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이년 정도만에 예전 근무했던 에이즈사이트를 방문했었습니다.
새로 단장된 깔끔한 홈피.
나의 흔적은 다 사라져 버리고 ㅡ.ㅡ;
몇 해전 저는 아주 열심히 상담을 해드리는... 그 세계에서는 이름 꽤나 날리던
상담원이었는데... ㅋㅋㅋ ... 물론 나중에는 귀찮아짐으로 인해 그저 한 줄 댓글만 달아 드렸지만...
여튼 아직도 많은 이들이 불건전한 관계나 상대방에대한 의심으로 많이들 힘들어 하더군요.
소위 엘리트 집단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그 못된 짓꺼리들을 들으며... 거기에선 솔직히 고백해 옵니다. 왜 이런 고민을 하게되었는지에 대해... 화가날땐 솔직히 니가 한 잘못이니 죄값을 치러야하지 않냐라고 반문해보고도 싶었지만, 곧 죽는 사람마냥 시늉하는 사람들 앞에서 차마 그런 말은 나오지 않더군요. 어떤 상담원님들은 그렇게 합니다 ㅋㅋ. 다신 쪽팔리는 짓 못하게...
한해 그런것 때문에 검사하는 횟수가 몇년 전까지만해도 한해 400 만 건 이었습니다.
피를 뽑고 12주까지 혹은 6개월까지 혹은 몇년을 공포에 시달리며 사는 분들이 많습니다.
4주만에 고민그만하는 사람들도 있고... 하여간 대부분 네가티브... 음성... 정상으로나오죠. 그런분들중 상당수의 분들은 또 그렇게 몇달 안돼서 다시옵니다. 젠장. 그놈의 근성들.
각설하고
저는 일년을 좀 넘게 그곳에서 근무를 하면서 알게된 친구들이 좀 있습니다.
제 나이 27살이었을 당시... 저보다 어리거나, 저와 비슷하거나 저보다 연배이신 사람들.
몹쓸 병이라는 에이즈라는 병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네들은 끼리끼리 모여 살아가더군요. 행여나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전염될까싶어.
불행...
저는 그네들의 삶을 보면서 불행이란 단어를 떠올렸습니다.
가엾고 불쌍한 사람들...
일반사람들은 가족이라 할지라도 그 구성원중에 한사람이 그러한 질병에 걸린다면 멀리하게 되더군요. 그네들은 그러한 상처가 많더군요. 밥한끼 같이 먹기를 꺼리는 사람들.
저는 그해 그사람들과 질펀하게도 술자리를 많이 가졌습니다. 물론 저의 트레이드 마크인
야한 놈담을 곁들여... 어디가나 인기하나는 있습니다... 물론 머리숱 많을때 일이지만.ㅋㅋ
기억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한명은 나와 동갑이었던 여자... 이뻤습니다. 아니 아름다웟다고 해야할 듯.
그 녀석의 남동생과 저는 많이 친했습니다. 누나의 바램이 필리핀에 이민가는 거라해서
열심히 돈모으던 녀석. 동남아는 그러한 병을 가진 사람을 차별하지 않습니다. 이상한
대한민국과는 다르지요. 처음 이슬람교가 존경스러운 시기였습니다.
관리만 잘하면 15 년까진 건강히 살 수 있는... 더 관리를 잘하면 평생 발병하지 않고도 살 수 있는... 돈만 있음 미국 그 농수 선수처럼 잘 살 수 있는... 그런병... 당뇨나 비슷.
하지만 때에 따라선.. 감염 경로나 수혈이나 이러한 침투가 강한 것이나... 강한 스트레스나.. 개인의 신체의 차이에 따라 몇년 밖에 살 수 없는 병.
그 여자는 후자였습니다.
에이즈가 잠복기 였지만 면역이 결핍되어 다른 곳에 병이 생겨버려 그 넘은 그 겨울 그렇게갔습니다. 나중에 안거였지만, 일반 병원에선 에이즈 보균자라 하여 입원도 허락지 않앗다더군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마지막을 맞기까지 그놈은 무척이나 많은 상처를 받앗을 겁니다. 결국 동생녀석의 모은돈은 누나 장레비로 쓰엿지만, 아직도 그러한 사이트에 가면 슬픔이 남아있습니다.
한 놈은 당시 24살의 청년. 부산 살았기에 만나서 술한잔 했던 녀석...
