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딸아이 둘 데리고 산지도 벌써 10여년이 지났네.
큰 딸은 벌써 대학 졸업반인데 대학원엘 간다하고
작은딸은 이제 고1.
다행히 올곧고 자기주장 강해 학원 한 번 보내지 않았어도 알아서들 잘 한다.
더군다나 작은딸은 차라리 저놈이 큰놈이면 내가 많이 의지가 되겠다싶었는데 아뿔사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 했던가
정확히 기숙사 ㅇ비학 그 다음날 저녁 전화해서 울며 말한다.
"엄마 나 학교 그만 두고 싶어요"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들 이렇게 막막할까?
난 정신줄 놓고 말았다.
믿었던 자식이어서 그 충격은 더했지싶다.
정신차리고 다음 날 회사에 전화로 연차를 내고 학교담임선생님을 만났다.
담임선생님 말씀은 나를 천길낭떠러지로 아예 등을 밀더라.
"기숙사 선생이 자율학습시간에 한울이 노트를 보게 되었는데 온통 죽고싶다는 말 뿐이었답니다. 안그래도 어머니 한 번 뵙고 의논하려 했습니다."
어쩌라고 어쩌라고 나보고 어쩌라고
당분간 아이를 통학 시키기로 했다.
담임과 상담을 마치고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왔다.
밤새 아이와 얘기를 했지.
지언니 기숙사 가 있는 내내 내게 의지가 됐던 아이.
지엄마 혼자 밥 먹으까봐 혹은 귀찮다고 굶을까봐 친구들과 놀다가도 밥때되면 꼭 집에 와서 나를 귀찮게 하던 녀석이
도대체 뭐가 그리 힘들었을까?
고딩이 되면 최선을 다해 공부해서 원하는 대학교의 과를 가겠다는 각오로 기숙사를 고집했던 건데 여긴 해도해도 너무해
새벽 6시에 기상해서 학교수업 끝나면 저녁 먹고 야자하고 밤12시까지 기숙사 학습관에서 또 공부야. 물론 기숙사를 고집했을 땐 나름 각오도 했지만 이건 너무해 구래도 기숙사에 대한 로멍도 있고 친구들에 대한 기대도 있었는데 애들하곤 대화가 안돼.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못 알아들어. 벽 보고 얘기하는 거 같애. 엄마 나 학교 그만 두고 그냥 검정고시 보고 대학 가면 좋겠어. 나 정말 죽을 거 같애" "그래 알았어. 엄만 니가 죽는 거 보단 차라리 학교 안 다니고 너 좋은 거 하는 것도 괜찮을거 같애. 근데 애기야 학교 그만 두기 전에 엄마랑 청소년상담센터에 가서 상담을 받아 보면 어떨까? 엄마한테 말 못했던 것두 있을테구. 아무래도 엄마는 늙어서 너를 애해해 주지 못한 것도 분명히 있었을거야. 그러니 우리 먼저 상담부터 받아보고 그래도 니 맘이 계속 힘들면 그때 또 다른 방법을 찿아보면 어떨까?"
다행히 아이는 자기도 그러는게 좋겠다고 해서 근 3개월 정도 상담을 받았다.
그러던 중 "엄마 이젠 좀 맘이 편해졌어. 여전히 학교 가는게 싫긴 하지만 그래도 견뎌내볼께"하더니 기숙사에 다시 입소를 했다.
토요일 아침에 데리러 가서 일요일 저녁에 데려다준다.
그리고 지금은 자기가 원하는 학교를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란다.
그즈음에 내가 힘들 때면 전화해서 힘을 얻던 선생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갑자기 서럼움에 전화기를 붙잡고 꺽꺽 울었다.
놀란 선생님께선 무슨 일이냐고 하셨고 난 아뭄라도 못하고 울기만 했다.
"지금 갈께 주소 문자로 남겨"라는 말로 통화를 끝내고 난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두어시간 후 선생님께서 오셨다.
