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남자의 들어닥침에
상황은 순식간에 조용해져 버렸다.
"너 이 새끼 뭐야 !!!!! 나가!!"
민하를 향해 윽박을지르는 드러운 남자.
민하는 이에 눈한번 깜박이지 않고
해나만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이 새끼 사랑해. 안사랑해."
민하의 갑작스런 말에 멈칫한 해나.
"..다시한번 묻겠어.
이새끼 사랑해. 안사랑해.
사랑해서 지금 이짓꺼리 하는거라면.
조용히 나가줄수 있어."
너무나 진지한 눈빛으로 물어오는 민하에게
그녀는 '안사랑해'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또다시 괴롭힘을 당할생각을 하면 어쩔수 없었다.
"...사랑해요..."
-쾅!!!
그녀의 대답과 함께
오피스텔 벽을 힘껏 내리치는 민하.
이내 욕실로 들어가 목욕까운을 가지고 나와
속옷차림의 해나에게 억지로 껴입힌다.
"이..이거놔요!!!"
반항하는 해나의 손목을
더욱 힘껏 잡아 당기며 말하는 그.
"..맨날 거짓말 하지.. "
그렇게 민하의 손에끌려 해나가
오피스텔 방문을 벗어나려 할때.
뒤에서 꼬라지가 한심하다는 듯
소리지르는 드러운 남자.
"이 자식이!! 여자가 싫다는데!!
너 나가!! 우리 사이에 끼어들어서
장애물짓 하는건 너야 자식아!!
밖을 향하던 발걸음이 멈춰지고.
기가 찬듯 뒤를 돌아선 민하가
차갑게 한마디를 내뱉는다.
"..죽는다."
호피스텔에 처음 들어왔을때 처럼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한목 받으며
민하에게 손목이잡혀 중앙홀을 질질끌려가는 해나.
"..제발..제발 놔줘요.
저 사람때문에..제 주위사람이 피해보는게 더 싫어요"
무작정 울쌍이는 해나를 끌고가다
이해가 안된다는듯.
"..그게 왜 니탓이야."
한마디를 남기곤 입을 꾹 다물어버리는
민하에게 끌려 도착한 곳은 어느 번화가앞이였다.
그리고 번화가 거리를 지키고 있는 한여자.
해나가 한번 봤던 시각장애인의 여자였다.
"..민하오빠 야? "
"어.. 집에 가자 성은아."
"어디갔다 온거야. 나 오늘 맛있는거 사준다며∼"
아쉬운듯 성은이가 말하면.
그 옆에서 불쑥 한마디를 내뱉는 해나.
"그래요.. 동생분 맛있는거 사주세요.
전 이만 가볼께요."
하며 잡힌 손을 풀려하면
더욱 새게 움켜쥐는 민하.
"이것좀 놔줘요..!"
한참을 실갱이를 하고있을까.
"오빠. 누구야."
조금전과 달리 너무나도 다른어조.
너무나도 다른 표정으로 말하는 성은이.
"임민하!! 누구냐구!!!!!"
"아무도 아니야."
"정말? 정말이야?!!"
"그래!!니가생각하는 그런사람 아니라고!"
짜증스럽게 말하는 민하.
"왜 오빠가 소리질러?!
니가 왜 나한테 소리질러!!
소리질러야 하는건 나야!! 알겠어?"
알수없는 침묵이 둘을 휘감고.
성은이는 눈물을 흘린다.
"..미안해..."
항상 성은이에겐 작아져버리는 민하였다.
해나는 둘의 말다툼을 어리벙벙하게 쳐다보다
민하가 한눈을 판사이에 잡힌 손목을 빼냈다.
"갈께요. 잡지 마세요.
호피스텔로 다시 돌아가진 않을 테니깐."
아무말 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그를 두곤
해나는 새라언니의 집으로 향했다.
집에 들어서자 마자 목욕까운을 입고있는 해나에게
의아하게 묻는 새라 언니.
"너 어디갔다 왔어? 차림새가 왜이래"
"아냐 언니.."
"너 혹시..!!"
"언니 나 피곤하다..."
해나는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선 자신을 지켜준
민하의 모습이 자꾸만 그려졌다.
이른 아침.
부스스 일어 난 해나는 학교에 일찍 등교했다.
여전히 차가운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시선속에
2교시가 지나고 3교시가 지났을때
저번에 해나를 제일 심하게 놀렸던 여자가
언제 울었냐는 듯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해나의 책상앞으로 다가왔다.
"야!"
"..네?"
해나를 한참노려보다 입을여는 여자.
"교실문 나가봐. 누가 널 찾아 왔는데?"
