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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메츠 서재응이 지난 시즌 새로 익힌 변화구인 커브를 자제키로 한 것은 투수 코치인 릭 피터슨의 조언에 따른 것이다. 피터슨 코치는 지난 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서재응의 오른쪽 검지 손톱이 깨진 뒤 “당분간은 손톱에 무리가 많이 가는 커브를 던지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서재응의 커브는 손톱으로 실밥을 찍어서 던지는 ‘너클 커브’에 가까워 고질적인 손톱 부상의 원인이 됐다.
서재응은 이와 함께 아직 손에 익숙지 않아 시범경기 부진의 빌미가 됐던 투심 패스트볼도 내년 이후에나 투구 레퍼토리에 추가하기로 했다. 커브와 투심을 던지지 않더라도 제구력이 살아났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구사할 수 있어 투구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재응은 8일 만의 선발 출격에서 시즌 2승을 노린다. 14일 오전 10시35분(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다. 원래 11일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손톱이 완전히 낫기를 기다려 애리조나와의 4연전 마지막날로 등판을 미뤘다. 맞대결 상대는 지난해 신인왕 경쟁을 벌였던 브랜던 웹(2승2패, 방어율 3.02)이다.
서재응의 애리조나전 선발 등판은 4선발 복귀를 확정하는 중요한 무대다. 시범경기 부진으로 시즌 개막 때 어이없이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던 그가 불과 40일여일 만에 제 자리를 찾은 것이다. 최근 그의 4선발 자리를 뺏었던 타일러 예이츠는 잇따른 부진으로 빅리그에서 도중 하차했다. 또 예이츠 대신 선발진에 합류한 노장 제임스 볼드윈도 11일 경기에서 루이스 곤살레스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하는 등 3회를 채 넘기지 못하고 6실점으로 뭇매를 맞았다.
메츠는 톰 글래빈, 스티브 트락셀, 앨 라이터의 1~3선발이 호투하고 있지만 4·5선발이 일찌감치 무너지는 바람에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에서 하위권으로 처졌다. 우여곡절 끝에 4선발을 다시 꿰찬 서재응은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올해 애리조나 유니폼을 새로 입은 거포 리치 섹슨이 어깨 부상으로 경기 출전이 불가능한 것도 행운이다. 밀워키 시절이던 지난해 3점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3타점을 때려 서재응의 천적으로 자리잡은 섹슨은 현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서재응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탬파 | 손남원 특파원 mcgw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