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동문 - 유튜버
가구, 자동차, 아파트…만물의 ‘스토리’ 전해요
서울대총동창신문 제540호(2023.03.15)
뉴스 진행석에서 보던 그 사람이 맞나 싶다. 유려한 말솜씨는 여전한데 더 정겹고 편안하다. 한 주제에 집중하는 게 왕도라는 유튜브에서 조수빈 동문은 자동차, 아파트, 가구, 인물 등 다종다양한 관심사를 탁월한 스토리텔링과 말그릇에 담아내 구독자 9만명을 모았다.
-다양한 주제를 이야기로 술술 풀어내는 게 매력이다. 모든 기획을 직접 한다던데.
“‘스토리텔링’이라는 기본 컨셉 하에 살면서 만나는 다양한 주제들을 다룬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이나 성향 자체가 여러 방면에 관심 가질 수밖에 없다. 어떤 물건을 살 때 오래 고민하고 공부하는 편이어서 의자 한 점을 사도 의자에 관한 책을 많이 읽고, 브랜드 스토리와 철학을 정확히 알아야 하다 보니 잡학다식 해졌다. 아파트 얘기를 해도 부동산 관점이 아니라 그 속에 얽힌 문화적인 얘기를 하니 좋아하시더라. PD와 둘이 만들어 촬영 횟수는 많지 않지만, 제가 사물을 다루는 방식을 좋아하는 브랜드에서 제작 제안이 많이 온다.”
-자동차 지식은 마니아들도 깜짝 놀랐다.
“10년 넘은 차를 바꿀 생각에 브랜드를 모조리 공부하고, 직접 만져봤다. 영상에선 단순히 신차 소개가 아닌 차 산업이나 미래차 얘기도 들려드렸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달라진 점은.
“그동안 진행자로서 주어진 프로그램에 맞는 옷을 입었다. 서울대 동문이 그렇듯 모범생 기질이 있어 그때그때 최선을 다했고 좋은 평가도 받았지만, 진행자란 모든 밥상이 차려지고 최종적으로 세팅하는 사람이라 제작이란 큰 관점에선 부족할 수 있었다. 작지만 내 채널을 직접 운영하면서 기획자의 고충을 느꼈다. ‘떡상’하면 짜릿한데 잘 될 줄 안 영상은 흐지부지하고, 사람들 마음잡는다는 게 매끄러운 진행보다 훨씬 어렵더라. 공영방송, 종편, 유튜브라는 뉴미디어에서 활동한 경험을 살려 방송업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일도 꿈꾸게 됐다.”
-기억나는 ‘빈둥’(구독자 애칭)님들의 댓글이 있다면.
“최근 뉴스 앵커를 쉬어가기로 결정하고 영상에 속마음을 얘기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제 뉴스를 좋아해 주셨단 걸 알았다. 23살부터 프리랜서 전향 후까지 앵커로 지냈다. 보람찼지만, 성정이 감정이입을 많이 하는 편이라 뉴스 할 때 감정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다. 일이 바쁘고 아이들을 키우다 보니 대중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미처 챙기지도 못하고 달려왔다. 아쉬워해 주시는 댓글에 만감이 교차했다.”
-10만 채널이 코앞이다. 앞으로 목표는.
“올해는 유튜브로 달려볼 텐데, 단순한 내 관심사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것들을 알쓸신잡 같은 형태로 깊이 있게 전해 드리고 싶다. 서울대에 대한 영상도 생각하고 있다. 4년간 다닌 학교라 큰 감흥이 없었는데, 사회에서 다른 분들이 보시는 서울대는 큰 경험인 것 같다. 봄날 예쁜 서울대 캠퍼스에 카메라 들고 찾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