"누구..."
"그거야 니가 나가보면 알지!!!!!"
의미 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여자는 자리를 뜨고.
여자의 말대로 교문밖으로 나간 해나.
교문밖에는 그 여자가 있었다.
민하와 항상 싸우던 여자.
시각장애인의 여자가.
"..혹시 절 부르셨나요?"
해나가 의아한듯 물으면
친구와 싱글벙글했던
표정이 순간적으로 바뀌면서 말하는 성은이.
"그래. 잠시 시간좀 내줄수 있겠지?"
당연한듯 묻는 성은이에게
해나는 기꺼이 허락했고.
둘은 인적이 드문 학교 뒤로 향했다.
"..왜..저를 부르셨는지.."
해나의 의아한 물음에
한치의 서성임 없이 말하는 성은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께.
나 민하 오빠 동생이야. 너랑 같은 나이인데
우리 이란썽 쌍둥이거든.
근데 나 민하오빠 좋아해.
아니. 사랑한다고 해야하겠지?
그러니까 너같은게 우리사이에 안끼어들었으면 좋겠어.
다치기 싫으면."
해나는 갑작스러운 그녀의 말에 당황했다.
"저기..저 아무 사이도 아니예요..
그 사람이랑 아무 관계도 아니예요.."
해나가 솔직하게 말하자
콧웃음을 치며 해나를 다그치는 성은이.
"지랄을 한다.
내가 니처럼 구는 년들을 얼마나 봐왔는데.
처음엔 다 아니라 그러지.
그런 년들이 나중엔 어떻게 됬는지 알아?"
"........"
"반병신 됬어.
아무튼. 경고를 준것 뿐이야.
더이상 붙을려고 한다면...각오하는게 좋을꺼야. 가봐"
해나는 갑작스러운 말에
당황스럽게 뒤를 돌아섰다.
그리곤 점심시간이와 급식소로 향했다.
외로이 홀로 숟가락을 들려 할터에
해나의 맞은편으로 털썩 앉는 남자.
"왜 또 혼자 청승부리면서 있냐."
해나는 대답할 이유도 없다는 듯이 자리를 옮겨 앉았다.
그러자 옮겨 앉은 자리의 맞은 편을 쫒아와 앉는 민하였다
"넌 참 밥먹으면서도 이리저리 싸돌아 다니면서 먹는다."
해나는 기가찬듯 고개를 돌렸고
순간 얼굴에 화상을 입을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 느낌과 함께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반찬과 국물들..
민하는 놀란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고.
해나가 고개를 돌렸을땐
성은이가 고개를 돌린자리에 자리잡고 있었다.
미안한듯 말하는 성은이.
"죄..죄송해요. 앞이 안보여서..."
"아뇨 괜찮아요."
해나는 시니컬컬하게 머리에 뭍은 반찬들을
손으로 털어냈고 자신의 손수건으로
성은이의 옷에 튄 음식물을 닦아 냈다.
그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 성은이에게 말하는 민하.
"..임성은 조심했어야지."
"어..오빠. 오빠 여기서 먹는다고 내 친구가 그러더라.
근데 왜 여기서 먹고 있어?
여긴 여자전용 식탁라인이잖아. "
성은이가 알지모르는 표정으로 민하를 쳐다보고.
또 민하도 알지 모르는 표정으로 성은이를 쳐다본다.
"아..다닦았어요! 그래도 얼룩 무늬가 조금 남았네요.
미안해요. 제가 너무 의자를 뒤로 당겨 앉아서.."
해나가 미안한 표정으로 성은이에게 말하자
기가찬다는 듯이 해나에게만 들릴듯한 목소리로 속삭이는 성은이.
"병신."
해나가 잘못들었나 싶어 고개를 들었을땐.
성은이는 이미 자리를 뜨고 난 후였다.
옆에서 자신의 손수건을 내미는 민하.
"야 이걸로 닦아"
"고맙지만,됬어요."
해나가 거부하면
더욱 새게 해나의 손에 손수건을 쥐어주는 민하였다.
"닦아라."
손수건을 해나의 손에 넘긴채 제멋대로 사라진 민하.
음식물을 아무리 닦아도
집에 가는 내내 음식 냄새를 풍길수 밖에 없었다.
.
.
.
단란주점.
밤이다. 어수선한 가운데에서
해나는 카운터를 보며 자신이 배운 진도를 복습을 해나갔다.
"또 공부하는 구나?
이렇게 혼란스러운 분위기에서 공부가 되니?
정말 넌 알수없는 아이라니깐 ∼"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으로 해나에게 말하는 미미.
