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핸드스로의 투구폼뿐만 아니라 배번도 19번으로 같고, 얼굴 생김새도 갸름한 스타일의 미남형으로 비슷하다. 동생격인 이강철이 솜털이 보송보송한 하이틴이지만, 성인이 된다면 형님뻘인 이강철을 쏙 빼닮을 듯싶다.
4일 동명이인의 이들이 동시에 마운드에 올라 청룡기고교야구대회가 열리고 있는 동대문구장에서 화제가 됐다.
'아우' 이강철은 천안북일고와의 1회전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 7⅔이닝 동안 8안타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0-2로 뒤진 3회 마운드에 오를 즈음 시계 바늘은 오후 5시20분을 조금 넘겼다. 같은 시각 대구에선 '형님' 이강철이 삼성을 상대로 3-2로 앞선 6회 2사 3루서 마운드에 올랐다.
아마 전에도 없었을 것이고, 앞으로도 보기 힘든 순간이 펼쳐진 것. '형님' 이강철이 7회 1사 1루서 강판했으니, 시간으로 환산한다면 약 10분 동안 같은 이름의 투수가 같은 폼으로 같은 시각에 공을 던진 셈이다.
정작 두 사람은 만난 적이 없지만, 동생 이강철은 '형님'의 광적인 팬이다. 성남 매송중 2학년때 언더핸드스로로 던지기 시작했고, 올해 주엽고에 입학해서는 빠득빠득 우겨 19번의 등번호를 손에 쥐었다. 시간이 날 때면 기아의 경기를 틀어 놓고 '형님' 이강철의 투구폼과 투구 패턴을 유심히 지켜본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