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주홍글씨를 다 읽었어요. 시험 마치고 한가해서 시작한 책이었는데, 나름대로 빨리 다 읽었어요. 처음에는 글씨가 너무 작게 다닥다닥 붙어있고, 번역 또한 너무 어렵게만 해놓은 것 같아 화가나고 재미도 없으려고 했지만,,, 좀 읽다보니 익숙해져 나름대로 책을 놓기가 꺼림직해졌지요. 왠지 다 읽어야 한다는 생각에 계속 읽었던 것 같아요.
주홍글씨는 약간 음산해요. 분위기도 그렇고 내용도 조금은.....
화자라고 하나..? 헤에,, 왠지 간단히 쓰는글에 수업시간 때 배운 용어를 쓰기가 좀 어색하네요..아무튼 화자가 모든 걸 다 이야기해주는 패턴이에요. 헤스터 프린이라는 여자가 주인공인 듯 해요. 이름 예쁘죠? 이 여자는 윤기나는 검은 머리에 늘씬하고 곱고 우아한 천성을 가진 아름다운 여자에요. 그런데, 청교도 질서가 뿌리박힌 사회에서 죄를 짓게 되고 그 죄로 인해 가슴에 A자의 화려하고 아름답게 수놓아진 주홍글씨를 달게 돼요. 그 죄는 남편이 없는 사이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갖게 된 것.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은 정말로 민감하게 이 주홍글씨에 반응해요. 읽다 보면 왜 그렇게까지 반응하는 지 알 수 있어요. 이유는 그들도 보이지 않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달고 있기 때문이죠. 옛날에 엄마한테 사람은 자신이 싫어하는 자신을 타인에게 발견했을 때 비난을 하고 욕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게 생각이 나네요. 주홍글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그들도 그런 것이겠죠?
이 책에서 가장 감동적인 인물을 바로 "펄"이라는 아이에요. 아까 말한 헤스터의 죄 속에서 태어난 아이죠. 이 아이는 작은 요정과도 같고 작은 마녀, 악마와도 같은 정말 이미지가 선명한 아이였어요. 다 아는 듯 아무것도 모르는 듯, 엄마를 괴롭히고 또한 행복하게 해주는. 마지막에 펄이 눈물을 흘리는 데요, 그것이 전 가장 감동적이었어요
비중있는 역할을 맡은 인물은 목사와 의사가 있는데요, 둘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둘을 너무냐 나약했어요. 목사는 잘못을 뉘우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돌아서지만 7년이란 긴세월을 너무나 힘들게 보내는 불쌍하고 착하고 여린 영혼이에요. 나쁜면도 있고요. 의사는 그런 목사를 자꾸만 자꾸만 괴롭히는, 하지만 자신도 너무나 슬프고 불쌍한 영혼이고요.
뒤에 N.호든의 다른 단편 작품들도 있어서 봤는데요, 이 분은 이 세상의 모든 인간은 죄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헤에... 그래서 제가 잠깐 죄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봤지요. 글쎄요, 죄라는 것은, 자신의 마음이 판단하는 것 같아요. 법도, 도덕도 아니라 양심이요! 법이나 도덕이 봐도 전혀 죄가 아닌 것인데도 자신의 마음을 괴롭히면 그건 죄이기 때문일꺼에요. 작가분도 이렇게 봤기 때문에 세상에 죄를 짓지 않은 사람은 없던게 아닐까요? 사실 양심상 자신이 죄를 짓지 않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정말 없을 것 같거든요. 큰 죄를 지은 사람이 주홍글씨에서 목사로 등장하는 것! 뭔가 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팍팍 오네요..ㅋㅋ 그런데 전 별로 이런 생각 좋아하지 않아요. 우울하잖아요!! 헤엣. 좀 그런가?
저같은 사람한테 이런 책은 참 좋아요.책의 분위기에 확 휩쓸려버리는.... 이유없이 들뜰 때가 많은 데요, 주홍글씨를 읽으며 조용히 사색에 잠기고 차분해지지요. 추천드려요!
며칠동안 너무 차분해진 것 같아서 다시 즐거워지는 여행을 떠나려고 해요
다음책은 너무나 멋지게 읽었던 "허클베리핀의 모험"을 다시 읽을까한답니다!!!
미국 문학의 서로 상반되는 큰 두가지 흐름중 하나는 나다니엘 호손으로부터 비롯되었다죠. 청교도 정신으로부터 출발한 사회였기에 기독교 사상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인간의 원죄의식을 심층적으로 다룬 호손과 같은 작품들이 문학의 한 축을 형성하게 된 것 같아요. 허먼 멜빌, 헨리 제임스가 그 전통을 계승합니다.
첫댓글 전 주홍글씨를 읽고 울었다는 기억 밖에는...ㅡ.ㅡ;;; 아가 낳고 나서 다시 한 번 읽어 봐야 겠어요. 기억이 가물가물..헤헤헤 ㅡ.ㅡ;;;
저는 이거 초딩때 동화책처럼된걸로 읽어서 참 별로였어요..ㅡㅡ;내용도 초등학생이 읽기엔 좀 그런것같구요..;
미국 문학의 서로 상반되는 큰 두가지 흐름중 하나는 나다니엘 호손으로부터 비롯되었다죠. 청교도 정신으로부터 출발한 사회였기에 기독교 사상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인간의 원죄의식을 심층적으로 다룬 호손과 같은 작품들이 문학의 한 축을 형성하게 된 것 같아요. 허먼 멜빌, 헨리 제임스가 그 전통을 계승합니다.
반면 원죄의식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고 낙관적인 미국정신을 노래한 이는 에머슨과 그의 열렬한 실천적 추종자 헨리 데이빗 소로, 시인 휘트먼으로부터 마크 트웨인까지로 이어집니다. 허클베리핀의 모험이 전혀 다른 느낌인 것은 당연하겠지요.
최유님, 주홍글씨를 읽으시고 우셨어요? 어떤 부분에서 눈물이 나셨을까 궁금해요. 흐흐흐ㅋㅋㅋ 님 말에 동의..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너무 어려워요,,, 저도 얼마전에 죄와벌 동화책 읽었는데,,, 으! 좀 아니었어요..헤헤
절편님, 정말 신기해요. 허클베리핀의 모험과 주홍글씨가 그렇게 관계가 있을 줄이야. 신기해요. 어제 허클베리핀 다 봤어요. 역시 유쾌하고 명료하고, 처음엔 톰소여가 더 좋았는 데, 갈수록 헉핀이 훨씬 좋아요. !