미미는 새라 다음으로 해나와 친분있는 언니였다.
"그래도..이거라도 안해 놓으면 학교 수업을 통알수 없거든요.
..언니! 저분이 언닐 부르시는것 같은데요?"
"어머! 그럼 나 갔다올께!"
황급히 자리를 벗어나는 미미의 뒷모습을 보다
해나는 작게 미소를 지으며
다시 복습에 집중했다.
1시간 2시간이 지나고…
거의 복습을 끝내갈때 일까.
딸랑∼ 거리며 단란주점 문이 열리고
대여섯명의 여자들이 우르르 몰려 들어왔다.
하나같이 가죽치마에 망사스타킹에 탑 을 입은 여자들이였다.
그리고 더욱 해나가 경악하게 된것은.
그사이에 성은이가 있다는 것.
이리저리 단란주점을 둘러보던 그녀들이
이내 카운터에 서있는 해나를 발견하곤 다가왔다.
"여기 강해나가 누구예요?"
키가 180 을 족히 넘어 보이는 여자가
카운터에 해나를 내려보면서 말하고.
해나는 당황한 채로 그 여자에게 말했다.
"..저..저요.."
해나의 대답을 듣자마자 눈꼬리가 싹 올라가는 여자는.
이내 해나의 뺨을 쌔게 후리쳤다.
화끈 거리는 뺨을 어루만지며 고개를 숙인 해나.
"너냐? 난또..임민하를 꼬셨다고 하길래.
대단한 앤줄 알았지..대화 하고 싶은데...
요 뒤로 나와줄수 있겠지?"
여자는 거의 억지를 쓰다싶이 해나의 멱살을 끌고
단란주점 후문으로 그녀를 끌고갔다.
새라언니도 미미언니도 일을 하는 중이라 어느 누구도
그녀가 끌려가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해나는 눈물을 머금곤 그녀에게 질질 끌려갈수 밖에 없었다.
이내 털썩 하며 해나가 나가 떨어진 모래밭.
그녀 앞으로 성은이가 다가왔다.
그리곤 아주 이해가 안된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내가 말했지..경고라고. 경고라고 했잖아!!!!!
왜 내말을 무시한거야 !!! 어?! 왜 내말을!!!!
그렇게 반병신이 되고 싶었어?!!"
학교에서 봤던 그녀와는 너무 다른 모습의 성은이를 보며
해나는.
"미안해요..정말 미안해요.."
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그런 해나의 모습을 보며 쿡. 하며 웃어버리는 성은이.
"미안해요?...넌 그런말 잘하더라?
정말 미안하긴 한건지 모를정도로 자주.
하지만 나한텐 안통해."
성은이는 이내 모래밭 옆에 세워져 있던 나무 각목을 들곤
그녀의 머리를 힘껏 내리쳐 버렸다.
-퍽!!!!
뜨거운 액체가 해나의 이마를 흐르고.
이내 그녀는 입속으로 들어오는 강한비린내를 느꼈다.
해나의 머리에서 피가 철철 흐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모르는 성은이는.
"겨우 한대 맞고 끝났다 생각하면 오산이야."
라고 하며 나무막대기를 다시 힘것 들었을때.
누군가가 그런 성은이의 손목을 꽉 잡았다.
그녀가 돌아본 자리에는
정말 화가난듯한 새라와 미미.
그리고 여느 단란주점 언니들이 나와있었다.
기가 차다는 듯이 자신이 피던
담배를 땅에 지져 밟는 미미와
그 옆에서 입술을 가늘게 떠는 새라.
화를 꾹 참은듯 입을 열었다.
"..니네뭐야."
무섭게 성은이의 패거리를 노려보는 새라.
당황한듯 키가 180이 넘는 여자가 새라 앞에 스고.
"상관 하지 말고 가시죠?"
뻔뻔 스럽게 말하면.
"하..이년 웃기는 년이네.
니년들이 내 동생 패는데 상관하지 말라고?"
무섭게 대답하는 새라.
이내.
"니 년 이름좀 대봐라"
"남에 이름은 알아서 뭐하시게요."
"..대보라면 대봐. 이 미친년아."
새라의 입에서 나온 욕에
기세가 꺾였는지 그 여자는.
"..김새나 인데요."
라고 자신의 이름을 자그마하게 말했고,
이름을 듣는순간 새라 언니와 미미언니는
알지모를듯한 눈웃음을 쳤다.
.
.
.
.
.
.
그리고 잠시후.
상황은 역으로 변해 성은이와 그 친구들이
새라앞에 일제히 무릅을 꿇고있다.