선생님을 안 지 25년동안 다섯번이나 만났었나?
신혼집, 애아빠 사업 한다고 아는이 하나 없는 이천으로 이사 오고 한 번, 공장을 이전 하고 한 번 평창에서 한옥을 배우신다기에 한 번은 내가 가서 만났었네.그리고 아파트 사서 이사하고 한 번. 나 이사다니던 그동안의 이야기를 했지.
통하는 일년에 한 두어번이 고작이었는데 무슨 텔레파시가 통했을까?
"선생님 우리 바닷가에 가서 바람 쐬구 와요"했더니 바로 가잔다.
그래서 그 밤에 동해로 갔다.
강릉 앞바다에서 꺽꺽 울어대는 나를 멀찌감치에서 지켜주던 선생님.
그리곤 어느 평일 아이를 데리고 1박2일 캠프를 다녀와 주셨다.
아이도 캠핑을 좋아하는데 둘은 신나게 놀다왔다.
그 후론 둘이 문자나 통화를 더 자주 한다.
"한울이가 주말농장에서 옥수수 땄다고 오라는데 가도 돼?"
"그걸 왜 나한테 물어요? 선생님 친구가 오라니 오시고 싶은 오시면 되지."
"한울이가 복숭아 사 놨다고 놀러 오라는데 가도 돼?"
" 아 진짜 둘이 알아서들 하시지?"
난 몰랐다.
선생님께서 택시일을 하고 계시는 걸.
정말 몰랐다.
하루 12시간 교대근무에 주야 격주로 운전을 하신단다.
맘이 아렸다.
그러면서도 역시 선생님이시네 싶었다.
고맙고 속상하고 가슴이 아린 건 그렇게 12시간을 운전을 하고 우리집까지 오려면 다시 두세시간이 걸리는 거리를 운전해서 와야한다는 거. 그리고서 바로 내아이랑 같이 캠핑을 갔었다는거.하루 넘게 꼬박 샜다는 거잖아.
그러니 내가 어떻게 안 좋아할 수가 있겠어?
어느날 내가 말했다.
"선생님 나 좋아하지요? 나랑 연애하자?"
"자주 못 볼텐데..." " 시간될 때면 내가 가면 되지. 글구 애틋하고 좋잖아"
"그것보다도 난 끝까지 자네 옆에 못 있어?" "왜요? 나두 끝까지 있고 싶진 않아"
그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 그 안에 있을때에야 비로소 자기가 살아있다는 걸 알게 된다는 사람. 아니 그냥 무념무상으로 지낼 수있다는 사람.세상에서 받는 고뇌 두어달씩 산에 들어갔다 나와야만 그나마 세상에서 살아낼 수 있다는 사람.
살다 어느 때가 되면 산에 들어가 곡기를 끊고 지내다 가볍게 북어 산짐승들짐승 먹이가 되고 싶단다.
둘이 같이 그러자니까 싫단다. 그냥 태어날 땐 요란히 태어났을테니 죽을 때는 조용히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단다.
어제밤에 내가 떼를 썼다.
"선생님 죽을 때 내가 옆에 있으면 안 될까? 했더니 싫단다.
"그럼 나 죽을 때는 옆에 있어 주라. 나 많이 무서울 거 같애"했더니 그것도 싫단다.
그럴필요 없다고
다 부질없는 거라고.
어차피 죽을 때는 미련 남길 없단다.
선생님은 아시려나 내가 하는 말 한마디한마디, 또 행동 하나하나가 상처가 될까 부담이 될까 나름 얼마나 조심조심하는지.
나는 안다. 사랑이 무엇인지.
사랑이란 무조건 주는 게 아니다.
무조건 마구마구 퍼 주고 싶어도 그 조차도 사람하는 이가 불편해 할까봐 조심하는 거 그게 사랑이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원치 않는 걸 마구마구 퍼 주는 건 사랑이 아니라 퍼주는 사람의 자기만족을 사랑이라 착각하는 것임을나는 안다.
