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부터 이옥순 씨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원하기에 앞서 마음먹었던 건 ‘잘 이어가기’이다.
이옥순 씨가 기존에 이어왔던 리듬을 잘 이어가고 싶었다.
변화가 필요하다면, 내년부터 시도해 보고 싶었다.
그러나 줌바댄스 운동에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옥순 씨는 운동을 시작하고 30분쯤 됐을 때 전담 사회사업가에게 힘들다고 말씀하셨다.
그 시간이 점점 짧아져 갔다.
“이모, 힘들어요?”
“네”
“큰 음악 소리 때문에 더 힘들어하시는 것 같아요.”
“힘들어”
“오늘은 30분도 못 했어요. 저희 다른 운동을 알아보면 어때요?”
“아니요”
“힘들어도 줌바댄스 계속하고 싶어요?”
“네”
이후 여러번 대화했지만, 이옥순 씨는 줌바댄스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하셨다.
오랫동안 이어온 운동을 계속 다니고 싶은 마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이옥순 씨의 힘듦이 전담 사회사업가에게 무거움으로 다가오는 날이 많아졌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했다.
복지요결에서 ‘의논하기’와, ‘당사자와 사회사업가의 의견이 다를 때’ 부분을 읽고 공부했다.
2) 의논하기
당사자의 의견대로 하기 어렵거나 다른 의견이 있으면 의논합니다.
당사자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그저 따를 수는 없습니다.
사회사업 가치 이상 철학 따위의 근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관의 정책과 형편, 가용 자원과 기회비용, 사회사업가의 처지와 역량, 권한과 책임, 당사자나 지역사회에 미칠 영향 따위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점을 설명하고 의논합니다.
사회사업가가 먼저 제안하여 의논하기도 합니다.
사회사업가의 경험 지식 정보를 이야기해 주기도 하고 관련 자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당사자의 요청이나 동의하에 신중히 필요한 만큼만 그렇게 합니다. 되도록 당사자가 직접 알아보고 찾아보게 돕습니다.
이옥순 씨의 의견을 존중하나 그대로 따를 수는 없었다.
사회사업가의 처치와 역량을 생각했다.
1.당사자와 사회사업가의 의견이 다를 때
2) 당위성이 충분하더라도 그럴 만한 관계가 아니면, 사회사업가의 의견을 비판 간섭 훈계 지시 통제로 느낄 수 있으므로 조심합니다. 말투 표정 자세 몸짓, 낱말과 토씨까지 더욱 신중히 합니다. 가능하면 그럴 만한 관계가 되기까지 미룹니다. 미루기 어려우면, 예를 갖추어 정성스럽게 설명하고 설득해 봅니다. 변론은 하지 않습니다. 수용하지 않으면 그만둡니다.
3) 당위성이 충분하고 그럴 만한 관계이면, 사회사업가의 의견을 적극 내세우되 그 까닭을 직접 설명해 주거나 당사자가 알아보게 돕습니다.
이옥순 씨가 사회사업가의 의견을 비판 간섭 훈계 지시 통제로 느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했다.
이옥순 씨와 의논할 만한 때를 기다렸다.
시간이 흘러 10월의 어느 날 조심스럽게 말 문을 열었다.
“이모, 오늘도 줌바댄스 다녀오니 힘들다고 하셨죠.”
“힘들어”
“저희 이제는 다른 운동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아니요.”
“그래도 제 이야기 한 번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네”
“제가 지난 8월부터 이모와 함께 줌바댄스에 다녔는데, 이모께서 수업 중에 저를 바라보며 늘 힘들다고 하셨어요. 사실 그 이야기를 듣는 저도 마음이 아프고 힘들었어요. 이모는 힘든데 그 시간을 버티는 것 같아서요. 운동은 힘 나려고 하는 거잖아요.”
“네”
“옥순 이모, 이모는 줌바댄스에 왜 다니시는 거예요?”
“춤 배우러”
“이모가 줌바댄스를 춤 배우러 다니셨구나.. 그런 의미도 있었네요.”
“네”
“큰 음악 소리 때문에 힘들어하시는 때도 있죠.”
“네”
“이모 둘레 사람도 요가나, 명상 운동해 보면 잘 맞을 것 같다고 추천하셨었어요. 기억나세요?”
“아니요”
“채은화 선생님, 박영미 권사님, 문지숙 집사님도 말씀하셨었는데”
“네”
“이모, 저희 줌바댄스 운동은 한 달 정도 쉬면서 천천히 다른 운동 알아보면 어때요? 한번 해보시면 좋겠어요.”
“네”
“매주 월요일에 줌바댄스에 가는 날이었으니 월요일마다 운동에 대해 이야기하는 날로 정하면 어때요?”
“네”
“이모, 감사해요.”
“네”
지원 초기부터 느꼈던 어려움을 이옥순 씨에게 털어놓았다.
이옥순 씨와 사회사업가의 의견이 다르기에 더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이야기하기에 좋은 때’를 기다렸던 것 같다.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이옥순 씨는 이야기를 진중히 들어 주셨다.
이옥순 씨의 마음에 감사하다.
변화가 서서히 오도록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알아보면 좋겠다.
2023년 11월 20일 월요일, 이다연
삶이기에 변화하기도 하죠. 복지요결 읽으며 공부하고 이옥순 씨와 정성으로 의논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