기가 차다는듯이 말하는 미미.
"..나 참..상고 나와서
선배 얼굴도 못알아 먹는 후배 년들 처음봤네"
"우리가 졸업한 지가 얼마나 됬는데..
아무튼.. 혜진이 후배여서 이정도로 봐주는 거지..
안그랬어면....너네 머리 제대로 안숙여?!"
새라의 목소리에 일체히 고개를 숙이는 성은이의 친구들.
그러나 성은이 만이 고개를 뻗뻗하게 든채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왜 이짓을 해야되지?
강해나 년처럼 똑같은
걸레들한테 명령을 받아야 되냐고."
성은이의 말에 발끈한 단란주점의 여자들이 달려들려 할때.
모래밭에서 벌떡 일어나 성은이의 앞을 가려주는 해나.
그런 해나를 의아한듯 여자들은 쳐다봤고.
이내 해나는 씩 웃으며.
"제..친구예요.. 이러지 말아요 언니들..
나쁜애 아니예요.."
힘겨운듯 머리에 상처를 만지며
해나는 성은이를 끝까지 막아냈고.
성은이는.
"이 미친년아!! 그 드러운 몸 나에게 붙지말고 떨어져!!"
"아..응 미안"
더 이상 참을수 없다는 듯이 미미가 성은이에게
다가갈때 그런 미미를 막아서는 새라.
"해나야 병원가야지"
"아냐..언니. 지금 늦어서..병원가면 응급이야.
그럼 치료비 많이나와..내일 가자..
그리고 병원갈정도로 아프지 않아.."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씩 웃어보이는 해나를
새라는 꽉 안았고.
해나는 예전에 자신을 안아주었던
은민이 오빠를 떠올라 눈물을 흘렸다.
한참을 흐느끼고 있을까.
-쾅!!
하는 소리를 내며 열리는 단란주점 후문.
그와 함께 들어서는 남자.
그 남자는 이리저리를 둘러보다
문 바로앞에 새라에게 안겨져있는
해나에게 눈이 고정되었다.
기가차다는듯이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젖히는 남자.
이내 이성을 찾고는.
"...임성은.."
이라며 나즈막하게 말하고,
그와 함께 성은이는 놀란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울먹이며 민하의 목소리가 나는 쪽으로 달려와
그에게 안겼다.
"오빠..있지..저 사람들이..저사람들이.."
말을 잇지 못하고 펑펑 우는 성은이를
아무말 없이 바라보는 민하.
아무행동없이 바라보는 민하.
이내.
"....임성은.."
"..흐흑..응 오빠.."
"임성은...."
"..왜..오빠..."
반복되는 질문에
성은이는 이상한듯 민하의 품에서 떨어졌다.
".....나 지금 굉장히 죽을것 같에..
미쳐버릴것 같아...
10년전 그 일이 있었던 전에 처럼.
너 많이 미워진다....너 죽도록 미워진다.."
민하의 말에 입술을 파르르 떨며
팔을 잡고 늘어지는 성은이.
"..오..오빠 왜이래..
나한테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
내가 그때 그일때문에 얼마나 불행하게 살아왔는데..
오빠가 나한테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
거의 빌다싶이 민하에게 매달리는 성은이를 보며
민하는.
"..어디까지가 너의 진심인지 모르겠다...."
라고 조용히 말하며
성은이를 무시하곤 새라에게 안겨있는 해나에게 다가갔다.
"...미안...정말 미안하다.."
"아뇨..괜찮아요.."
해나는 민하를 향해 멋쩍은듯 씩 웃어보였다.
하지만 해나의 그런 반응에 오히려 화가나는 민하.
"..맨날 괜찮다. 미안하다..
............그러면 더 미안해 지는거 아냐....."
아무말 없이 해나는 민하를 바라보고.
민하도 그런 해나를 오랫동안 주시하다가
몸을 돌려 자신의 뒤에 서있던
성은이의 손목을 신경질스럽게 잡아 끌고갔다.
"오빠.."
"조용히해. 입다물어."
차가운 민하의 목소리에
성은이는 아무말도 못하고 끌려갈수 밖에 없었다.
단란주점 앞에는 둘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검정색 승용차 가 서있었고.
민하는 차 뒷좌석 문을 열곤 성은이를 내팽겨 쳤다.
그리곤 앞좌석에 올라탔다.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아무말도 안하는 민하.
그런 민하에게 아무말도 못하는 성은이.
이내 차가 강남집에 도착하면
민하는 뒤도 안돌아 본채 집안으로 들어갔고.
그런 민하의 뒤를 성은이는 후다닥 쫓아 들어갔다.
