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
특권 중산층/그저께 보낸 메일/집의 일기/
해내려는 마음은 늙지 않는다/한일 근대인물 기행/
내면 소통/꿰어보는 러시아와 중국/조선의 걸 크러시
서울대총동창신문 제540호(2023.03.15)
특권 중산층
구해근(사회60-66)
미 하와이대 명예교수
창비
IMF 구제금융 이후 경제적 양극화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특권 중산층’의 계급적 특징을 분석한 책. 동아시아 노동연구의 선구자로 주목받아온 구해근 동문이 오늘날 한국 중산층 계급의 지형도를 새롭게 그리며, 한국사회의 계급동학을 주도하며 부상한 신흥 상류 중산층을 ‘특권 중산층’이라 명명. 저자는 특권 중산층이 지닌 계급세습에 대한 욕망과 근본적인 불안을 분석하고, 이들의 계급적 행위가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심도 있게 파헤친다. 오늘날 극심한 경제적·사회적 불평등과 불안정한 중산층의 지위, 그리고 기울어진 계급 구조가 명확히 그려진다.
그저께 보낸 메일
김광규(독문60-64)
한양대 명예교수
문학과 지성사
김광규 동문의 열두 번째 시집. 2016년 봄부터 2022년 겨울까지 일곱 해 동안 발표한 60편의 시를 모았다. 1975년 계간 ‘문학과지성’을 통해 등단한 이후 편안하고 부드러운 서정과 문명의 이기를 살피는 날카로운 지성으로 풍부한 작품 세계를 펼쳐 보였던 김 동문은 이번 시집에서 ‘인간의 삶에 여일하게 위안과 안식을 주는 것들과 함께하며 자족의 삶을 사는’(장경렬 평론가) 모습을 보여준다. 김 동문은 “‘어제오늘’이나 ‘오늘 내일’보다는 ‘그저께’ 쓴 작품들이 주로 실려 있다. 나날의 삶 속에서 보고 느낀 구체적 사연들을 되도록 짧은 글에 담았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가면 보이지 않는 침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의 일기
박성희(불문68-72)
수필가
책사람집
EBS ‘건축탐구 집’ 황혼의 집, 비탈에 서다 편에 소개,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나이 듦과 상실에 대한 깊은 성찰로 수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전한 박성희 동문의 에세이. 일흔을 앞두고 집을 지은 박 동문은 자연이 주는 기쁨과 일상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그 모든 기억을 ‘집의 일기’에 남겼다. 글만으로 부족하면, 사진과 그림을 더했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손수 제본한 수십 권의 일기장과 수천 장의 사진에는 집이라는 공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만이 아니라 나이 듦과 상실에 대한 깊은 성찰이 쌓였다. 이해인 수녀는 “누군가의 집이 되고 싶게 만드는 책”이라며 추천했다.
해내려는 마음은 늙지 않는다
김원곤(의학72-78)
모교 명예교수
청림출판
김원곤 동문이 중년 문턱에 시작해 20년째 외국어·몸·마음 공부에 도전하며 깨달은 것들을 담은 책. 김 동문은 50세 넘어 일본어·중국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 4개 외국어를 새로 배우고 고급 자격증을 땄다. 육체를 단련해 젊은이들의 전유물이던 ‘바디프로필’도 세 번이나 찍었다. 2019년 모교 정년퇴직 후엔 팬데믹을 뚫고 전 세계를 돌며 어학연수를 했다. 이러한 성취를 특출난 재능으로 바라보는 이도 있지만, 그 또한 일상의 많은 걸림돌에 부딪히며 터득한 ‘중년의 공부법·운동법’이다. 그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무엇보다 “해내려는 마음은 늙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이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한일 근대인물 기행
박경민(법학76-80)
모젤스 대표
밥북
19세기 중후반 일본과 조선의 지도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왜 동아시아 3국 중 유일하게 일본만 자발적인 개국 결정을 하는 행운을 얻었을까? 39인의 치열한 삶은 어떻게 양국의 운명을 갈랐나? 이 책은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시간여행이며 1850년부터 55년간의 한일 양국에 관한 이야기다. 책에 등장하는 치열한 삶을 살다 간 양국 39인의 행적을 좇아가다 보면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는 역사적 사건들을 더 쉽고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고, 잘 몰랐던 속사정과 새로운 이야기에 몰입된다. 이 책의 부제가 ‘한일 근대사 속살 이야기’인 이유다.
내면소통
김주환(정치82-86)
연세대 언론홍보영상
학부 교수 / 인플루엔셜
마음에도 근육이 있다. 몸의 근력처럼 마음근력도 체계적이고 반복적으로 훈련하면 강해진다. 베스트셀러 ‘회복탄력성’ 출간 후 한층 더 깊이 마음근력 연구에 집중해온 김주환 동문은 ‘내면소통’을 통해 마음근력을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밝혔다. ‘내면소통’이 마음근력의 기초이며, 올바른 내면소통을 위한 최선의 방법은 명상이라는 것. 그는 ‘내면소통 명상’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들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그 연구 결과를 현장에서 직접 검증했다. 권오현 모교 이사장은 “마음근력을 키울 수 있는 근거와 구체적인 훈련법까지 소개한 역작”이라고 평했다.
꿰어보는 러시아와 중국
오강돈(정치83-87)
한중마케팅 대표
산지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정세는 요동친다.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오강돈 동문은 기존의 미국과 유럽 위주였던 제일 세계 중심의 시각을 러시아와 중국으로 넓힐 것을 제안한다. 국제관계에서 독특한 모습을 보이는 러시아와 중국을 비교문화, 지정학 관점으로 설명하며, 1장은 러시아와 중국의 갈등과 협력을, 2장에서는 두 국가의 음식, 주거 등을 다룬다. 3장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의료, 기념일 등 일상을 소개한다. 저자는 “중·러, 제이 세계에 대한 인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두 나라를 잘 알아야 우리의 활로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조선의 걸 크러시
임치균(대학원83-85)
한국학중앙연구원교수
민음사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의 여성들을 조명한 책. 양반이 아닌 보통 사람의 다양한 직업을 망라해 화제가 되었던 ‘조선잡사: 사농 말고 공상으로 보는 조선 시대 직업의 모든 것’을 잇는 기획이다. 한국학 연구자들이 실제 역사와 고전소설에서 발굴해 정리한 40가지 이야기는 조선 여성들에 관한 오해를 깨부순다. 원수를 직접 처단하고, 뛰어난 기개와 재주로 영웅의 반열에 오르며, 적극적으로 사랑을 쟁취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임 동문은 “조선 시대 여성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 고전 산문에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