그래서 조르지도 못햇다.
그가 원하는 것이기에. 너무도 간절히 원하는 것임을 알기에 더 조르지 못했다. 같이 가자고 조르지도 못했다.
그리고 그는 갔다.
붙잡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애써 웃으며 잘가.
내겐...
남아서 지켜보는 일만 남았다.
가슴이 찢어지는 거 같다.
저승에선 볼 수 있을까?
저 사람 다시 볼 수 있을까?
저 사람을 가슴에 묻고 나 살아갈 수있을까?
내가 살아야만 할까?
그토록 사람을 싫어하면서도 그렇게도 사람들 안에서 살아보려고 했었는데
죽음의 문턱에선 완전한 자연으로 가고 싶다는 사람.
내 생애 최고의 사람.
당신을 만나기 위해 그 먼길 돌아서 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가는 거 거부하는 당신 맘 알아요.
고마워요.당신 생각 하면서 우는 거 까진 말리지 말아요. 그마저도 못하게 하면 나도 따라 갈래요. 나를 만나 줘서 고마워요.
나를 사랑해 줘서 고마워요. 당신때문에 많이 행복했어요. 당신을 만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예요. 그리고 내가 당신 생각 가슴에 품고 남을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워요.
내 곁에 있을 땐 차마 말 할 수 없었어요.
당신 힘들어 할까봐.
사랑해요 당신.사랑해요. 당신 없는 이제서야 말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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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해요 새벽녘 먹먹함에 그만...
그래도 이리 위로받으니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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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보다 저의 그님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고맙습니다.
아~~이글보며 가슴 먹먹하고 코끗이 찡 한데~~
그런 사랑도 있엇군요!
혼자서 애들기르고 가르키며 얼마나 힘들까?
님은 장하십니니다.
그힘든길을 그분과 함께하면 좋았을것을,
그냥 안타깝습니다.
사랑이 이렇게 아플 거라곤 미쳐 알지 못했어요. 차라리 몰랐더라면 어땠을까...
삶이란게 뜻대로 안되더이다
난 사랑이란 단어 조차도 모르고 그냥 남들도 모두 부부가 되면 죽을때 까지 같이 살아야 하나보다
생각하고
사랑없이 오르지 자식 하나만을 바라보며 살았지요
우리 자식들은 아직 단 한번도 엄마 속상하게 하지 않고
학원 보내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내아들 딸이 지금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살아 가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의 희생이 바로 오늘날의 자식들의 희망이구나 하며
살아 간답니다
아픈 사랑은 하지 말구요
그냥 내 취미 생활하면서 잘아 가세요
내 사랑도 소중하겠지만
2마리 토끼를 다 잡을수는 없잖아요
내사랑은 자식사랑으로 생각하시고요
소설인듯 생각할정도로 글도 잘 쓰셨지만 님의 말못하는 애끓는 가슴속사랑에 마음이 싸...합니다
그 선생님이란분도 고달프고 외로운 인생을 사시는듯하구요
같이 있지못하더라도
서로 마음속으로 의지하며 살아가세요
저의 그 분을 위해 기도 부탁드려도 될까요?
제가 할 수 있는거라곤 그냥 가만히 있는 거 뿐이라서.
울고 싶은데 그 울음이 그사람에게 전해질까봐 울지도 못하고.
고머워요.
소유하지 않는 사랑~~
그리하여 어디에도 걸림없는, 자유할 수 있는 사랑~~
그대의 님은 우리의 기도조차 필요없는 멋진 분이네요.
그대의 먹먹함이
씻은 듯 청명한 가을하늘에 맑게 헹구어지길요~
죽어도 눈물 보이지 않으려는 그대, 역시 멋집니다!!!
1인이 아닌, 만물과 만인을 가슴에 품어봐요 우리~~~
고맙습니다.
자식 때문에도 마음 아프고,,,떠나간 사랑 때문에 또 마음 찢어지고,,,삶이 참 고달프네요,
이 또한 지나가리니,,,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