감염사실을 통보 받고 일년동안 두문불출 했다는 놈. 그러다가 같은 감염인의 도움으로 세상으로 발을 디디러 나온 놈.
소주 몇잔에 눈이 충혈되어선 눈물 찔끔거리던 놈.
그놈은 형님 다른사람보다 열배는 열심히 살다가 갈랍니다.
이말을 남기곤 사라졌었다.
그래 그말이 정답이다. 그당시 머나 되는듯 너를 충고하고 조언했던 나는 아주 못난
시간들을 그후에 보내었으니... 나보다 나은 놈.
한 사람은 서울사는 바보형님.
마누라와 이혼하고 홧김에 일 저지르고 고민하다 검사를 했는데 양성판정 나와서
주위를 시끌거리게 했던 사람. 정말 걸린게 아닌가하고 다들 의심했던 사람.
그 다음달 결과에서 음성이 나와서 안도했던 사람.
그렇게나 기도 부탁을 많이 했던 형님은 다음 카페를 열어서 방장이 되었다 ㅋㅋ
32 살 나이에 공부해서 대학을 갔다 ㅋㅋ
그형도 세상을 더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말을 남겼었지.. 지금쯤.. 졸업이겠구나..
나는 멀했나...
그리고 내가 상담한 수 천명 사람중에 유일하게 감염인이 되어버린 여자.
청주에 살았던가.. 대전이었던가... 여대생.
아닐 가능성 99 프로에 대학병원가서 검사하랬는데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2주가 되어도 나오지 않아 의심이 되어 물어보라했더니 국립보건원에 혈액이 올라갔단다.
큰일이다. 1차 검사에 양성이면 그곳으로 보내진다... 불안했다... 하지만 바보 형님의 것처럼 위양성일수도 있으니 결과나오는거 보고 선판단하지말라하고 다음달 한번 더 받자 했으나
그뒤로 잠적. 결과는 포지티브.
동네 보건소에서 연락을 해주겠지만 나에게는 연락을 해올줄 알았건만, 그 소녀는 끝까지 잠수를 탔었다. 하늘이 무너졌으리라...
그 당시 대구에 가장한분을 알았었다. 부부가 감염자...애기둘을 키우고 있는... 애기들에게 전염될까 무척이나 조심하는... 그사람은 직장을 힘겹게 다니고 있었다... 그 엄청난 스트레스를 어찌 견뎠을까...
그분을 돕기위해 모금을 준비했었다.
일일이 메일과 문자를 넣으며 한 수백통을 했을 것 같다.
허나...
모금한 돈은 달랑 이만원... 두사람이 만원씩...
그렇게 살려달라면서 밤잠까지 못자게 하며 핸드폰번호까지 알아내서 전화해오던 사람들은
자기의 목마름이 가시니 타인에겐 아무런 타애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것을 보고 상담원을 그만두었다.
염증이 났다. 인간이란 똥들에게.
자신의 차를 자랑하며 자기 직업이 여교선생이라고 자랑하며 학교에서 찍은 사진까지 게시하던 그놈은 건 전화에 밧대리를 빼기를 수차례했다. 나는 예나 지금이나 선생들을 경멸한다.
그당시 목포와 그쪽에서 한 여자 감염인이 접대부 일을 해서 파동이 일어난적이 있었다.
손님은 십대 고등학생들부터 지긋하신 분들...
우습게도 그 여성이 상대한 남성은 체 백명이 안돼었지만 그 한달 동안 그곳 여수와 목포에서 검사한 횟수는 10만건을 넘었었다. 당시에 우린 걸려오는 전화의 반이상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라 조소를 금할 수 없었다.연일 방송에선 마녀사냥식의 보도가 되었고 그사람은 매장이 되었다.
그당시 많은 선량한 감염자들은 더욱 숨을 죽이며 살아야했다.
다소 감정이 격하다.
오늘 싸이트 방문후 그당시 친하게 지내던 형이라 불렀던 사람이 보고 싶어서 그곳으로 전화를 했다. 감염인 이면서 걱정하는 사람들을 위해 상담을 해주던 그 착한 형님.
수간호사 선생은 아직 그곳에 있었다. 나의 상담원 당시 닉네임을 대니 바꾸어 주었다.
노 처녀 였는데... 이젠 노 할머니라 부를까요 했다 ㅋㅋ 아직 시집을 안간 ... 통이 너무 크다 ㅋㅋ...매우 착한 사람.