그리곤 민하의 행동에 더이상 참지 못하겠는지
윽박을 지르는 성은이.
"야!!!! 임민하!!!!!"
2층 계단을 올라가던 민하가 발걸음을 멈추곤
차갑게 그녀를 내려다본다.
그의 발걸음 소리가 멈췄다는걸 알아챈 성은이는
말을 계속 이어가고.
"야..임민하..이 개자식아.
내가 너 좋아해서 그런거..
너 왜 모르냐.....왜몰라...
너가 알어? ..나보다 몇초 먼저 태어났다고
사랑하는 사람을 오빠..오빠 라고 불러야 되는 고통을."
집에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도 자각하지 못한채
그녀는 윽박을 지르며 흐느꼈고,
그런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던 민하가 성은이에게 말한다.
"...미안하다...미안한데....
그냥...임민하 좋아하지 말아라.."
그 한마디를 남기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버린 민하.
방문이 닫힌 소리를 듣고...아니.
민하의 말을 듣고 머릿속이 하얗게 변해버린
성은이는 자신이 서있던 자리에 털썩 주저 앉아 버렸다.
"...나쁜놈.."
이라고 나즈막하게 내뱉으며.
다음날.
부어오른 상처를 어루만지며 학교에 등교한 해나.
친구들은 그녀가 다쳤다는걸 관심없다는 듯이
수다를 떨고.
시간이 지나 마지막 종례시간 이 되었을때.
담임 선생님께서 유인물을 나눠주셨다.
유인물에 내용은 바로 2학년들이 가는
수학여행에 대한 정보를 담고있는 것이였다.
유인물을 받아들자 마자 소리를 높여 야유를 하는 아이들.
"국화도가 어디예요 선생님!! 제주도 가요 제주도!!"
"이 쓰잘때기 없는 놈들.돈이 남아 도냐?"
아이들을 다그치시면서도
선생님도 기쁘신지 껄껄 웃어 넘기는 가운데
오직 한 여자아이.. 해나만 입을 꾹 다물곤
종이의 적혀진 수학여행 경비를 바라보았다.
10만원.
남들에게는 그리 비싼 값이 아니였지만
해나에게는 너무나 큰 돈이였다.
"선생님!! 이 수학여행 안가면 어떻게 되요?"
어느 아이가 농담식으로 선생님에게 묻고.
"당연히 결석 처리 되지! "
결석 처리라는 말에 해나는 심장이 더욱 덜컹하며 내려갔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집으로 돌아간 해나
그리 오래된 시각이 아니라 단란주점이 아닌 집에 새라가 있었다.
집안에 조심스럽게 들어선 해나는
그녀의 눈치를 보다가 입을 열었다.
"..언니.."
"응?"
"...아냐아냐."
고개를 휘젓는 그녀를 보며 피식 웃는 새라.
"짜식..싱겁긴. 그나저나 병원안가봐도 되는거야?"
"응..안아퍼.."
"그래..그럼 언니 단란주점 나간다"
"어..어!! 나도 같이가 언니."
쫒아 나가려던 해나의 어깨를 툭 밀쳐 뉘이는 새라.
"아픈 애가 어딜간다고.
상처 나을때 까진 단란주점에 발 들여노는것 꿈도 꾸지마.
무슨일 있으면 연락하고."
새라는 씨익 웃으며 집을 나갔고.
해나는 휑하니 홀로 집에 남게 되었다.
어질러있던 집을 청소하다 해나의 눈에 띄인 교차로(신문).
페이지를 넘기다 해나에 눈에 띄인것은
"구인구직" 에 나와있는
패스트푸드 점에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광고였다.
수학여행과 다친것 때문에
자신이 몇일동안 집에 있을거라는 것이
머릿속에 교차되고.
전화기를 잡아든 해나.
.
.
.
.
.
.
"태영이 언니 델리파우치 2개랑 핫티 1개요!"
크게 소리치며 손님들에게 주문을 받고 있는 해나.
영업이 끝난후
그녀는 지친 몸을 이끌곤 집으로 향했다.
"이 기집애가…!!
오빠가 즐겁게 해준다니깐? 응?"
"왜..왜이래요!!
그 드러운 손으로 만지지 마!!!"
"..이게..누구보고 드럽데..
확!! 손목아지를 부러트려 버릴까보다"
해나가 마지막 골목으로 들어가려 할때
이런 대화가 들렸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그들을 쳐다봤다.
고개에 돌린 자리에 있는 여자.
해나가 아는 여자 였다.
임성은 이라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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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해바라기도 가끔 목이 아프죠… [01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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