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붉은꽃
김상률
벌겋게 녹을 달고 사는 대문
빨래줄도 흔들지 못할
미세한바람 한점에도
삐그덕 소리내고
드센 바람이 싸대기를 때리면
부석한 녹 군더더기들
떠날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대문짝을 차고나와 콘크리트 위를 뒹군다
쓰라린 가슴을 움켜쥐고 녹군더더기
구두칼로 박박 긁어낸다
파란 물감 푹 찍어 대문의 상처를 덮어준다
하루 지나 봄비 한줄기 다녀가셨다
빗방울이 유선지 같은 대문 틈새의 경계에서
동글동글 줄지어 맺혀있다
수십송이 영롱한 등불이 아슬아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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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하)
어머니의 붉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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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파란 물감 한 번으로는 다시 붉은 꽃이 생기지. 한 번 덧칠해야 상처가 제대로 아물거야.
그래야 상처도 조금더 아물겠지요.
어머니는 언제나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저 또한 어머님을 떠올리면 콧잔등이 시큰해 온답니다.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