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에게 주는 선물
West Side Story – Film with Live Orchestra / Movie Nights with the VSO
매년 어김없이 돌아오는 내 생일에도 일상의 수레바퀴에 갇혀 바쁘게 일하며 지낸다. 30년을 넘게 함께 살아 온 남편이지만 어떤 ‘서프라이즈’도 기대할 수 없다. 귀빠진 날, 아니 하루하루가 우리에게 주어진 귀한 선물 같은 날일진대, 올해는 무언가 기억에 남을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 식당의 단골이자 이제는 가족 같은 루이자 할머니 찬스를 쓰기로 했다. 할머니는 시즌 패스를 사시고 종종 VSO ( Vancouver Symphony Orchestra ) 공연에 초청하신다. 이번에는 내가 먼저 제안해서 친구까지 함께 멋진 추억을 만들었다. 나 자신에게 주는 생일 선물이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원작으로 하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1957년 초연한 브로드웨이의 뮤지컬을 헐리우드 영화로 다시 제작해 1961년 12월 첫 개봉한 작품이다.
62년이 지난 지금에도 밴쿠버 Orpheum 극장의 2,780석을 가득 메운 남녀노소를 불문한 관객들. 왜 이처럼 뻔하고 올드한 헐리우드의 고전 명작에 열광하는가?
이 최고의 대중적인 뮤지컬과 어우러져 연주되는 밴쿠버 교향악단의 라이브 공연에 온전히 매료되었다. 앤드류 크러스트 ( Andrew Crust ) 지휘자가 이끄는 밴쿠버 교향악단 ( VSO )의 OST에 심취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개봉된 이 영화를 보는 감흥은 정말 특별했다. 경쾌하고 웅장한 음악과 격정적인 춤 선의 조화 속에 때론 긴박하게 생동감이 넘치는 감동이 밀려왔다. 배우의 연기력은 기본이고, 고난도의 기교가 있어야 하는 가수의 노래 실력, 엄격한 발레 스텝의 복잡한 춤 선을 소화하는 댄서 실력의 뮤지컬 배우들이 참 대단하고 타고난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름다운 우아미가 빛나던 마리아 역의 나탈리 우드 ( Natalie Wood )와 아니타 역의 리타 모레노 ( Rita Moreno )를 좋아한다.
뉴욕 필하모니 최고의 세계적인 명 지휘자인 레오나드 번스타인 ( Leonard Bernstein ) 작곡의 음악.
현대무용의 거장으로 알려진 제롬 로빈스 ( Jerome Robbins ) 는 안무를 맡아 재즈 음악과 발레의 화려한 조화가 만들어 내는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뮤지컬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감독은 이 영화와 4년 후에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각각 2회씩 수상한 바 있는 유명한 로버트 와이즈 ( Robert Wise )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그해 최고의 화제작으로 아카데미 연기, 작품, 감독, 음악상 등 10개 부문을 수상했다. ( 각본상만 제외 )
뻔한 결말의 비극적인 남녀의 사랑이야기임에도 재즈풍의 클래식 음악 공연이 귀를 사로잡고, 격동적인 춤 선의 군무, 떼춤 장면들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비주얼의 볼거리로 매료시킨다.
지금도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는 인종 문제, 청소년 비행 문제, 아메리칸드림이 녹아있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1950년대 뉴욕 웨스트 사이드의 빈민가에서 시작된다. 이 지역을 서로 차지하려는 두 틴에이저 갱단이 있었다. 이탈리아계 이민인 백인 지구, 제트단 ( Jets )과 푸에르토리코 이민인 샤크단 ( Sharks )으로 서로 이권 다툼에 얽혀 앙숙지간이 되었다.
제트 파의 일원이었던 토니는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고, 샤크 파의 리더인 베르나르도의 여동생 마리아는 새로운 터전, 뉴욕에서의 삶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었다.
