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준비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재미있고 흥미진진하지만,
또한 힘이 드는군요. 아. 전 이천만원이면 배낭여행이라기 보단 호텔여행은 할 수 있을 줄
알았답니다. 지금까지의 여행준비를1차 정리하는 의미에서 글을 남겨요
1. 여행을 가게 된 동기
뭐, 원래부터 가고 싶었다는 첫째 이유이구요,
작년에 구로구청에서 구로구민 자치대학을 운영했는데, 자랑스런 구로구민으로 참가를 했습
니다. 16회 강의 중 연대의 어떤 교수님이 그랜드투어란 제목을 가지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18세기 귀족들이 자식들을 일종의 체험교육마냥 유럽여행을 다니게 했고, 그 루트도 지금
우리가 다니는 여행과 비슷하며, 짧으면 6개월 혹은 몇 년을 가정교사와 같이 모든 경험을
하게 하는 투어였다 라고요.
아, 비록 내 귀족은 아니지만 ( 근데 공주예요) 자식들과 그랜드투어는 아닐지라도 배낭투
어는 가고 싶다라는 싹을 트우고 있었습니다.
또, 얼마전 시크릿 책을 읽어서인지 그 책의 동기와 붙이자면,
새해를 맞이할 때 올해의 계획이 뭔지 사람들이 많이 묻잖아요.
저같은 경우 영어 동아리 클럽에서 그런 질문을 합니다. 전 근데 별 계획이나 꿈이 없거든
요. 아줌마라서 라기 보단 제 자체가 뭘 크게 벌리는 것을 싢어하고, 조용히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는...
꿈 없다고 말하면 다른 사람들이 좀 한심하게 보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그래, 그럼 전부
터 가고 싶던 유럽여행이나 간다고 해야지 했습니다.
근데, 동아리 사람이 자기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핸폰 화면에 그 꿈을 써놓고 계속본다는 거예요.
그래서 나도 유럽여행 이라는 글자를 화이트보드에 써서 카메라폰으로 찍어서 내 폰 화면에
올려놨죠. 그런데, 볼 때마다 정말 가야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자꾸 아파트 대출금 갚을려고 했던 돈이 자꾸 덤비는 거예요. 대출금은 어짜피 17년 동안 날 기다립니다.
제 마음속에서 이런 소리가 들리는겁니다.
여행은 더 나이 먹기 전에, 저 아들들이 아직 엄마와 다니는 것을 좋아할 때가 좋습니다.
학원도 제대로 안보내고 있는데, 어학연수도 보내고 싶지 않고, 대신 여행을 가시지요.
매일 집에서 밥도 안해도 되고, 청소도 안해도 됩니다.
아이들이 세계가 넓다라는 큰 세계관을 가질 것입니다. ( 굳이 원하자면, 영어나 다른 외국
어를 배워야겠다는 필요성을 절절히 느꼈으면 하는, 그래서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배우는 - 넘 큰가)
그리고 90년대에 유럽 한달, 동남아 이십일 배낭여행을 다녀온 경험도 있구요.
그래서 갑니다.
남편도 동의하고.
원래 방학기간만 갈려고 했는데, 이왕 가는거 학교 좀 빠지고 길게 가자 싶어 애들과 전 두
달 잡았습니다.
2. 비행기, 유레일패스, 숙박
먼저 가족 배낭여행을 알선해줄 여행사를 찾았습니다. 그냥 구글에서 가족배낭유럽여행 이라는 것을 쳤지요.
여행사가 쭉 나오는데, 이것 저것 읽다가, 가족, 초등학생을 데리고 여행하는 것에 대해 정
보가 있는 여행사가 거의 없었습니다. 이유를 붙이자면, 아이들의 여행이라는 것이 거의 수
익이 남지 않아서일까요.
그래도 어디 한곳을 정했습니다.
그때가 2월이었습니다.
그런데 뭘랄까, 이왕 간다고 마음 먹은 것이 흔들릴까 불안했던 것인지, 빨리 비행기표를
사고 싶었습니다. 빨리 사야 싸다고도 하고.
여행사에 문의했죠. 경비는 이천만원, 초등생 둘과 엄마는 두달, 아빠는 한달, 숙소를 잡아달라.
한 곳에서는 말합디다. 말도 안된다. 애들 데리고 두달 동안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데, 숙
박예약 힘들다. 여긴 그런 여행코스 없다.
다른 곳에선 가능하다.
제가 비행기표를 산 곳에선 그 가격에 맞춰서 짜주겠다 고 하더군요. 음, 숙박비가 이리 비
쌀줄 저도 몰랐고, 여행사 직원도 몰랐답니다. 나중에 뭐라하니, 두달짜리 여행은 처음이라
서 라나요.
루트 짜주고, 비행기, 유레일패스 예약해주고, 숙박예약해주고(그것도 전 호텔을 상상했습니
다.-수영장이 있는 호텔까지 ㅋㅋ), 생활비도 남겨서 이천만원이면 되는 줄 룰루랄라... 하다가,
먼저 지난 4월에 항공 할증료였던가가 5월부터 오른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4월 전에 비행
기표를 사라고 하더군요. 아, 물론 그래야지요.
3월 28일 발권했습니다. 남편 백칠십, 나 백오십팔만, 아이 각각 백이십칠만...
유레일 패스도 그때 같이 구입 할려고 했는데, 떠나기 3주전에만 사도 된다는 친절한 여행사 직원의 말에 참았습니다. - 참 다행이었습니다.
