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의 마음PT] 트라우마로 힘든 이태원 사람들
함영준·마음건강 길(mindgil.com) 대표
입력 2022.12.06
이태원참사가 일어난 지 한달여가 지난 12월 초순 점심을 먹으러 사건 현장 인근 식당을 찾았다. 대낮인데도 주변은 썰렁했고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이런 현상은 주변 수백m 떨어진 곳도 마찬가지였다.
이태원참사 발생 한달 후인 지난달 30일 저녁. 현장 주변 이태원역 일대 거리에 인적이 거의 끊긴 모습이다. /출처= 머니S
많은 이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유가족은 물론 주변 업소 종업원, 관할 경찰·소방·행정관서 공무원들 상당수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증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내가 그때 그곳에 가는 것을 말렸어야 되는데…”
“그때 내가 조금 더 관심을 가졌다면…”
“그때 내가 좀 더 용감했더라면…”
이런 후회나 죄책감은 물론이고 반복되는 악몽과 불안발작, 까닭모를 분노와 의심과 원망 등이 전형적인 PTSD 증상이다.
과연 이런 트라우마를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극복하고 상처받은 심신을 치유할 수 있을까.
# 이태원참사를 떠올리다 보니 생각나는 실화가 있다. 2009년 한국을 방문한 한국전 참전 영국 노병 이야기다.
1951년 1.4 후퇴 당시 데이비드 스트래천은 ‘인해전술’로 물밀 듯이 내려오는 중공군들을 저지하기 위해 한밤중에 백병전을 치렀다. 그때 불쑥 참호 위에 나타난 중공군 병사.
스트래천이 반사적으로 발포해 적병의 몸은 그대로 스트래천 머리위로 굴러 떨어졌다. 적병이 스트래천의 참호속에서 절명하기까지 꼬박 4시간이 걸렸다.
스트래천은 영국으로 돌아가 전역했다. 수십 년이 흐른 뒤, 그는 자택 침실에서 악몽을 꾸다 악의에 찬 인기척을 느끼고 깨어났다. 누군가가 침대 발치에 앉아 있었다.
어둠 속에서 스트래천은 그를 지켜보는 두 눈과 피 묻은 군복을 알아봤다. 그가 죽인 중공군이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후로도 수년간 스트래천은 중공군 병사의 환영을 봤다.…
마침 한국정부에서 한국전 참전 용사를 초청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신과 의사의 충고에 따라 스트래천은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그는 깜짝 놀랐다. 한국이 도저히 믿기지 못할 정도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그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 조금씩 편안함이 찾아왔다. 수면제 없이 편안하게 잠을 자기 시작했다. 가는 곳마다 한국사람들로부터 환대를 받았다. 어느날 그는 고장난 벨트 버클을 고치려고 수선집에 들어갔다.
그가 참전용사라는 이야기를 들은 수선집 주인이 그에게 인사를 하더니 한사코 돈을 받지 않았다. 스트래천은 감동을 받았다. 그의 내면에서 뭔가가 휘발했다. 이후 중공군의 환영은 두 번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군인·소방관 등 특수직 종사자들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 이로부터 치유되려면 궁극적으로 그 악몽의 심리적 근원지를 찾아 정면으로 마주칠 수 있어야 한다. /출처= 셔터 스톡
평생 죄책감 속에 살던 그는 오늘날의 한국의 모습을 보고 생각을 바꾸게 됐다고 했다.
“내 일생 중 1년을 한국에 바쳤어요. 나의 작은 공헌이 한국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이 됐는 지 잘모르고 살았죠. 한국 사람들은 나를 볼 때마다 ‘감사하다’며 환대합니다. 이제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한테 감사하지 마세요. 내 인생을 ‘가치있는 인생’으로 만들어 준 것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만약 스트래천이 한국에 오지 않았으면 어떻게 됐을까. 그는 남은 여생동안 죄책감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불면증과 환영, 우울증과 좌절된 심리상태 속에서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용기 있게’ 그 악몽의 근원지를 다시 찾아와서 정면으로 마주쳤다. 그리고 자신의 죄책감을 떨칠 수 있는 삶의 의미를 발견했다.
