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명지 오션시티 내에서 가정의 배관공사와 보일러 및 수도배관등을 시공 수리 하고 있는
거제도 둔덕이 고향인 사장님은 어릴때 부산으로 와, 이곳저곳 공장생활을 오랫동안 하며
제관과 배관일을 익혀 조그만 가내공업을 운영하며, 결혼도 하고 아들 둘을 대학공부도
시키며 오직 일에만 매달려 와 경제적으로 조금은 여유가 생기고, 한때는 직원 다섯 명을 두며
번창했는데 지금은 혼자서 일하고 있다 한다. 큰 아들은 직장생활을 하며 결혼도 앞두고
있는데,
작은녀석은 아예 취직할 생각도 하지 않고 있어 화도 나고 안쓰럽기도 했는데 어느 날,
아버지 가업을 이어받겠다고 하며 공장으로 와서 일을 돕기 시작했다 한다. 가업이라고
하는 아들놈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나왔지만 내색하지는 못했다 한다. 아버지 일을 이어 받겠다고
했지만, 원하지도 바라지도 않고 좀 더 큰일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
대견 하기도 해, 사람의 마음은 하나인데 한 마음속에 몇 개의 마음이 있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매서운 바람이 불어 제치는 추운 날씨에도 대천공원 만남의 광장에는 따스한 햇살이 퍼지고 있다.
장산폭포 세찬 물줄기가 시원스레 쏟아진다. 완만한 경사지만 계속 이어지는 오름질에 숨이 차 온다.
널따란 임도길 따라, 두세 명씩 짝을 이루어 오손도손 얘기를 나누며 걷는 모습들이 정겹다.
오른쪽으로 애국지사의 집 모정원이 햇살을 받아 편안하고 따뜻하게 다가온다. 빨갛고 노란 단풍잎
들이 뒤섞여 발 밑에 뒹굴고,
바람에 쫓기어 천천히 떨어지는, 색 바랜 핏빛 단풍잎이 노란색 천지의 단풍잎에 섞여 절묘한 풍광을
이루어 놓았다. 떨어지는 나뭇잎이 서러워 "동작 그만"을 외치고 싶어 지지만 내 말을 들어주지 않을 것
같다. 이젠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판을 벌린다. 편육을 김과 김치에 싸서 막걸리 한잔 들이켜니
맛이 멋이요 멋이 맛이다. 콘크리트 임도길은 끝나고, 흙길이 시작되면서 장산 습지에 도착하고,
있는 둥 마는 뚱한 바람에도, 이리 쏠리고 저리 흩어지는 억새밭 편편한 곳에 풍성한 점심식사를 끝내고,
장산마을 가기 전 시들어 가는 연분홍색 쩔쭉꽃이 이채롭다. 구곡산을 좌측으로 보며 장산마을을 거쳐
원각사 넓은 앞뜰에 닿는다. 광안대교가 바로 보이고 오륙도가 파도에 일렁이고 있다. 원각사 밑자락
커다란 공터에서 신발 내던지기 시합이 벌어진다. 흰머리 날리며 시합에 집중하는 모습들이 정겹고
아름답다. 거친 너덜길 따라 내려오는 하산길이 힘들다. 갑작스레 전해오는 주님에 흐느적거리며
다리에 힘이 빠져 몇 번 인지도 모르고 넘어지며, 겨우 대천공원에 도착한다.
배낭을 들어준 두 분사모님 감사합니다. 해운대 신시가지 산후조리집, 초심 뒤풀이집, 노래방까지
일사천리로 돌며 해운대의 밤은 깊어가고, 장산역 긴 지하도를 건너 버스에 올라선다. -끝-
첫댓글 주님의 은혜를 너무 많이 입었나 보다.
앞으로는 주님을 너무 사랑하지 마소서 ....
酒님! 이 사람의 죄를 사하여 주소서
https://youtu.be/yHdC7Ftv61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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