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스트 되려다 땅 치고 후회했다”... 버리는 것이 능사가 아닌 이유
내가 편안하고 무리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적정한 물건의 양’을 찾는 것이 진짜 미니멀 라이프.
미니멀리스트는 무조건 버리는 것일까?
독일에는 ‘Ordnung ist das halbe Leben(정리정돈은 인생의 절반)’이라는 속담이 있다. 정리는 단순히 집을 깨끗하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평생 활용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이다. 다른 사람의 미니멀한 집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내가 편안하고 무리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적정한 물건의 양’을 찾는 것이 진짜 미니멀 라이프에 가까운 방법이다. 그렇다면 후회 없이 미니멀한 생활을 시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미니멀리스트=물건이 적은 사람’이라는 생각부터 버리자
SNS나 유튜브를 보다 보면 물건이 거의 보이지 않는 깔끔한 집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아무것도 놓이지 않은 거실, 가지런하게 정리된 옷장, 호텔처럼 정돈된 침실을 보면 자연스럽게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것을 물건의 개수를 줄이는 것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옷은 몇 벌만 남기기’, ‘집 안의 물건을 최대한 줄이기’처럼 숫자를 기준으로 정리하다 보면 정작 나에게 필요한 물건까지 버릴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 나에게도 필요 없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많은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물건도 내 생활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니라 나의 생활에 맞는 기준이다.
‘일단 버리고 보자’가 정리를 망치는 이유
정리를 시작할 때 가장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는 ‘무조건 버리기’다. ‘하루에 하나씩 버리기’, ‘쓰레기봉투 몇 개 분량 버리기’, ‘옷은 몇 벌만 남기기’처럼 버리는 물건의 개수를 목표로 삼기도 한다. SNS에서 본 ‘버려야 할 물건 목록’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런 방식은 단기간에 눈에 띄는 효과를 낸다. 물건이 줄어들면서 집이 한결 깔끔해지고 정리된 느낌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이건 버리지 말았어야 했는데’, ‘결국 다시 샀다’, ‘예전보다 생활이 불편해졌다’는 후회가 생길 수 있다. 정리의 목표가 ‘얼마나 많이 버렸느냐’가 되면 자신의 생활과 맞지 않는 물건까지 정리할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물건을 버릴 때는 ‘남들이 버리니까 나도 버린다’가 아니라 ‘이 물건이 지금 내 생활에 필요한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좋다.
버리기 전에 먼저 생각해야 할 것
물건을 정리하기 전 가장 먼저 생각해볼 질문은 의외로 간단하다. ‘나는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가?’
예를 들어 청소를 쉽게 하고 싶다면 바닥이나 가구 위에 물건을 쌓아두지 않는 방법을 고민할 수 있다. 물건을 자주 잃어버린다면 자주 사용하는 물건의 자리를 정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집안일에 사용하는 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자주 쓰는 물건을 손이 잘 닿는 곳에 배치하는 방법도 있다.
‘좋아하는 물건만 두고 살고 싶다’는 사람이라면 물건의 기능뿐 아니라 자신이 실제로 좋아하는지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이처럼 원하는 생활의 모습이 구체적일수록 어떤 물건을 남기고 어떤 물건을 정리해야 할지도 자연스럽게 결정된다. ‘미니멀리스트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기보다 ‘내가 원하는 생활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하는 이유다.
정리는 목적이 아니라 ‘생활을 편하게 만드는 방법’
정리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오늘 몇 개를 버렸는지’에 집착하기 쉽다. 하지만 정리의 목적은 물건의 개수를 줄이는 데 있지 않다. 예를 들어 식기를 필요한 만큼만 갖추면 식사 준비를 할 때 필요한 그릇을 쉽게 꺼낼 수 있고, 사용한 뒤 정리하는 것도 수월해진다. 물건을 줄이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집안일을 편하게 만드는 수단인 셈이다.
물건 하나를 정리할 때도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보자.
지금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가?
가지고 있는 것이 부담이 되지는 않는가?
앞으로도 계속 사용하고 싶은가?
필요한 물건이라면 굳이 버릴 필요가 없다. 물건이 많더라도 자신이 위치와 용도를 잘 알고 관리할 수 있으며 생활에 불편함이 없다면 그 사람에게는 그것이 적정한 양일 수 있다. 반대로 물건의 개수가 적더라도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몰라 필요할 때 찾지 못한다면 생활이 편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정리는 한 번 대대적으로 하고 끝내는 일이 아니다. 가족 구성원이 달라지거나 직업이 바뀌고, 나이가 들거나 취미가 달라지면 필요한 물건도 자연스럽게 변한다. 예전에는 매일 사용했던 물건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기도 하고, 생활 방식이 달라지면서 새롭게 필요한 물건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한 번에 많은 물건을 버리기보다는 주기적으로 물건을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옷을 정리하는 계절이 바뀌는 시기나 연말, 이사를 앞둔 때도 물건을 돌아보기 좋은 시점이다.
생활하다 보면 물건이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실패한 것은 아니다. 물건이 늘었다면 다시 한 번 필요한지 살펴보고, 생활 방식에 맞지 않게 된 물건은 조금씩 정리하면 된다. 늘어나면 점검하고, 필요하지 않으면 비우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 이것이 오랫동안 깔끔한 집을 유지하는 현실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