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버티면 경제가 좋아진다? 기대에 어긋나는 숫자의 경고 = 한국 / 12/2(월) / 중앙일보 일본어판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기업의 절반이 내년에 긴축경영을 할 계획이다. 경기 전망이 어둡다 보니 투자와 신규 채용 모두 소극적이다. 특히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게 눈에 띈다. 한국 경제가 수출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고 있어 더욱 충격적이다.
내수 침체도 심각하다. 1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가계의 자동차·의류·주류 등 소비지출이 1년 전보다 급격히 줄었다. 음식료 등 필수 지출 외에는 모두 줄이고 있다는 뜻이다. 자영업자의 주축을 차지하는 40대의 사업소득 감소세도 뚜렷하다.
경기는 좋아질 수도 나빠질 수도 있다. 문제는 내년 암울한 경기 전망이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참고 견디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벽에 부딪히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GDP(국내총생산) 갭률이 내년까지 6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질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현상이 그만큼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이 잠재성장률 자체도 기존 2% 안팎에서 1%대로 끌어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으로는 2%대 성장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성장이 멈추고 제자리걸음을 하는 뉴노멀이 되는 것은 우리 경제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일이다.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국 이노베이션 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열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하는데 현실은 정쟁만 치열할 뿐 성장을 위한 규제 완화나 비전 제시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어쩌면 가장 큰 문제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