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문화생활] 너를 생각하는 내가 너만을 생각하는 내가 수상해

[여시들에게 책 추천]

출처 : 여성시대 여시들에게 책 추천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오은

책 소개: 한국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문학동네시인선」 제38권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2002년 봄 《현대시》를 통해 등단한 이후 작란 동인으로 활동 중인 오은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첫 번째 시집 이후 4년 만에 돌아온 저자의 이번 시집은 이전보다 한 발 더 나아간 특유의 블랙 유머와 그 안에 담긴 사회와 문명의 비판의식이 담긴 58편의 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익숙했던 한국어를 낯설고 신선하게 풀어내고, 동음 혹은 유사음을 활용하거나 도치를 통해 시 전체에 리듬감을 준 ‘커버스토리’, ‘사우나’, ‘교양인을 이해하기 위하여’, ‘어떤 날들이 있는 시절-소비의 시대’, ‘수상해’, ‘작은홍띠점박이푸른부전나비에 관한 단상’ 등의 시편들이 수록되어 있다. 범상치 않은 언어감각을 선보이는 저자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다양한 시편들을 통해 저자의 시세계를 엿볼 수 있다.

또다른 무엇이 된 너는 또다시 너를 간파하고 싶다

너는
새벽에는 팔랑거리는 이슬

어디에 가서
무엇이 되어
누구에게
맺히고 싶다 단숨에

Be/

너는 더 뜨겁고 강렬해질 수 있다 간혹 너를 쓰다듬는 사람이 있으면 기꺼이 그 품에 안겨도 된다 너는 매혹적이다 사랑스럽다 언제 어디서나 눈길을 끈다 애초에 그렇게 태어났다

커버스토리/

인생의 덧없음을 몸으로,
인생은 덧만 없는 게 아니라
멋이나 벗 같은 것도 없다는 사실을
맘으로, 깨우쳐야 한다 삼월에는
절절히 황사가 날리고 시시로 산성비가 쏟아지므로

부조리/

그러나 영원하지 않다
순간만이 영원하다
영원히 순간만이 있을 뿐이다

눈 밖에 나지 않기 위해서
눈빛은 언제나 강렬해야 한다

팀/

자고 났더니
눈에 쌍까풀이 생겼다
자, 누구한테 고백해야 할까

이국적 감정/

호기심은 낯설고 결핍은 낯익었다 낯 뜨거운 일들은 밤에 벌어진다는 걸 알았다 낮은 이미 충분히 뜨거웠으므로.

란드/

왼손으로 단추를 채우고
오른손으로 지퍼를 올리며

너를 생각하는 내가
너만 생각하는 네가

수상해

왼손으로는
지난 17일에 만난 너를 배웅하고
오른손으로는
다가오는 17일에 만날 너를 손짓하는 내가

수상해

마침내 애가 끓다가 다 타버렸다

나는 너를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네가 다음달로 넘어가기 직전,
나는 너를 어지간하게 끌어당긴다

백지장 위에 턱을 괸 채,
내 계획에는 없었던 네 눈물을 훔치며

왼손 몰래
오른손으로 하는 날렵한 스케치

수상해

수상해/

우리에게 협조하십시오. 우리가 되십시오. 그렇게만 해준다면, 불꽃이 되어 당신 심장에 잠복하겠습니다. 비밀이 새지 않도록 잠시 동안 박제가 되겠습니다.

영영
누설되지 않는 비밀이 되겠습니다.

CIA처럼/

혼자 두지는 마. 낱말을. 하나하나의 고독을
섣불리 모른 척하지 마.

날/

3월엔
괜히 가방이 사고 싶습니다
내 이름이 적힌 물건을 늘리고 싶습니다
벚꽃이 되어 내 이름을 날리고 싶습니다
어느 날엔 문득 사탕이 사고 싶었습니다

6월은 원래부터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꿈꾸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9월엔 마음을 다잡아보려 하지만,
다 잡아도 마음만은 못 잡겠더군요

10월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책은 읽지 않고 있습니다

11월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밤만 되면 꾸역꾸역 치밀어오릅니다
어제의 밥이, 그제의 욕심이, 그끄제의 생각이라는 것이

1년/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엄습하는 것들을 사랑해

아이디어/

허기가 져 공을 자꾸 채운다 네 안에 나를 들어차게 하고 싶다 너를 나의 분신으로 만들고 싶다 빵빵해져서 터지기 일보직전까지 최신판 백과사전처럼, 만개한 꽃봉오리처럼 넘쳐날 때까지

찬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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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샤여샤 ㅎㅇㅎㅇ 시집은 해독하기가 어려워서 난 잘 읽지 않지만 저번주에 생각이 나서 빌려 읽었어! 좋더라고... 큼큼,,,

여시들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네... 난 저 11월의 시가 너무 좋아ㅠ

가독성과 문맥을 위해 몇몇 문단을 건너뛰고 적은 것이 많아요!ㅎㅎ 문제시 수정하겠습니다...

[옐띤]

헉 너무조아 고마워!-

[익익익명명명]

좋다....

[설리=진리]

팀 너무 좋아!!

[딸기후레이크]

오 좋아.....! 제목보고 끌려서 왔는데 좋다

[대성공]

아 너무 좋다 여시야 좋은 시집 알려줘서 고마워 문장이 어쩜 이렇게 예쁠까

[Erlend Oye]

오은 시인 유에서 유 좋아하는데 이것도 봐야겠다! 고마워~~

[호롤룰루루]

책살래ㅠㅠㅠㅠ좋다ㅠㅠ

[냐냥냥 (배고파)]

여샤 잘 읽었어~! 추천 고마워 :)

[클라리사 댈러웨이]

여시 추천 고마워 여시덕에 시집 주문했다...ㅎㅎ

[泽言]

아 글 좋다 고마워!

[느개비어쩌구저쩌구]

아글나무조아 저장해놓고 자주들어와서 보고잇어 고마워ㅠ

[공복유산소]

여샤 수상해로 연어해왔어!! 혹시 수상해라는 시 무슨 내용이라고 해석했는지 여시 의견 물어봐도 돼....? 나는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안가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