 때문에 제국의 수도에 있는 로마교회 성도들은 늘 고발당하는 위험에 직면해 있었다. 그들은 자유롭게 예배드릴 장소와 도피할 처로 로마성 밖에 있는 지하무덤을 선택하였다.
로마교회 크리스천 1세대는 일시적인 피난처로 카타콤에 들어갔지만 크리스천들은 313년 콘스탄틴대제에 의해 기독교가 공인될 때 까지 무덤에서 공동예배 장소, 공동생활과 공동생산을 하면서 땅에서 하늘의 살을 살았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주기도문의 고백을 그들은 땅에서 성취하였다.
카타콤이 예배장소와 주거장소로 사용될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 하나님께서 로마교회 성도들을 미리 예비해 놓으신 것 같은 광야였다. 아래와 같은 몇 가지 이유 때문에 로마교회는 지하교회로서 300년 동안 존재할 수 있었다.
첫째 당시 지하무덤은 황제의 권력이 통하지 않았다.
무덤은 황제의 신하나 황제의 군대도 들어갈 수 없는 치외법권 지역이었으므로 크리스천들은 안심하고 거주하며 예배드릴 수 있었다.
둘째 로마 일대 지하에는 지하수가 흐르지 않아서 땅이 건조하였다. 아무리 안전한 곳이라 할 지라도 습기는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살 수 없으나 로마 주변의 지하에는 수맥이 흐르지 않아서 지하라 할지라도 사람들이 살만 하였다.
셋째 땅은 파기는 쉬운데 일단 흙이 산소와 접하면 견고해서 무너지지 않으므로 지하 몇 십 층까지도 파내려갈 수 있다.
넷째 땅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먹 냄새)가 부패를 방지하였고 나쁜 냄새를 정화시켜 주었다.
다섯째 AD 1세기에 로마에 건축 붐이 일어났다. 무덤교회 성도들이 흙을 파서 벽돌을 만들면 로마성 내에 사는 교인들이 팔아서 식자재와 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을 공급해 주었다. 성내와 성밖에 있는 성도들이 서로 보충보완하면서 300 여 년 동안 로마황제 숭배에 굴복하지 않고 신앙으로 살았고 결국은 세속의 제국인 로마제국을 무너뜨렸다.
매스콤의 평형감각을 잃은 보도, 인기를 추구하는 보도, 과장된 의도적인 보도 때문에 마치 교회가 이기적인, 반사회적인, 반체제적인, 매족적인 존재로 보여지도록 강조하고 조장하는 시대에 기독교 시작의 첫 머리에 있었던 로마 무덤교회를 안타까운 마음으로 소개한다. 그리고 한국 기독교 역사 130년 동안 독립운동과 식민지 백성의 위로와 계몽, 한국전쟁과 전후 복구, 민주화, 인권운동, 평화와 통일을 위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한다.
코로나시대 1년 만에 교회가 악의 축인 것처럼, 공공의 적인 것처럼 인식되도록 의도한 언론과 그 배후 집단들의 잘못된 자고와 무지에 대하여 진지한 각성과 성찰이 있길 빈다.
그리고 코로나팬데믹에 일조한 교회집단들의 이기적인 행위에 대하여 깊이 반성하며 회개한다.
호시탐탐 교회를 노리는 사회와 집단에게 교회를 눙멸하며, 폄하하며, 혐오발언을 할 수 있는 빌미와 여지를 주는 한국교회의 어리석음과 영적 교만과 영적 무지에 대하여 깊이 탄식하는 바이다. 바라기는 한국교회가 로마 무덤교회처럼 치열하게 처절하게 종말론적인 자세로 진리를 실천하고 사랑으로 세상을 수용하며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는 교회로 거듭나서 세상이 두려워하는 교회, 존경하는 교회, 사랑 앞에 무릎꿇을 수 밖에 없는 교회가 되길 간절히 빈다.
주님!
세상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이름과 교회가 비웃음당하며 능멸당하게 만들고 있는 우리의 죄를 알게 하시고
교회와 목회자, 성도들에게 회개의 영을 보내주셔서 재를 뒤집어 쓰고 옷을 찢으며 금식하며 회개하고 하소서.
2021.2.22.월
우담초라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