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학생부 기재 줄어 ‘면접’ 중요… 대학별 집중 평가항목 체크해야
2024학년도 수시 면접 준비 어떻게
자기소개서 폐지-수상경력 미반영… 면접 후 역전 가능성 그만큼 커져
탐구력-가치관-의사소통 능력 등 학교마다 중점적 평가 영역 달라
학생부 바탕으로 예상 문제 뽑아… 구체적 스토리로 미리 답변 연습
동아일보DB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면 대학별 수시모집 면접 평가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특히 2024학년도 수시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제출 항목에서 전년과 달라진 점이 많아 면접에서 유의해야 한다. 자기소개서가 폐지됐다. 자율동아리, 개인봉사, 독서, 수상 경력 등도 반영되지 않는다. 대학이 수험생을 평가할 근거 자료가 줄어들면서 채점 기준을 바꾼 학교도 적지 않다. 김명엽 서울 혜원여고 교사(서울시교육청 대학진학지도지원단), 안성환 서울 대진고 교사(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와 함께 수험생들이 꼭 알아야 할 면접 유의 사항을 정리했다.
● 학생부 기재 축소, 면접은 더 날카로울 수도
수시의 면접평가 반영 비율은 학교마다 다르다. 면접 반영 비율이 바뀐 학교도 있다. 한국외국어대는 면접 반영 비율이 지난해 40%에서 올해 50%로 올랐다. 대학 입학사정관들과 고교 교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면접 반영 비율은 ‘면접에서 당락이 바뀔 수 있는 학생 비율’이다. 즉 면접 반영 비율이 50%라면 1단계 서류평가에서 합격권에 든 학생 100명 중 50명은 2단계 면접에서 당락이 바뀐다는 의미다.
학생부 기재 사항이 축소되면서 올해 면접에서 입학사정관들의 질문은 더 날카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학가에선 최근 수험생들의 학생부가 상향 평준화됐다고 평가한다. 김 교사는 “학생부종합전형이 거듭될수록 교사와 학생도 노하우가 쌓인다. 요즘 대학에선 ‘내신 1등급과 3등급 학생부에 큰 차이가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고 말했다.
이는 서류 평가에서 지원자들의 점수 차가 크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안 교사는 “보통 3배수를 뽑는 서류전형에서 정원의 1.5∼2배수 안에 들었다면 면접에서 역전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 대학별 중점 평가항목 파악해야
면접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이 지원한 학과의 ‘면접 평가 항목’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는 서류와 면접에서 주로 보는 평가 항목이 다르기 때문이다.
가령 건국대(KU자기추천)는 서류에서 ‘학업역량’ 부문의 3항목(학업성취도, 학업태도, 탐구력)을 종합적으로 보지만, 면접에선 ‘탐구력’만 평가한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올라온 건국대의 수시 안내에도 ‘DNA 염기에 관해 탐구했는데, 그 과정을 설명해달라’는 면접 예시 문항이 있다. 경희대(네오르네상스)는 서류에서 학업역량 30%, 진로역량 50%, 공동체역량 20% 비율로 평가하지만, 면접에선 가치관과 태도, 의사소통능력을 포함한 인성의 비중이 50%를 차지한다.