‘트라우마로부터의 진정한 치유는 단지 삶의 고통을 줄이고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삶에 의미를 부여하여 삶에서 조금이라도 성장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 <외상(外傷)후 성장: 로런스 캘훈·리처드 테데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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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7세 때 6·25 참전한 멕시코 노병에 집 리모델링 선물
미군으로 참전한 87세 칸투씨, 육군 본부 “헌신에 깊은 감사”
노석조 기자
입력 2022.12.05
우리 육군이 미군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멕시코 노병에게 새 보금자리를 선물했다. 육군 본부는 5일 “국내외 참전 용사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나라사랑 보금자리’ 사업을 통해 멕시코 누에보레온주(州) 주도 몬테레이에 있는 참전 용사 돈 헤수스 칸투(87) 옹의 자택을 리모델링했다”면서 “지난 2일(현지 시각) 칸투 옹 자택에서 준공식을 열고 다시 한번 헌신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밝혔다. 리모델링 공사는 약 7개월이 걸렸다. 이날 준공식에는 칸투 옹 가족을 비롯해 주멕시코 한국 대사관 관계자와 몬테레이 한인회와 한국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칸투 옹은 거듭 감사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열린 6·25전쟁 멕시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기 위한 '나라사랑 보금자리' 기공식에서 고태남 육군인사사령관이 헤수스 칸투 참전용사의 목에 꽃다발을 걸어주고 있다. /육군
칸투 옹은 17세 때 입대해 미 육군 7사단 23연대 소속 공병 하사로 6·25전에 참전했다. 전장에서 생사를 넘나들면서도 한국의 전쟁고아를 보살피기도 했다고 한다. 멕시코 참전 용사 지원사업 준공식은 앞서 돈 로베르토(93) 옹(멕시코 참전용사 회장)에 이어 두 번째다.
육군은 2011년 이후 국내 참전 용사를 대상으로 이 사업을 해 왔는데, 올해 한국과 멕시코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멕시코 참전 용사 2명을 대상으로 해외 사업을 처음 진행했다. 멕시코는 6·25전쟁에 참전한 16국엔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당시 수많은 멕시코 병사가 미군 소속으로 한국을 위해 싸웠다. 박정환 육군참모총장은 “대한민국 국민의 감사와 존경을 담아 만든 새집에서 참전 영웅께서 가족과 함께 행복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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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조은결
2022.12.06 06:31:49
화이팅!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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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2022.12.06 06:31:04
참으로 멋진 보은 사업이다, 동화속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속이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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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기도 감사
2022.12.06 06:02:43
6.25를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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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2022.12.06 05:00:19
진행 중인 대한민국의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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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옥조
2022.12.06 04:54:31
육군의 노고를 응원합니다. 잘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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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와 건강
2022.12.06 03:51:37
국민의 혈세를 이런 값진데 사용하여야지 북한에 퍼준 과거 정권의 반역 행위는 반드시 처벌 하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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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te
2022.12.06 02:17:06
참. 좌우를 떠나 이 영웅에게 정말 잘 한 보은이다.~~잘 하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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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나무
2022.12.06 00:59:15
세금은 이리 쓰여야지요 모든 참전군인님들께 무한한 감사를 바칩니다 님들의 고귀한 희생위에 저의 오늘이 있음을 잘 알고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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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빈탄
2022.12.06 00:09:31
문가 정권 5년이 아깝다 다시는 저런 대통령이 탄생되지 않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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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triot
2022.12.05 23:58:48
문가놈과 그놈 애편네가 천안함 참전용사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어색한 똥씹은 표정하고 있던게 문득 생각난다. 그런 정은이 똘마니나 자처하는 재수없는 잡것이 어떻게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가지고. 아무튼 비슷한 부류의 아수라가 대선에서 진건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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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blue****
2022.12.05 23:29:49
대중이 무현이 재인이 정말 ㄱ 엿같은 ㄱ 인간 백정들 이였다! ⇒ 이제 이나라가 제대로 나라구실 하는것인데! 차기 대통령 또 좌파민주당에서 나오면 큰일이다! 미리 미리 단결하고 조심하고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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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강의추억
2022.12.05 23:12:08
진작에 도와드리야했는데 늦어 죄송합니다 16개국 어려운 분들 도와드리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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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그릭 조르바
2022.12.05 23:09:05
동방의 등불 코리아,다시한번 빛나는 날에 아시아를 찬란히 밝히는 빛나는 등불이 되리라 -타고르 세계의 빛과 희망이 되어가는 21c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