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불어 길을 나섰다.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려고 나선 걸음이 무색하게 바람이 또다시 위로만 분다.
와중에 연두에서 초록으로 옷을 갈아입었던 초목들이 온통 바람에 흔들리고 있던 그 광경이 참으로 멋지기만 하다.
휘익휙휙휙 부는 바람결에 상큼함이 건네어져 온다.
흔들리는 나뭇잎마다 저마다의 흔들림이 다르다.
오호호라 경이롭다.
무게감이 다른 나무들의 흔들림에 집중하고 보니 각자 제 몫이 다른 것을 알겠다.
큰나무 곁에 작은 나무까지도 혹은 휘청거리는 버드나무와 대결이라도 하는 듯 휘어지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들 조차
바람을 맞는 방법이나 그 바람에 대처하는 능력치나 제 역할과 가치가 다르다는 것도 알겠다.
이렇듯 도처에 그저 존재해 있었어도 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였던 나무들 조차도 바람을 맞으면서는
제 깜냥을 드러내면서 마구잡이로 흔들리거나 적당한 선을 유지하며 경계선을 넘나드는 모습을 보며
온갖 생각을 하게 되면서 요즘 겪었던 일들을 간과해서는 아니되겠다는, 그냥 지나치면 안될 것 같아 한자락 쓰는 중이다.
장마철이 오기 전에 해야 할 일은 사작하고자 들면 그 어느 것도 섣불리 아무렇게나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 많은 일들 중에, 쥔장이 꼭 해야 하는 일들 중에 반드시 해야 할일은 염장 식품류 만들기와
커텐 바꾸기와 여름철에 맞는 인테리어로 변신하기와 오디 식초와 오디잼을 만드는 일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즈음에는 반드시 해야 할 마늘 장아찌 만들기....햇마늘을 구입하여 일년동안 먹을
특히 고기류와 단백질, 섬유질 배합을 위해서도 함께 먹으면 좋을 염장류를 만드는 것은
겨울 김장만큼이나 중요한 일년 행사이기도 하다.
하여 마늘잎, 마늘쫑, 햇마늘과 햇양파로 절임식품을 순차적으로 담궈놓고 뿌듯해 하다가
한번은 짚고 넘어가자 싶어 오늘은 못참고 쓴소리를 해야겠다 싶었다.
봄날부터 마늘류에 관련된 것들을 소소하게 구입하여 염장을 담그고
마지막으로 햇마늘을 하나로마트에서 구입하여 마늘을 까기 시작하였다.
습관적으로 마늘을 까면서는 열개 단위로 마늘을 정리하면서 숫자를 세는 것.......버릇이다.
그렇게 하여 마늘 한접의 개수를 세는 것은 오래 전 부터의 기본적인 관례 행사이다.
헌데 그렇게 세다 보면 정말로 한접 100개 통마늘이 죄다 구분이 되는데 이번에는 아쉽게도 96개 통마늘 뿐이다.
4개는 속인 걸까? 빠진걸까?
게다가 그동안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마늘이 형편무인지경인지라 상한 것도 6통 정도.
결국엔 90개 통마늘 정도가 한접이 되어버렸다....마늘을 죄다 까고 보니 성질이 나서 쫒아갈까 하다가
시내까지 나가는 차량비가 더들겠다 싶어 그냥 참기로 했다.
예전같으면 못참고 벌써 달려갈을 수도 있으나 사실 이젠 따지는 것도 귀찮기도 하고
괜시리 성질만 내다보면 좋은 소리 못 나올 것 같아 피차 골치아픈 일만 발생할 뿐이지 싶어
그냥 나도 모르겠다.....로 방치하였다.
게다가 저장마늘이라고 사온 것은 어찌나 형편무인지경인지 보기에도 어설퍼 구입할 때부터 따지고 분명히 물었었다.
"햇마늘을 저장용으로 만든 거에요? "라고.
분명히 "그렇다"는 대답을 들었으나 돌아와 마늘을 헤쳐보니 햇마늘을 말렸다고 보기에는 이미 작년에 수확한 마늘인 듯
상태가 햇마늘이 아닌 지난 마늘 같더라는 말씀?
