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야독 / 강유선
낮에는 밭 갈고 밤에는 글을 읽는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뭔가 하나는 줄이거나 포기해야 가능한 것이었다. 요즘은 이걸 몸소 체험하고 있다. 평소에는 성경 쓰기, 읽고 싶은 도서 한 권씩 보기, 아이들과 이야기 나눌 책 내용 분석하기, 맞춤법이 약한 아이들을 위해 자, 모음 조합 따라 쓰기 공책 만들기, 문식성이 약한 1, 2학년이 쉽게 쓸 수 있는 비문학 필사 노트 만들기, 시사, 교양 프로그램 챙겨 보기, 글 쓴 것 첨삭하기, 도서관에서 관심분야 책 빌려다 주기, 간식 만들기 등을 하고 있다.보통은 평일 오전이나 주말로 나눠서 하거나 시간 나면 틈틈이 했는데 지금은 방송대 강의 들으려고 퇴근하고 나서도 다 끝내놓고 잠 든다. 그러고 다른 때 인터넷 강의를 시청한다. 근래 들어 내 소원은 제발 하나라도 더 보는 것이다.
그동안 내가 편하게 산 것이었구나 싶다. 이제까지는 일하면서 주말을 기다려 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초등학교 4학년 때 이후로 수, 목, 금 이렇게 요일을 확인해나가기 시작했다. 한번은 힘들어서 화장실에서 소리친 적도 있다. “아악. 내가 왜 한다고 했을까?” 그런데 문득 의자에 않아 있는 게 허리가 아파 엎드려서 하고 흰머리가 많아져도 포기하지 않고 책상에 얼굴을 대며 잘지언정 마침내 졸업장을 받아냈던 엄마의 모습이 떠올랐다.
한번은 내가 “힘들면 그만할까?”라고 물어봤다. 그랬더니 “여기서 쉽게 그만두면 내 자식들도 똑같이 할 것 같아.”라고 하셨다. 꾹 다문 입술, 옹골찬 그 눈빛. 아직도 기억이 선명하다. 그래서 더욱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드시 이겨내자.’ 지금 이 시간들이 어떻게 보면 내겐 도전이자 모험이다. ‘주경야독’, 누가 이런 말을 만들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선조들의 지혜는 놀랍다. 완주해서 든든한 딸이 되고 싶다.
첫댓글 힘들지만 강유선 선생님은 해낼 것이라 믿습니다. 응원합니다.
네, 선생님. 고맙습니다!
주경야독 화이팅!
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바쁘신 중에도 글을 쓰는 것 같아 대단하십니다.
저도 큰아이 두 돌 지나서 방통대 공부 시작했었어요. 수업 듣다가 잠들기 일쑤였는데. 지나고 나니 잘했다 싶어요. 어떤 도전이든 수확은 있는 거 같아요. 힘내세요.
고맙습니다. 선생님. 졸업하고도 배운 걸 잘 써먹어야 할텐데 여러모로 걱정입니다.
열정 많은 강유선 선생님 늘 응원합니다. 이 고난을 이겨내면 언젠가는 반짝반짝 빛나는 인생길이 펼쳐지리라 생각합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