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합니당.” 깜깜한 한밤중에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할아버지는 외딴 숲속에 산 지가 10년이 넘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것을 느꼈다. 문을 두드린 건 사람이 아니라 고라니였다. 헐렁한 남방셔츠를 목에 걸쳐 앞다리에 꿰고, 꼬질꼬질한 넥타이에 중절모자도 썼다.
할아버지는 요즘 고라니와 전쟁을 하고 있었다. 털머위를 숲에 가득 심어 놓고 싶었지만, 심어 둔 털머위 잎자루를 고라니가 다 먹어 버린 것이다. 할아버지는 고라니가 다니는 길목, 털머위를 심은 주변 곳곳에 고라니가 제일 싫어하는 냄새가 나는 것과 소리가 나는 것을 설치했다. 그게 바로 이틀 전의 일이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