우연히 댄스파티에서 만난 두 사람은 한눈에 반해 위험천만한 사랑을 시작한다. 영화를 보면서 좀 아쉬움이 있었던 건 두 사람의 짧지만, 강렬한 사랑의 서사가 온전히 느껴지지 않았던 부분이다. 영화 전반에 걸쳐 서로를 좀 더 진지하게 알아가는 장면들이 녹아들었더라면 하는 마음이다. 그래도 마리아의 오늘 밤 ( Tonight ) 시퀀스는 가장 인상적이고 기억에 남는다.
그 외에도 아메리카 ( America ) 시퀀스의 화려하고 신나는 떼춤은 흥을 주체할 수 없게 하는 이 뮤지컬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토니가 총에 맞고 마리아의 품에 안겨있을 때 흘러나오던 어딘가에서 ( Somewhere )를 들으며 많은 이들이 소리죽여 눈물을 훔쳤다. ‘ 우리를 위한 세상이 있겠지. 어딘가에는. 손을 잡고 그곳으로 데려다줄게. 어떻게든. 언젠가는. 어딘가에서 ‘
토니와 마리아가 결코 가보지 못한 어딘가에서……
첫댓글 생일 선물로 토론토 거주하는 친구가 보내온 헌정시 ㅎㅎ
아 생일에 특별한 추억을 만드셨네요. 생일 축하드려요.19일에 생일이라고 떴다는 말에 한국기준이라 그런가 싶었고 아내가 그냥 미역국이라도 끓여 줄까하는걸 음력이라며 6월달이라고 우겼죠.
이민와서 음력은 무슨했지만 양력으로 바꾸고 싶지 않은건 또 있죠.설날 추석.
감사합니다. ^^
나이를 조금씩 더 먹으며 깨닫는 건 내가 나를 더 많이 사랑하며 아껴주며 살아야겠다는 겁니다. ㅎㅎ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찾으시며 즐기는 하루하루 되시길...
생일을 축하합니다!
멋진 추억과
꽃같은 헌시까지
복받으신 만큼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아이쿠, 감사합니다. 🙏
나 자신을 위해서 부지런히 기쁨을 누리며 하루하루 즐겁게 사세요.
늘 관심어린 댓글과 축복, 고맙습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
원래 자신이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 최고 ...??
나를 칭찬하고, 나를 위하고, 나에게 충성(?)하면서 ...
아름답고 사랑스런 계절이 다가오고 있으니
낭군님과 함께 더욱 멋지게 보내기 바라오.
소교님, 감사합니다. 🙏 💕 😘
원래 생일은 27일, 내일인데 지난 일요일 23일에 미리 나의 욕구에 충성? 하며 가슴 한켠에 따뜻한 추억을 새겼네요. ㅎㅎ
나 자신을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하며 살렵니다. 🙌 화이팅!!
자신을 사랑할줄 아는것 큰 능력인데..
저도 배워 봐야겠습니다
어쨋든 내일 다가올 생일 미리 축하드립니다
12기 문창대 졸업생입니다
백혜순님,
축하, 감사합니다. 🙏
용감하게 발자취를 남기셨군요.
댓글을 쓰는 일,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게 앞으로 쭉~ 나아가시면 됩니다.
화이팅하세요!
혜진씨, 생일 축하합니다.
진짜 생일도 추억할만한 이벤트를 만들어 잊지 못할 기쁜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친구가 보낸 헌정시 너무 좋아요.
HAPPY BIRTHDAY!
선배님, 반갑고 감사합니다. 🙏 😊
매년 제 생일날은 일이 더 많았답니다.ㅠㅠ
오랜 벗이 생일을 맞아하여 헌정시를 선사해 주니 감회가 남다르네요.
저보다 글을 훨씬 잘 쓰고 못하는 게 없는 재주꾼, 부지런한 친구랍니다. ㅎㅎ
Happy Birthday..
이 영화에서 생각나는 명대사..
"너희들 때문에 세상이 개판이 되는거야"
"저희가 태어났을때 이미 세상은 개판이던걸요?"
Thank you!
감사합니다, 샤인님.
소소한 일상의 행복도 쟁취하는 자의 것입니다. ^^
'개판' 이던 세상이 토니의 죽음으로 마법처럼 화합하게 되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