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오죽헌이 새로 꾸려지던 시절의 강릉 오죽헌 사진엽서집입니다.
이율곡을 띄우긴 띄었는데, 막상 보여줄 게 없어 곤혹해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문득 이율곡이 왜 뛰어난 인물이라 칭송받는지,
그리고 왜 사임당이 5만원 지폐의 주인공인지 잊어버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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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의 역사 성역화 작업 중에는 현충사와 함께 오죽헌도 있습니다.
영웅이 아닌 성웅으로 승격된 이순신 급은 아니지만, 문신 이율곡도 격상되었습니다.
오늘날 십만양병설은 대체로 율곡 이이의 후학들의 해괴망칙한 조작으로 자리잡은듯 한데요.
이율곡의 학문세계는 별론으로 하고, 대체로 '십만양병설'으로 그의 애국심을 증명했습니다.
박정희는 오죽헌 개관식에 참가하면서 국민들에게 '애국심'을 요구했는데요.
아래에 보다시피 그 처음에는 무엇을 보여줄까 시름이 깊었습니다.(개그콘스트 버젼)
상당히 두꺼운 재질의 표지입니다.
오죽헌- 율곡과 사임당이라는 제목으로 율곡선생기념협회가 간행했습니다.
안에는 십여장 넘는 사진엽서가 담겨 있는데요.
과연 어떤 내용일까요?
담장도 잔디밭도 조경용 나무도 그리고 축대도 모두 산뜻한게, 급히^^ 조성된 느낌이 역력합니다.
조성된 건 이것만이 아닙니다.
사임당의 노래도 있었군요.
내용은 대체로 저러해서 오늘날 우리가 -율곡선생기념사업회도 - 부르기엔 좀 민망합니다.
이은상(작사), 김동진(작곡)의 이름을 여기서도 만나게 됩니다.
큰인물, 겨레의 스승. 눈부신 학문의 탑, 동방에 우뚝 솟았고.
거룩한 구국의 정신 천추에..... 등등 짧은 가사내용에
우리의 이은상 선생이 극존경의 언어는 다 구사했습니다.
거룩한 구국의 정신은 십만양병설을 말하기 쉬울텐데,
그런데 도대체 이율곡의 '눈부신' 학문세계는 어떠했는지 노산선생은 과연 잘 알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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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장소의 주인공은 보통 당사자인데,
'오죽헌'의 주인공은 율곡이 주인공이 아니라 그 어머니 신사임당이 주인공입니다.
나머지 엽서들은 대부분 우리가 알고 있는 신사임당의 그림들로 가득합니다.
이 그림.
이그림..
신문에선가...어떤 그림들은 신사임당이 그린 게 아니라는 학자의 주장을 읽은 것 같기도 하고....
아모튼 이율곡을 보여줄 물적증거가 별로 없으니(내생각임), 그 어머니를 대신 보여줍니다.
이런 그림.....
이율곡의 학문세계도 사진엽서에 담기 어렵다 치더라도
십만양병설은 애초에 없던 거니 더 담을 수 없습니다.
하여 이율곡의 내용은 겨우 붓글씨 한점에 그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나라 화폐에는 근대인물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왜 이데올러기도 전혀 다른 그 먼 조선시대에까지 올라가야 할까요?
이런 거 생각할때면 짜증이 확 납니다.
제작 인쇄는 서울의 제일정판사(精版社)이군요.
정판사라는 말은 그 유명한 '정판사' 사건으로 우리의 뇌리에 남아 있습니다.
일각에 의하면 미군정의 조작이라고 하죠.
이 사건으로 인해 남로당적 이데올러기는 점차로 남한의 인민에게서 멀어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