상담원을 끝내고 울산에 올라가서 일을 했다.
그때 그형과 마지막 통화를 했던게 기억난다.
마른 인삼 달여 먹어라던 형님.
돈 걱정하던 형님.
내가 부자엿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는데... 그 긴통화는 내 밧데리가 없어서 끊어졌다.
돈이야기 해서 내가 끊은줄 오해할까 걱정이 되었는데 진실을 말할 틈도 없이 그형은
이세상과 이별을 했단다.
남겨진 형수님과 자식을은 어찌 살까...
나는 너무 늦게 그분을 찾았나보다.
5년을 넘게 상담을 해주었던 그 형은, 과연 마지막에 자신이 뿌린 사랑을 얼마만큼이나 받고 갔을까.
많이 미안해지는 오늘...
사람들은 너무나 이기주의로 살아간다.
새태가 어떠니 저쩌니 하기엔, 요즘 세상에도 사랑을 뿌리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는걸
말해주고 싶다. 그릇의 차이...
대기업을 다닌다고 연봉이 얼마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나는 그리 부럽지도 좋아보이지도 않다. 세상에 얼마만한 이름을 얻느니 하는 것도 그리 중요하게 생각되어지지 않는다.
그러한 사람들이 진정 사회를 지탱해주는게 아님을 우린 은연중에 알것이다.
가난한 나라라도 행복지수는 높은나라들이 많다.
싱가폴과 태국을 여행하면서 그걸 배웠었다.
오늘 영어단어 하나 오늘 수학문제하나 오늘 하루 얼마를 모았느냐를 걱정하고 따지는 사람보다는 오늘 얼마만큼 사랑을 세상에 배풀었는가를 먼저 생각해보는 사람.
이런 사람이 없다구 ???
이런 사람이 없다면 이 엿같은 대한민국 별써 망했을겁니다.
진짜인 사람.
어떤 사람이 진짜인 사람입니까.
멋지고 잘생기고 자기일 확실하고 빵빵한게 진짜인사람입니까.
여자 맘 잘 뺏고 잘 알고 행복하다고 착각하게 하는게 진짜인 사람입니까.
가짜인 사람에겐 가짜인 사람이 진짜로 보이기 마련입니다.
아직 진짜가 아니더라도
남을 탓하고 욕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볼줄 아는 정도의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 물론 저부터...
최소한 에이즈감염인들을 보게되어도 뉴스에 나와도... 먼저 욕하시지 마시길...
올해 우리나라 검사횟수는 600 만건을 넘었습니다. 물론 그러한 일이 있어도 검사를 안하고
그냥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타인의 친절...
당연히 받아도 되는 것이라 여긴다면
타인의 경멸 또한
당연히 받아도 되는 것이라 여겨집니다.
내가 사는 유리 밖의 세상은 언제나 놀랍고 모르는 일 투성이네요..ㅎ 진짜인 사람은 없는 거 같아요. 진짜라도 가짜가 있죠, 다만 장점이 부각되어 진짜로 보일뿐, 반대도 마찬가질 테고...ㅎ 어떻게 사고하고 살아가느냐의 문제인 듯. 그렇지만 역시 에이즈.. 감염, 이런얘긴 나갇은 갇힌 사람에겐 충격적인 이야기인 듯..ㅋ 많이 생각하는 글이었습니다.
첫댓글 다소 충격적인 글이네요. 저 에이즈 환자니 동성애자니 어쩌니 하는 이야기에 편견없이 고개 끄덕이는 사람인데.. 다른 모든 사람에겐 관대하면서도 남편과 제 자신에겐 전혀 관대하지 못했던 사람. 피터팬님의 글을 읽고 문득 깨닫습니다.
잘봤어용ㅎ
이런 글 읽으면 슬픕니다.
내가 사는 유리 밖의 세상은 언제나 놀랍고 모르는 일 투성이네요..ㅎ 진짜인 사람은 없는 거 같아요. 진짜라도 가짜가 있죠, 다만 장점이 부각되어 진짜로 보일뿐, 반대도 마찬가질 테고...ㅎ 어떻게 사고하고 살아가느냐의 문제인 듯. 그렇지만 역시 에이즈.. 감염, 이런얘긴 나갇은 갇힌 사람에겐 충격적인 이야기인 듯..ㅋ 많이 생각하는 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