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학습연구년제 교사 30명(초등 20명, 중등 10명)이 1박2일 일정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첫째 날은 음성 꽃동네에서 봉사활동을,
둘째 날은 충주 국원초등학교와 예성여자고등학교를 방문하였습니다.
꽃동네...신문이나 방송에서 익히 들어왔던 곳이지요.
사랑의 결핍 때문에 가정과 사회로부터 버림 받아 길가에서 다리 밑에서 아무 말 없이 죽어가는
'의지할 곳 없고 얻어먹을 수 없는 힘조차 없는' 사람들을 맞아들여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고, 또 치료까지 해주는 곳....
그곳에서 노인들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이 사실 마음의 부담이 되었지요.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전날 밤 잠을 이루지 못했지요.
그런데 그런 건 저뿐만이 아니었어요.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다 그러했던 것 같았습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봉사활동,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는 봉사활동...
봉사활동은 이래야 한다고, 교사의 위치에서 늘 아이들에게 주장해왔던 거지만,
실제로 내가 봉사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에 부담이 되었던 거지요.
닥치면 하겠지, 내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 마음을 먹었지만....
현장에 도착하여
세탁부로 갈 사람 네 명이요! 할 때, 얼른 손을 들었습니다.
병들어 누워있는 또는 죽어가는 노인분들을 대할 자신이 없었던 거지요.(이건 지금 생각해도 창피한 일입니다.)
세탁실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한 일은 커다랗고 네모난 광목 기저귀 너는 일이었어요.
빨래 너는 일은 우리 주부들이라면 자신 있는 일....
신나게 빨래를 널고 나니,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바로 요거....커다란 기저귀 산 두 개였어요.
28일 석가탄신일날, 봉사자가 없어 이렇게 기저귀가 쌓였다네요.
쌓여있는 기저귀를 네모반듯하게 해 놓는 것이 우리의 할일!
한쪽에선 대형 드럼 세탁기가 돌아가고
또 다른 한쪽에선 대형 건조기가 돌아가고...
우리는 한쪽에서 쌓여진 기저귀를 개고...
점심을 먹을 때까지 그 일은 계속되었지요.
점심 먹고 나서는 네모반듯한 기저귀를 접는 일....
또 네모반듯한 기저귀를 여기저기 층별로 배달하는 일...
트럭에 싣고, 트럭을 타고 다른 건물로 배달을 가서 다시 내려서 층별로 갖다주고...
손목이 시릴 정도로 개고, 접고, 나르고, 배달하고....
그 일은 봉사활동이 끝나는 2시 40분까지 쉴틈없이 계속되었지요.
힘든 일을 하면서, 저는 끝없이 저를 반성했답니다.
'안선모! 얍삽하게 굴었던 너의 행동을 반성해라...
봉사의 기본자세도 안 되어 있는 너의 행동을 반성해라...'
힘든 일정을 끝내고...마음 속에 이 말을 쟁여 넣었지요.
다른 곳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선생님들도,
참 힘들었다 했습니다. 봉사활동, 정말 힘든 일이라는 걸 느꼈지요.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축복이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행복합니다. 축복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이 행복을 조금씩 나눠,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데 힘을 기울여야겠지요.
둘째날...
인근에 있는 국원초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민간자본으로 세워진 이 학교는 복도 벽마다 주렁주렁 걸린 게시물이 없어 참 정갈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두 번째로 방문한 예성여자고등학교는 교정이 넓은 것이 참 부러웠지요.
음악중점학교로서 음악을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었다는 것 또한 부러웠답니다.
내가 학교 다닐 적에 이런 학교가 있었다면, 얼른 입학했을 텐데...하는 부러움...
맛있는 점심을 먹은 후...
이제 휴식의 의미로 탄금대로 올라갔습니다.
이곳에서 꼭 가고 싶은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바로 요기...
감자꽃의 시인, 권태응 시비가 있는 곳...
2002년 효리원에서 출간한 책 '우리말보다 쉬운 영어동시'에 실린 감자꽃 영어동시입니다.
우리말보다 쉽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지요. 상업논리에 따라 출판사에서 지은 이름이고, 저의 뜻과는 아무 상관이 없답니다.^^
Potato Flowers 감자꽃
Purple potatoes 자주 꽃 핀 건 자주 감자,
With purple flowers. 파 보나마나 자주 감자.
Dig
them 하얀 꽃 핀 건 하얀 감자,
up.. 파 보나마나 하얀 감자.
They're still only
Purple potatoes.
White potatoes
With white flowers.
Dig
them
up...
They're still only
White potatoes.
중앙탑...
우리 나라의 가장 중앙이라는 곳을 알리는 탑이랍니다.
문학평론가 김제곤 선생님과도 한 장 찰칵~
같은 길(아동문학)을 가는데도 그동안 소원하게 지냈는데
이번 학습연구년제 교사에서 만났습니다.
일 년동안 친해지길 바라면서...
언제나 유쾌한 초등선생님들과도 한 장 찰칵~
잘 모르는 이들이 만나, 이제 친구처럼, 언니동생처럼 지내게 되었습니다.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
아름다운 이 만남이 오래도록 이어졌음 합니다.
첫댓글 애쓰셨어요. 저는 아직 가본 적이 없는 곳이고... 봉사활동도 해본 적이 없어서 일으며 부끄러웠어요.. 이런 부끄러움도 계속 품고 있다보면 시작이 될 수 있겠지요...
예, 맞아요. 우리 언제 꼭 같이 봉사활동 하러 가요.
ㅎㅎㅎ, 수고 했어요. 누구라도 그러 했을 것이오.
어쨌든 주어진 시간에는 최선을 다했답니다. 손목이 시리도록!
자랑스런 안선모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신부님뵈러 꼭 가고 싶은 곳인데. 봉사까지 하셨다니 참 고마우셔라!
그런데 제가 한 봉사는 완전 수박겉핥기였어요. 부끄럽습니다.ㅠㅠ
선생님~
수고하셨습니다
마음만 있지 늘 하지못하는게 마음에 걸리네요~
다후님이 지금 그곳에서 하시는 일도 다 봉사활동의 한 종류라고 생각이 드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