백배 즐기기를 사서 읽다보니, 세이버 패스라는 것이 있어서, 아이둘과 나의 세이버 패스
구입에 관해 여행사에 물어보니 따로 사는 것이 더 싸다는 말을 듣고 또 그런 줄 알았습니
다. 어련히 여행사에서 잘 알까요! 하고 믿었습니다.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전해주니, 남편
이 그럼 애 둘만 세이버는 안되나 하는 물음을 던지더군요.
이때가 5월 중순입니다.
음. 그래서 유레일패스 검색을 했습니다. 엄마와 아이 둘이 한 장의 세이버를 살 수 있고,
가격도 많이 저렴하더군요.
여행사 직원이 정말 몰랐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실제 구매할 땐 세이버로 사게 됐었을 거라
고 하더군요. 아, 많이 실망했습니다.
직원이 루트 짜주고, 여행사 직접 가서 얼굴도 보고, 유레일 패스 시간표랑 복대등도 얻어
오고 했는데, 전화로 많이 귀찮게도 하고 했는데.
또 숙박비가 많이 나와서 민박을 섞어야 한다고 하길래, 제가 알아보겠다고 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5월이었지만 7월 민박이 없다는 거예요. 더구나 가족실이라 원래 없는 곳도 많고, 성수기고.
호텔, 민박, 유스호스텔등을 섞어서 여기저기 가격 비교해 가며 예약하려니, 몇날 며칠이 걸
리던지, 이렇게 오랫동안 인텨넷을 들여다본 역사가 없었답니다. 가격 비교 더 싸면 괜히
즐거워지고, 가족 할인 요청 메일보내 조금이라도 깍아주면 뿌듯해지고... 60일을 20군데에서 자내요.
호텔의 경우 쿼드가 없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타지에서 방 두개 빌려 따로 자고 싶지 않았
기에 시행착오 많이 했습니다. 결국 나중에 경비 때문에 유스호스텔을 알아보게 되더군요.
유스호스텔이 도미토리만 있는 줄 알았는데 가족실이 따로 있는데가 있더군요. 아주 싸진
않지만 그게 모여 모여 경비절약이 되는지라, 생각보다 많이 자게 되었죠. 더구나 뒷부분에
가서.
큰애가 다행히 올 10월이 되면 11살이 됩니다. 11살 혹은 12살부터 유스로 취급을 하더군
요. 호텔이나 호스텔마다 차이가 있어서 일률적이지 않더라구요. 두 살아래만 공짜라거나,
네 살부터 어른요금과 동일하다거나.
참고로 가족이라고 약간씩 할인 받은 곳은 백배 즐기기의 인터라켄 -Funny Farm, 짤즈부
르크의 Jugend & family. YHA 는 프라하의 Hostel Downtown, Manchester YHA입니다.
민박도 한군데 있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군요.
그러는 와중에 실수도 했지요. 민박대행 해주는 여행사에 완불을 해버리고(또 급한 마음이
들어서), 나중에 보니 내가 개인적으로 예약하면 30유로 그러니까 3일치로 하면 90유로를
아낄 수 있었습니다. 취소를 요청하니, 다행이 그 여행사에서 환불을 약속해주었습니다. 참
신사이더군요. 며칠동안 속이 쓰렸습니다만. 아직 환불받진 못했지만 곧 보내주겠지요.
사실, 저가 운운하는 비행기표 값을 보면 완불된 비행기표값도 괜히 속이 쓰려옵니다. 하지
만 이미 끝난 일인지라,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싸게 샀다고 리플달지 마시
기 바랍니다. 비행기표를 샀다는 것은 빼도 박도 못하고 결국 유럽여행을 가야한다는 마침
표이자 시작인 나의 구세주랄까, 샛별, 희망, 새싹 뭐 그런거거든요.
여기 까페를 알고 나서도 제대로 살펴보질 않아 괜히 민박 예약할 때 시간손해도 많이보고,
유레일 패스 싸게 파는 곳도 있다는 것도 얼마전에야 알았습니다. 5월이 가기전에 사볼까 합니다.
얼마전 여기 까페의 삼촌격이시라는 카라치님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잠깐이지만 유익했습니
다. 유럽가서 언제나 가족이라는 것을 강조하면 좋다고요. 그리고 에딘버러도 4일로 늘렸고
요. 싸이 홈피는 일종의 컴맹이라 만들지 못하고, 별로 만들고 싶지도... 그러고 있습니다.
숙박을 다 잡고 가는 여유로움과 동시에 그 빡빡함도 수긍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숙박이 얼추 해결되가니, 가서 어떻게 움질일지, 교통카드, 패스, 전화 같은 것들이 궁
금해오더군요. 다음에 올릴께요.
첫댓글 홧팅, 홧팅!!!!^^
ㅎㅎ 갑자기 마구 힘이 쏟구치는데요.. 남들이 하기 어려운 결정을 하셨듯이 아이들에게도 뜻깊은 시간이 될거 같습니다.
화이팅!!! 전 유로스타 예약을 직접 했거든요. 여행사에서 얼마다 하길래 그리 할려다 한번 알아보니 한 삼만원 정도 차이 나더라구요. 이왕에 여행이라면 하나에서 열까지 직접 알아 보아야 할거 같습니다.
와--지금은 여행가셨을라나? 너무 멋진 엄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