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 대체 레포트> 시나리오 분석하기
관광경영학과
4838265 우은진♬
너는 내 운명
너는 내 운명은 2005년에 나온 작품이지만 이 영화를 본 건 얼마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으로 황정민을 스타급으로 만들어놨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었음에도 이렇게 2008년이 끝나가는 시점에 영화를 본 걸 보면 교수님이 항상 말씀하시는 ‘영상예술의 이해’수업 듣는 학생이라고 할 수 없겠지만 이렇게 재밌고 감동적인 영화를 보고 난 뒤 시나리오를 통해서 한번 더 보게 되니 그때 그 감동이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작가는 천재라는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이 영화가 ‘참신하지 않다, 틀에 박힌 멜로 영화이다‘라고 하지만 뻔한 멜로 이야기 속에서도 자신만의 개성으로 관객들의 심장을 찌르는 무언가를 잘 집어냈다고 생각한다. 이 작가는 영화 ‘깃’에서 처럼 사람들이 많이 드나드는 나무 문지방을 긁어 먹었나 싶을 정도였다. 솔직히 영화는 많이 봤지만 시나리오 자체를 읽어보기는 처음이었다. 시나리오는 주인공 행동 하나하나를 자신이 겪은 것 처럼 또는 자신이 직접 본 것처럼 자세하게 묘사 되어있고 대사 하나하나가 실존 인물처럼 시골의 노총각 아저씨, 새침떼기 다방 아가씨의 개성을 살렸다.
우선 너는 내 운명 시나리오를 분석해보면 각색 시나리오라고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기 때문에 느슨한 각색을 취해 기본적인 구조를 약간만 갖추고 나머지는 작가의 이야기로 이어나간다. 그리고 구성방식은 결과-원인식 이라고 할 수 있다.
시나리오의 첫 부분은 이미 끝장면인 교도소에서 시작되며 눈사람을 만들고 ‘난 사랑에 빠졌다’라고 얼굴에 써 붙여놓을 정도로 해맑은 남자의 모습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다 다시 회상처럼 이야기가 원인-결과식으로 은하와 석중이의 사랑이 시작되고 원초적 본능처럼 결과-원인식으로 전개되다가 다시 원인-결과식으로 바뀐 구성 같지만 결국 은하가 출소를 하게 되고 둘이 다시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를 보면 결과-원인식의 전형적인 구성임을 알 수 있다.
영화의 단계적 특성으로 발단부에서는 은하라는 여자가 시골 다방에서 내려와 일하게 되고, 우연히 결혼 상담 사무소 앞에서 석중의 모습을 보게 된다. 돈 내놔라고 행패를 부리는 석중의 모습을 봐서 그리 넉넉지 않은 살림에 아직 결혼도 못한 노총각 티가 풀풀나는 아저씨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발단부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갈등이 시작되는데 이 영화에서는 개인 대 개인의 갈등보다는 개인 대 사회의 갈등으로, 에이즈에 걸린 은하를 모두 피하지만 석중은 끝까지 은하를 사랑하고 지켜주겠다는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 사람들은 모두 말리고 에이즈에 걸린 은하 자신조차 석중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떠나지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말려도 석중 하나만은 은하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갈등과 위기는 같은 선상에 있다고 하는데 석중을 피해 달아나는 은하의 갈등에서 사라져버린 은하를 찾으러 다니는 석중에게는 위기가 왔다. 시나리오는 위기가 아주 짧게 펼쳐지고 다시 갈등이 전개되는것이 아니라 그 위기의 해소가 이루어진다. 그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석중은 은하를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그리고 가장 큰 부분은 절정부인데 내면적으로 가장 큰위기가 바로 절정이다. 너는 내 운명의 절정부는 누가 뭐래도 #108 면회실에서 이루어지는 그들의 재회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으로 결말 부분인데 이 영화는 긍정적인 결말, 은하가 출소를 하게 되고 달리는 트럭에서 그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며 끝나게 된다.
인물의 성격을 살펴보면 은하와 석중은 도식적인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시나리오가 뻔한 사랑이야기라는 질타를 받은 것 처럼 그들의 성격이 동정은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지식한 시골의 순박한 청년과 돈을 벌기 위해 다방과 술집에서 일하는 처녀의 이미지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고 쉽게 예상할 수 있으며 예상에 빗나가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보고 남자는 무식하고 여자는 이기적이라고 표현한다.
작가의 의도와 같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남자가 무식하다고 생각 하는건 결국 주인공 석중의 사랑은 예쁜 얼굴에 반한 무식한 것이었고 여자는 병에 걸린 자신을 자기의 이기적인 사랑으로 헤어지지 않았다는 끝까지 이기적이었다는 말을 하는 것 같다.
사랑하는데 무식함과 이기적인 것이 중요할까? 중요한건 어쨌든 그들은 사랑에 빠졌고 마지막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는 것인데 말이다.
석중의 캐릭터는 바보 같지만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라면 밤하늘의 별도 따주겠다고 말하는 듬직한 남자이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영화 속의 석중을 연기했던 황정민의 모습이 더욱 더 생생하게 기억난다. 석중은 바보 같았고 그녀 앞에선 한없이 듬직한 남자였으며 은하를 찾으러 갔던 바다에서 은하의 이름을 부르며 울던 그 모습은 애써 눈물을 유도하지 않아도 눈물이 나지 않아도 저절로 가슴을 시리게 했던 모습이였다. 이렇듯 아무리 좋은 시나이오라도 결국 시나리오만 좋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시나리오, 편집자, 감독, 주연들 또 더 나가서는 스텝과 관객들의 호흡이 좋아야 할 것이다. 시나리오는 그것의 밑바탕이 되는 것이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감독은 어떻게 이런 시나리오를 읽고 자신과 맞다고 생각하는 작품과 장면 하나하나를 상상해가며 찍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영상 예술의 이해 과목의 교재 ‘영화 이해의 길잡이’ 표지를 보면 영화는 한번보고 쉽게 판단을 할 만큼 단순하게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솔직히 처음 이 문장을 읽었을 때 쉽게 공감가지 못했다. 왜냐하면 나는 영화를 한번 보고 난 뒤 평가는 재밌다, 또는 재미없다 두가지로 나누어지기 때문에 영화가 그렇게 복잡한 구성이란 것을 공감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를 한번 읽어보고 나서는 영화는 처음부터 영상으로 이루어진 영상물이 아니라 시나리오 즉, 글로 시작해서 점점 한 단계씩 올라가는 단계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한편의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또 책의 내용과 비교해서 봄으로써 영화 시나리오의 구성을 더 정확하게 알 수 있었고 다음부터는 영화를 보더라도 그냥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아, 이영화는 에피소드식 구성이구나, 주인공의 성격은 어떻구나’ 이런식으로 잠시나마 머릿속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될 것 같다.
생각보다 재밌었던 시나리오는 한편의 소설을 읽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였다.
시나리오를 읽어보면서 나도 영상 예술을 알아가는 것에 한걸음 더 나갔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