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회장 등 5240주 장내매수, 책임경영 논하기엔 규모 작아 '생색내기' 지적
부실계열사 지원 논란에 만도 (73,800원 2800 -3.7%)의 주가가 급락하는 가운데 최대주주는 주식을 잇따라 매수했다.
18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지난 16~18일 사흘에 걸쳐 만도 주식 3800주를 장내매수했다. 지난 17일에는 만도의 신사현 대표, 이흥영 전무와 최병수 한라건설 사장 등이 1440주를 장내매수하기도 했다. 만도 주가가 급락하는 기간 최대주주 그룹이 사들인 주식은 총 5240주로 약 4억원 규모다.
만도는 지난 12일 100% 자회사인 마이스터에 3786억원을 출자했다. 마이스터는 이 자금 중 운영비 400억원을 제외한 3385억원을 자금난을 겪고 있는 계열사 한라건설 (5,630원 10 0.2%)의 유상증자에 투입할 예정이다. 사실상 만도가 한라건설에 대규모로 자금을 지원하는 셈이다.
만도의 일반주주들로서는 주주가치 훼손에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 트러스톤자산운용은 마이스터의 한라건설 유상증자 관련 주금납입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한 상태다. 올 1월 기준 9.7%의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 국민연금을 비롯해 미래에셋자산운용 등도 상황을 지켜본 뒤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라건설 지원이 확정되면서 만도 주가는 미끄럼틀을 탔다. 자금지원 계획을 밝힌 후 첫 거래일인 지난 15일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후에도 연일 하락해 이날 7만3800원에 마감됐다.
불과 4거래일 만에 25% 이상 주식가치가 떨어지는 사이 최대주주는 0.03% 가량의 지분을 늘린 셈이다.
만도 관계자는 "단기간에 만도 주식의 내재가치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급락했다는 판단에서 (정 회장이)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안다"며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치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수량이 적기 때문에 주가급락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았다고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시장신뢰를 잃어버린 데 비하면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치기에는 매수규모가 너무 작다"며 "일종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잇따라 투자의견과 목표가를 하향조정했다. 동부증권은 현재 주가보다도 낮은 7만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한 데 이어 투자의견도 시장수익률 대비 10% 이상 낮을 때 부여하는 '언더퍼폼'(Underperform)을 제시했다.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KB투자증권, HMC투자증권, SK증권, 키움증권 등도 잇따라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