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심벨 신전 안에는 햇살이 비쳤을까?》
종교건축물에서 해볕이나 햇살은 매우 중요하다.
태양을 모든 만물을 소생시키는 신의 의지를 구현하는
대용물로 여겼기 때문이다. 특히 종교에서 태양의 빛 즉 햇살은 신(하늘)의 의지와 신격을 나타낸다.
세계유산제도 탄생의 모티브가 되었던 이집트의 아부심벨 신전은 나일강 아스완 댐 건설로 인해 이전되어 본래 위치에서 180m 이격되고 강변에서 60m 올라간 자리에 57미터의 인조굴을 만들어 신전을 조성하였다. 그런데 이 신전 이전의 키 포인트가 햇살이 굴 안의 지성소까지 들어갈 수 있느냐였다.
아부심벨 신전을 이전할 때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 중의 하나가 바로 신전의 안쪽 지성소까지 햇살이 들어오게 한다는 점이다.
지성소에는 누가 있을까?
지성소에는 모두 네개의 조상이 있는데 태양신 아몬신과 수도 멤피스의 수호신 프타, 지혜의 신 토트 그리고 람세스 2세이다.
1년에 한번만 햇살이 신전 안으로 들어와 아몬신의 얼굴을 비추고 또 람세스 2세 상도 1년에 한번 햇살이 들어와 비추는데 그 날짜가 파라오 즉위 날짜라고 한다.
그러니 신전의 지성소에는 1년에 두 번 즉 2.22과 10.22에만 햇살이 들어와 비치는 것이 된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3천년 전에 이런 과학적 설계를 했다는 것이.
우리나라 경주에 있는 석굴암 석굴이 생각나지 않는가.
동해 바다 햇살이 아침에 떠올라 경주 토함산 중턱에 있는 석굴암 본존불 이마를 비추고 다시 반사되어 나가는 것 처럼.
태양이 태양신의 신전인 아몬 신전에 들어오도록 설계한 고대 이집트의 과학이 놀라울 뿐이다.
석굴암 본존불에 동해의 햇살이 들어와 비쳤는지에 대해선 설왕설래한다. 우리가 석굴암을 볼 때 유의할 점은 불국사가 顯을 구현했다면 석굴암은 幽의 세계를 구현한 것이다. 즉 석굴암 석굴은 사후세계 내세라는 점이다. 이점은 창건자 김대성이 "전세의 부모를 위해 석불사를 창건"했다는 기록에서 분명하다.
그러면 석굴암은 일종의 신전과 같다. 신전은 그윽하고 경건해야 하므로 너무 밝으면 안된다. 어두우면서도 그윽한 분위기였을 것이다. 그리고 햇살이 들어와 비친다면 이것이야말로 장관이었을 것이다. 석굴암을 남향이 아닌 동향으로 입구를 두었다는 것은 그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매의 머리를 한 아몬신이 파라오 람세스 2세와 이야기하고 있다.
자. 지성소로 가보자.
왼쪽부터 프타 신, 다음 아몬신 세번째 파라오 람세스 오른쪽이 토트. 람세스는 아몬 신과 동격이다.
그리고 아몬과 람세스 신상에만 햇살이 비춘다. 그렇게 위치를 잡은 것이다.
이것은 관람객을 위한 조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