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이스켄데룬 주교좌성당 붕괴...
대목구장 총대리
“우리는 잔해 속에서 이재민을 돕고 있습니다”
아나톨리아대목구장 총대리 안투안 일깃 신부는 튀르키예의 항구도시 이스켄데룬에 속속 도착하고 있는 구조대와 구호품을 조정하고 있다. 아나톨리아대목구는 건물 잔해 속에 남아있는 친척들의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최소 100명의 사람들을 돌보고 있다. 가톨릭 교회와 아르메니아 동방교회 성직자들은 정교회 이스탄불 총대주교좌와 가톨릭 이스탄불 대목구가 보내온 구호품을 서로 나누고 있다.
Marco Guerra / 번역 박수현
「바티칸 뉴스」는 그리스 문명에서 알렉산드레타(‘작은 알렉산드리아’라는 뜻)로 알려진 튀르키예의 항구도시 이스켄데룬에서 구조대와 구호품 조정을 돕고 있는 아나톨리아대목구장 총대리 안투안 일깃(예수회) 신부와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중 전화기 너머로 구급차와 응급차량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이스켄데룬은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한 단층에 자리를 잡은 지역 중 하나다. 지중해가 내려다 보이는 이스켄데룬에서 지진 발생 48시간이 넘은 지금도 수색작업이 한창이며 아나톨리아대목구장이 지역 이재민들을 보살피고 있다. 지진의 파괴적인 힘이 가톨릭 주교좌성당을 파괴했지만 지역 교회는 여전히 최전선에서 주민들을 보살피며 지원하고 있다. 구호품과 기본 생필품은 다른 모든 종교인들과 나누고 있다.
이하 안투안 신부와의 일문일답:
안투안 신부님, 지금 어디 계시고 무엇을 하고 계시나요?
“네, 저는 지금 이스켄데룬 주지사 집 앞에 있습니다. 여기가 유일하게 휴대폰이 잘 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막 도착하고 있는 구조대와 구호품 지원을 조정하려면 전화 통화가 필요합니다. 구조대는 지난 2월 7일 오후 도착하기 시작했으며 잔해에서 구조해야 할 사람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저희 주교좌성당은 완전히 무너졌지만 여기엔 저희가 모두를 도울 수 있는 넓은 마당이 있기 때문에 여러 교회의 신자들 100여 명이 저희와 함께 이곳을 피난처로 삼았습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네, 어제까지 식수도 부족했지만 어제 저녁 구호품이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차별하지 않고 모든 이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따뜻한 음식도 나눠줍니다.”
절박한 상황입니다. 생존자를 계속해서 구조하고 있나요?
“1차 구조대가 어제 오후에야 도착했지만 여전히 생존자들을 구조하고 이송하고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그들 중 몇 사람이 팔다리를 잃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는 구조 초기에 전문 인력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자신들의 모든 힘을 다해 땅을 파헤치고 그들을 끌어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음식과 물이 필요한 사람들이 일부 슈퍼마켓의 창문을 깨고 물건을 약탈하는 사건도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오늘부터 상황은 진정됐고, 튀르키예 전역에서 구호품이 도착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구조대와 구호품이 도착하고 있나요?
“개인적으로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실제로 여러 나라에서 보내온 구호품이 곧 도착할 예정이거나 지진 피해지역에 이미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지금 지진 피해 이재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지진 발생 후 처음 며칠 동안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음식과 식수, 담요였습니다. 아나톨리아의 카리타스는 즉각적이고 공정하게 재분배되는 구호품을 받고 있으며 아무도 도달하지 못하는 가장 먼 곳까지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최대한 절제해서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 같은 긴급상황에서 사람들은 실제로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비축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곳은 매우 춥고 비도 내리고 있기에 그렇게 하기도 합니다.”
엄청난 지진 피해에 직면한 사람들과 가족들의 심정은 어떤가요?
“대목구에 모인 저희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아직 잔해 속에 묻혀 있는 많은 친척과 친구들의 소식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피해 복구에 많은 시간이 걸리나요? 완전히 모든 것이 파괴됐나요?
“이스켄데룬에서 모든 것이 파괴된 것은 아닙니다. 일부 지역은 완전히 파괴됐지만 다른 지역은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복구하는 데 분명 엄청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희 주교좌성당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매우 큰 건물이 순식간에 무너졌죠. 이처럼 무너져 내린 다른 대형 건물들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가톨릭 교회가 도시 전체의 준거점인가요?
“그렇습니다. 이스켄데룬에는 튀르키예의 절반을 관할하는 아나톨리아대목구청이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튀르키예 교회는 큰 일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든 주교님들은 저희가 다른 종교인들 모두에게 나눠줄 수 있도록 저희에게 원조를 보내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잘 기능하는 기관 중 하나는 가톨릭 교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저희는 아르메니아 동방교회 공동체의 사제들과 접촉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그들과 함께 그리스도인 일치를 위한 밤샘 기도회를 함께 열었습니다. 저희는 이 긴급상황에서 하나가 됐습니다. 아르메니아 동방교회 신자들은 그들의 총대주교좌로부터 받은 구호품을 우리와 함께 나눴고, 저희는 이스탄불의 대목구로부터 받은 구호품을 그들과 함께 나눴습니다.”
튀르키예 이스켄데룬 주교좌성당 붕괴... 대목구장 총대리 “우리는 잔해 속에서 이재민을 돕고 있습니다” - 바티칸 뉴스 (vaticannews.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