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자들이란 조그만 권한이라도 쥐면 휘두르고 싶고 뭔가 남기고 싶어 조바심을 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안 이달고 프랑스 파리 시장이 파리올림픽에 이어 진행되고 있는 파리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오륜 마크를 에펠탑에 남겨두고 싶다고 밝혀 격렬한논란이 펼쳐지고 있다고 영국 BBC가 2일 전했다.
이달고 시장은 주말에 현지 일간 웨스트 프랑스 인터뷰를 통해 "결정권은 내게 있는데 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합의했다"면서 "그래 맞다. 그것들(반지들)은 에펠탑에 그대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몇몇 파리지앵들은 이 조치를 지지한 반면, 문화유산 보전론자들은 나쁜 발상이라며 프랑스 수도의 상징적인 기념물을 훼손하게 될 것이라며 반대의 뜻을 명확히 했다.
파리올림픽이 지난 7월 26일 막을 올리기 전에 오륜 마크는 29m 너비에 15m 높이, 무게 30t으로 에펠탑 위에 세워졌다. 원래는 오는 8일 패럴림픽이 막을 내린 뒤에 철거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달고 시장은 푸른색, 노란색, 검정색, 녹색, 붉은색 등 오대륙을 상징하는 색깔로 칠해진 오륜 마크를 존치시키고 싶다고 공언한 것이다. 그녀는 현재 바퀴 하나의 직경이 9m로 너무 무겁다며 어느 때인가 더 가벼운 것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회당 소속인 이달고 시장은 또 "프랑스가 다시 파리와 사랑에 빠졌다"고 주장하며 대회 중의 "이 흥 을 계속 가져가자"고 강조했다.
솔렌이라고 자신을 밝힌 젊은 여성은 "에펠탑은 아주 아름답다. 오륜이 색깔을 덧입혔다. 이걸 보다니 너무 좋다"고 프랑스 블루 웹사이트에 글을 올렸다. 하지만 마농은 "진짜 나쁜 발상"이라며 "역사적 순간에 왜 오륜 갖고 장난을 치는가? 올림픽을 위해선 좋았지만 지금은 끝났다. 우리는 옮겨갈 수 있다. 어쩌면 우리는 그것을 치우고 에펠탑을 이전 그대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같은 사이트에 글을 남겼다.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 이용자 크리스토프 로뱅은 이달고 시장은 자신의 계획을 털어놓기에 앞서 파리지앵들의 의견을 들어봤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X에 올린 포스트를 통해 1925~36년 에펠탑에 올라온 시트로엥 광고를 상기시켰다. 물론 볼썽사납다는 취지에서다.
에펠탑은 1889년 세계박람회를 계기로 세워졌다. 당시 파리 예술가들과 지식인들은 맹렬히 반대했지만 지금은 '빛의 도시' 상징으로서 누구나 인정하고 있다. 2014년부터 파리 시장으로 일하는 이달고 시장은 대담하고도 논쟁적인 개헉을 밀어붙인 지도자로 유명하다. 그의 임기 중에 많은 거리들과 센강 둑들이 보행로로 변신했다. 지난해 그녀는 전기 스쿠터 렌탈 금지를 둘러싼 주민 투표를 통과시켰지만 8%도 안 되는 등록 유권자들만 참여하는 한계가 있었다.
2월에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주차비를 가파르게 인상하는 데 대한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운전자 집단과 야당은 그녀의 계획을 공격하며 SUV로 뭉뚱그린 바람에 많은 가족 차량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고 공격했다.
크리스토프 베추 프랑스 환경부 장관은 당시 이런 요금 부과가 "징벌적 환경주의"라고 공박했다.
파리올림픽 직전 이달고 시장은 헤엄쳐도 안전하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며 관료들과 함께 센강에 뛰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올림픽 도중 트라이애슬론 경기는 강한 빗줄기 때문에 여러 차례 지연돼야 했고, 1일 예정됐던 패러 트라이애슬론 경기도 수질이 형편없다는 이유 때문에 24시간 미뤄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