김 교사는 “가령 2학년 1학기 한 과목에 내신 4등급이 있으면 면접 때 불리하게 작용할까 봐 걱정하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면접에서 학업성취도가 평가 항목이 아니라면 그건 문제가 안 된다. 서류의 10가지 항목 중 지원하는 대학이 평가하는 5, 6가지 항목에 집중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키워드 뽑아 모의면접으로 대비
면접을 앞두고 서류에 담긴 진로역량이 지원한 전공과 다른 것을 우려하는 수험생도 많다. 진로역량에는 전공(계열) 관련 교과 이수 노력 및 성취도, 진로 탐색 활동과 경험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일선 교사들은 반드시 진로 활동과 지원한 전공이 일치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희망하는 전공에 맞춰 100% 진로 활동을 해낸 지원자가 많지 않을뿐더러, 최근 대학가도 전공이나 학과 간 벽 허물기가 대세여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면접에서 평가하는 의사소통 능력은 단순히 지원자의 말솜씨를 보는 것이 아니다. 논리적 사고를 하는지, 본인의 견해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시간이다. 안 교사는 “나의 강점, 고교 3년 생활의 의미를 잘 설명할 수 있게끔 주장과 이유, 설명과 예시를 잘 구성해서 전달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 자신의 학생부에서 몇 가지 키워드를 뽑아 면접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에 기재된 활동 내용, 진로 활동 등을 바탕으로 면접 예시 문항을 뽑은 뒤 내세울 만한 활동을 중심으로 답변을 준비하는 것이다. 특히 서류에는 활동 내용이 간단히 기재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배경 지식, 그 활동을 선택한 이유, 이를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 등 구체적인 ‘스토리’를 답변으로 준비해야 한다.
교사나 친구와 모의면접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 교사는 “변화를 관찰할 수 있도록 같은 모의면접관과 3회 이상 연습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때 모의면접 과정을 촬영해 부족한 부분도 확인해야 한다. 안 교사는 “표정, 몸짓, 시선 등 보이는 것부터, 말의 빠르기나 어투 등 보완할 점을 고쳐 보면 실전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올해 치대 정시, 가군 경쟁률 높아지고 나군에선 완화될 듯
전국 11개 대학서 266명 뽑아
서울대 제외 수능 100%로 선발
서울대, 과탐Ⅱ 필수 응시 폐지
원광대, 인문계 전형 4명 선발
의학계열 인기가 높아지면서 치대 진학을 고려하는 수험생도 많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의 도움을 받아 2024학년도 치대 정시모집 준비 요령을 정리했다.
올해 치대 정시에선 전국 11개 대학이 266명을 선발한다. 지난해보다 6명 늘었다. 모집 인원은 가군 82명(4개교), 나군 168명(6개교), 다군 16명(1개교)이다. 지난해 10명을 선발한 부산대가 가군에서 나군으로 이동했다. 부산대는 올해 지역인재전형(5명)이 신설돼 모집 인원이 15명으로 늘었다. 경희대도 정원이 1명 늘어 나군 전체 정원은 16명 늘었다. 가군에선 연세대(2명)와 조선대(2명)의 정원이 늘었지만, 전체적으론 6명이 줄었다. 진학사는 “가군은 경쟁률이 다소 높아지고, 나군은 경쟁이 완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대를 제외한 10개교는 모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100%로 선발한다. 서울대는 지역균형전형 40%, 일반전형 20% 비율로 교과평가가 반영된다. 이 외에도 결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적성 및 인성면접을 치른다. 또한 과학탐구Ⅱ 필수 응시를 올해부터 폐지하고, 그 대신 가산점으로 조정점수를 부여한다. 진학사는 “과탐 Ⅰ+Ⅱ 선택 시 3점, 과탐 Ⅱ+Ⅱ 선택 시 5점을 받게 돼 선택과목에 따라 당락에 영향이 꽤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치대가 수학영역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 탐구영역에선 과탐을 요구하지만, 원광대는 사탐 응시자만 지원할 수 있는 인문계 전형을 별도로 두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인문계 전형도 수학과 탐구 선택과목 제한을 두지 않아 이과 수험생도 지원이 가능했지만, 올해는 사탐 응시자만 지원이 가능하도록 제한을 뒀다. 인문계 전형 선발 인원은 4명에 불과해 상위권 문과 수험생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탐구영역 반영 방법에서 차이를 둔 대학도 있다. 조선대는 과학탐구를 한 과목만 반영하고, 단국대(천안)는 과탐Ⅱ 응시자에게 5% 가산점을 준다.
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