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레슬리 하워드(Leslie Howard)라는 피아니스트를 발견했다가,
우연히, 동명이인의 배우 레슬리 하워드(Leslie Howard)가 검색되어,
그의 정보에서 아래와 같이, 안타까운 최후를 맞이한걸 처음 알게되었고,
그가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Gone with the Wind , 1939년작")에서
항상 주목을 받던 주연배우 클라크 게이블에 가려졌지만,
당시 내가 느낀 레슬리 하워드는 극중에서 답답하지만 섬세한 연기력이 인상적이었던 배우로 기억되며,
영화에서 조연은 주연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이니만큼
주연보다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생각해보니,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가 워낙 유명해선지
그가 출연한 다른 영화는 내 기억에 없지만,
우리나라 전국 체인점 뷔페
'애슐리 퀸즈'가
그가 맡은 역할 애슐리 에서 따온걸 보면,
(실제로 뷔페집 벽면에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장면이나 극중 인물이 붙어있다)
마초(macho) 역할의 클라크 게이블이 맡은 '레트 버틀러'라는 주인공 이름보다는
섬세하면서 여운이 오래 남는 '애슐리'라는 부드러운 이름으로 각인된
레슬리 하워드를 반추해보며,
아래 그의 안타까운 죽음에
늦게나마 삼가 애도를 표한다.
2024/03/07 일마레.
레슬리 하워드(Leslie Howard, 1893 ~1943)는
영국의 배우, 감독, 제작자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애슐리 윌크스 역으로 유명하다.
1943년 DC-3 비행기를 타고 포르투갈로 가던 길에
나치 공군 제40전투비행전대 제5편대 Ju 88의 공격으로 격추당해 같이 타고 있던 다른 12명과 같이 사망했다.
그가 탄 비행기는 민간인이 탄 비행기였기에 격추된 이유가 의문으로 남았는데,
전쟁이 끝나고 나서 드러난 사실은 나치군이 이 비행기를 민간위장용 작전기로 오해했고,
거기다 윈스턴 처칠이 타고 있는 줄 알았다는 것이었다.
당시 이 비행기가 공격받을 것을 알고도 미군 측이 여기에 끼어들면 미군의 작전에 해가 된다고 하여
일부러 놔둔 것이 오랜 세월이 지난 다음에 드러나서,
다른 탑승객 유족들이 분노하여 미군 측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다음 대화는,
당시 레슬리 하워드를 격추시킨 Ju 88 폭격기의 승무원이었던 하인츠 도크(Heinz Dock) 상병이
동료에게 이 사건에 대하여 자랑한 내용. 연합군 정보부가 도청하여 기록하였다.
도크: 저는 대개 같은 목표물의 사진을 두 번 찍었죠.
그 중 한 장은 늘 윗분들이 가졌어요.
제일 근사한 사진은 휘틀리 폭격기를 찍은 것이었는데, 우리 비행대대에서 처음 격추한 놈이죠.
우리는 그 첫 번째 격추를 축하하는 파티를 했다니까요!
다음 날 아침 5시 반까지요.
7시에 다시 출격이었는데 말이에요! 모두 술에 취해 비행기에 짐짝처럼 실렸지요!
휘틀리는 우리 대대가 격추한 첫 번째 목표물이었거든요.
그다음에는 4발기 리버레이터, 핼리팩스, 스털링, 서덜랜드도 격추시켰습니다.
그리고 록히드 허드슨도요. 민항기도 네 대나 격추시켰죠.
하일 놈들은 무장 상태였나요?
도크: 아뇨.
하일: 그럼 그 놈들을 왜 쐈어요?
도크: 우리 엽총 앞에 들어오는 건 다 쐈어요.
한번은 총격을 가했는데, 거기에 큰 짐승들이 잔뜩 타고 있었던 거예요.
열일곱 명이 타고 있었죠. 승무원 네 명, 승객 열네 명이 리스본에서 오고 있었지요.
유명한 영국 영화배우 레슬리 하워드도 있었어요.
그날 저녁에 영국 라디오에서 들었거든요. 놈들은 대담한 조종사들이었죠. 민항기 조종사가 말이죠.
세상에나, 승객 열네 명이 탄 비행기를 뒤집어 버리더라고요.
어이쿠, 그놈들은 모두 비행기 천장에 매달렸을 거예요! (웃음)
그 비행기는 3200미터 상공에서 비행했거든요. 멍청한 놈들!
그 비행기는 직선으로 날다가 우리를 보자마자 커브를 돌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놈들을 잡았죠. 그리고 우리가 가진 걸 다 퍼부었죠.
오, 하나님! 놈들은 기체를 기울여 우리에게서 벗어나려고 했죠. 커브를 그리며 날았어요.
세상에, 한 대가 뒤를 좇았고 다른 한 대가 그 뒤를 따라갔죠.
우리는 아주 침착하고 냉정하게 버튼을 눌렀어요. (웃음)
하일 : 비행기가 추락했나요?
도크 : 당연하죠.
하일 : 그리고 그놈들은 탈출했어요?
도크 : 아뇨, 놈들은 모두 죽었어요.
그런데 그 비행기에 하워드가 탄 게 과연 오해였느냐? 이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고 있다.
하워드가 실은 미국이나 영국 간첩이라서 나치가 정확하게 노리고 제거했다는 주장도 있으며
레슬리 하워드의 아들 로널드 하워드는 1984년에 쓴 회고록인 <아버지를 찾아서>에서
아버지가 영국을 위한 스파이였다면서 아버지를 전사자로 대우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담
아들 로널드 하워드(1918~1996)도 배우로 활동했다.
딸 레슬리 루스 하워드(1924~2013) 역시 한때는 배우로 활동할 계획이 있었다.
1937년 MGM은 영국에서 틴 맨 시리즈와 <여자들>(1939)을 만든 제작자 헌트 스트롬버그의 지휘 하에
레슬리 루스 하워드를 주연으로 <녹원의 천사>를 만들려고 했다가 여러 모로 마땅치가 않자 이를 취소했다.
이후 딱 한 번 아버지 레슬리 하워드가 제작, 감독, 주연한 영화 <Spitfire(The First of the Few)>(1942)에
간호사 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으나 크레딧에는 오르지 않았다.
장국영이 사용하던 영어 이름 레슬리는 이 사람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출처 : 나무위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Gone with the Wind, 1939년 제작
미국 | 로맨스/멜로 외 | 1995.05.05 재개봉 | 12세이상관람가 | 232분
감독 : 빅터 플레밍
출연 : 클라크 게이블, 비비안 리, 레슬리 하워드,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