그래도 또 귀차니즘이 발동하여 그냥 저냥 건너가기로 하고 까짓 거 되는대로 먹으려고 마음 먹었어도
어찌나 괘씸하던지 반접에 17000냥이나 하는 마늘, 과연 이래도 되는 걸까?에 속이 상하기 시작한다.
괜히 속상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짜증도 났으나 마늘 까느라 지치고 염장류 만드느라 피곤모드인지라
일단은 무심하게 건너가려고 하였으나 오늘 다시 주문 상품 배송을 보고는 마음이 바뀌었다.
뭐 이런 싸가지들이 있나 싶어서.
산책을 다녀오니 주문 상품이 도착해 있었다.
그러니까 오늘은 또 장마철에 먹을 비상 식량으로 주문하였던 코다리 포장 상픔 18개 중 하나가 완전 함량 미달인 거다.
말하자면 17개는 반쪽으로 된 온전?한 것-티비 광고로 보았던 것과는 여실히 다르도록 부실한-이 오고
구입한 코다리 1개는 반토막도 안되는 윗부분이 담겨져 있더란 말이다.
정말이지 왜들 그러냐....K쇼핑 임성근 양념코다리.
홈쇼핑에 몇 번 당해서 한동안 주문같은 것은 하지도 않았는데
요즘 집콕 상황에 밖으로 외출하기 싫어서 무심히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갑자기 바람 불어
주문한 양념 코다리가 또 저 지경인지라 속을 뒤집고 썩인다.
비싸지만 그래도 요즘처럼 모든 일이 귀찮아지는 즈음에는 그저 누군가의 손길이 담긴 상품이 그나마 덜 피곤하지 싶어
손질이 된 식품인데다 광고하는 사람이 요리대회에 나왔던 사람이라 그냥 구입하였던 것인데
눈가리고 아웅인 건지, 개념이 없는 홈쇼핑의 소비자, 구입자 기만인 건지 알 수는 없으나 정말 왕짜증각이다.
이건 정말이지 어찌 해야 할까나?
전화해서 한바탕 소란을 떨어야 하나 고심하던 와중에 그냥 참아볼까도 했지만 다들 왜 그러냐고....정말 이래도 되심?
하여 분통이 터져 전화를 하였으나 계속 상담원은 통화중.
핸드폰 비용만 날리는 중이라 에라 끊어.
그리고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지면을 빌어 쓴소리 중이지만 정말 왜들 이리 불량 양심인지 모르겠다.
하여 기분좋게 바람을 맞으며 즐기던 산책길에서 든 생각은각자 제 몫을 하는 저 나무들도
나름의 철칙과 생존방법이 있을 터인데 사람이란 탈을 쓰고 정말 이래도 되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라는
억하심정이 먼저요 팽배한 불만이 가득가득이다.
"K쇼핑"에 일단 전화는 해보았지만 계속 불통인지라 그래도 이건 아니지 싶어 또 다시 전화를 걸어도
모든 상담원이 계속 통화중이란다......몇 번을 걸어도 마찬가지, 뭐 이런 ****
사실, 식품에 한해서는 반드시 쥔장의 손을 거쳐야 한다가 철칙이긴 하지만
더러 힘이 들면 홈쇼핑을 활용하긴 하지만 매번 구입하게 되면 좋았던 기억이 별로 없어서
찜찜한 채로 물품을 구입하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번번이 급 실망각이면서 또 속고야 마는 이런 어리석음은 도대체 뭔지.
급 반성문을 써도 한참을 써야 할까보다 싶은 마음이 드는 오늘, 정말이지 홈쇼핑을 믿지 말자고 스스로 위안을 해보지만
여전히 분이 풀리지 않는다.
지난 번에도 모 홈쇼핑에서 생선을 구입하였다가 뒤통수 맞은 기억이 있어 지면에 불만사항을 토로한 적이 있지만
에효.......요즘 시절이 어느 땐데 그런 알량한 짓을 한다는 건지.
첫댓글 아 그래요~? 나도 홈쇼핑으로 음식류를사 본적이 드물어서리... 속상하셨을듯요.
이젠 그런 얄팍한 상술 벗을때도 됐는데 왠열~?
정말 짜증각.
상술이라는 것이 요즘 같은 때 그리 얄팍하면 안되는 거지만
여전히 구태의연하다는 말씀.
따지러 가는 것도 이젠 귀찮아서 그냥 지면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